영화 ‘아이리쉬맨’이 쏘아올린 작은 공
영화 ‘아이리쉬맨’이 쏘아올린 작은 공
  •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 문화평론가
  • 승인 2019.12.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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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 문화평론가 ]

 
이제 극장에서 영화를, TV에서 드라마를 보는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이제는 이른바 플랫폼 전쟁이 시작되었다. 노트북과 모바일에서도 실시간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를 볼 수 있고 TV의 드라마는 언제 어디서나 돈만 내면 다시보기가 가능해진지 오래다.
 
이에 따라 통신사와 제작사의 합종연횡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이른바 OTT(Over The Top)시대의 선두주자 넷플릭스에 대항하여 곧 공개를 앞두고 있는 디즈니+, 애플TV+는 지금 양질의 콘텐츠를 끌어 모아 전세를 뒤집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있다. HBO에서도 OTT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들려온다. OTT란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을 뛰어넘어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쉽게 말해 넷플릭스, 왓챠, 티빙 등에 월정액을 주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보는 미디어 서비스다. 개인의 자유가 점점 확대되면서 벌어지는 미디어 접근의 새로운 풍경이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변화는 거침없이 진행중이다. 지상파 방송사(KBS·MBC·SBS)와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기존 동영상 스트리밍 OTT 서비스 푹(POOQ)과 ‘옥수수(oksusu)’를 완전히 통합해 ‘웨이브(wavve)를 선보였고 CJ ENM과 JTBC도 2020년 1분기까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CJ ENM의 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을 기반으로 통합서비스를 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장황하게 방송통신 환경의 변화를 얘기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이 바닥에서 최대 강자인 넥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비중있게 진행하고있다는 얘길 하고싶어서다. 최근엔 넥플릭스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않은 영화계의 거장 마틴 스코시즈 까지 넥플릭스를 통해 자신의 영화를 내놓아 화제다. 지난 주 극장에선 이미 개봉이 되었고 넥플릭스를 통해서는 며칠전 그랜드 오픈한 영화는 ‘아이리쉬 맨’이다. 넥플릭스는 그동안 꾸준히 극장용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오고 왔지만 영화 ‘아이리쉬맨’은 조금 유별나고 특별하다. 감독인 마틴 스코시즈는 ‘시네마’의 정의를 되물으며 마블영화는 “시네마가 아니다”고 일갈하여 화제가 된 인물이며 정통 영화판의 거물감독이다. 그가 만든 일련의 영화들은 모두 마스터피스에 올랐으며 지금 활동하고 있는 중견감독들은 마틴 스코시즈의 영화를 보며 영화를 깨쳤다. 거장의 영화 ‘아이리쉬 맨’에 그야말로 전설적 갱스터 무비스타들이 깊게 파인 주름살을 드러내며 참여하였고 노감독의 기원비적 영화에 한 역할들을 맡았다. 올드 미디어의 대스타들이 뉴미디어인 넥플릭스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는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하비 카이텔이 50년대부터 70년대를 배경으로 아메리칸 갱스터의 주요 인물을 맡아 그들만의 색깔을 보여준다. 다시 이런 캐스팅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의 드림팀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알 파치노가 마틴 스코시즈의 영화들 예컨대, [택시드라이버] [분노의 주먹] [코미디의 왕] 어디쯤에서 보았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첫 출연은 이번 [아이리쉬 맨]이었다.) 영화 아이리쉬 맨의 이야기는 209분에 달하는 대서사시 답게 미국의 20세기를 유영하며 유명했던 전미운수노조 노조위원장 지미 호파의 실종사건에 수렴된다.
 
고기를 실어 나르는 트럭기사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니로)은 레스토랑에 고기를 빼돌려 납품한다. 그는 우연히 거대 마피아 조직 보스(조 페시)인 러셀에 눈에 들어 조직의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이른바 살인청부업자로 발탁된다. 프랭크는 이후 미국 최대 화물운송노조 위원장인 지미(알 파치노)와 인연을 맺게 되지만 조직은 프랭크에게 지미를 제거할 것을 명령한다. 실제 미제사건인 지미 호파의 실종에 아이리쉬 맨 프랭크가 깊에 관여하는 얽힌 애증의 관계를 기본 축으로 하고있다. 평론과 관객에게 동시에 극찬을 받고 있다. 필자의 평가도 다르지않는다.
 
이제는 영화관과 TV,인터넷의 경계는 의미가 없어졌고 극장 상영 후 지켜졌던 홀드백의 기간도 짧아졌거나 사라졌다. 이제는 명실상부한 콘텐츠의, 콘텐츠를 위한, 콘텐츠에 의한 시대가 시작됐다.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 문화평론가 oks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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