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온라인쇼핑 동향'의 온라인쇼핑 거래액 구성비. 제공. 통계청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이제 소비 활동도 비대면 시대다.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0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 시 3개 중 1개는 PC와 모바일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10월 온라인쇼핑(PC와 모바일) 거래액은 총 11조 8055억원을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전체 소매 판매액 중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10월 한 달간의 전체 소매 판매액 40조 7116억원 중 30%가량을 온라인쇼핑이 차지한다(29.5%). 같은 가격의 상품을 3번 구매했다고 가정하면 그중 하나는 모바일이나 PC로 구매했다는 뜻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4일 미디어SR에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과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 및 모바일 쇼핑 거래비중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직접 물건을 사러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이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배경은 전 연령층이 이러한 소비 방식에 익숙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4월 발간한 ‘전자상거래 이용 현황과 구매 행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응답자의 85.5%가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한 경험이 있으며 “만 30세 이상~59세 이하의 전자상거래 이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소셜커머스 티몬 관계자도 미디어SR에 “20, 40대 이용자도 늘었지만 50대 이상 이용자가 이전과 비교해 많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남녀노소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쇼핑을 즐긴다는 이야기다. 결국 온라인쇼핑이 소비 패턴의 중심축으로 이동한 셈이다.

2018년 기준 연령대별 전자상거래(TV 구매 포함) 경험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자상거래 이용 현황과 구매 행태' (2019.04.30). 제공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온라인쇼핑으로 소비하는 품목이 다양해진 것도 소비 패턴의 변화와 관련 있다. 통계청의 11월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의 음식서비스군의 결제금액이 전년동월대비 80.6%로 대폭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로 배달서비스 이용자들의 증가와 함께 가정간편식 선호 등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음식서비스와 함께 음‧식료품 구매금액도 전년동월대비 29.5% 늘었다. 마켓컬리나 로켓 배송 등 온라인쇼핑 업체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선식품 시장에도 진입하면서 당일이나 새벽에도 도착하는 빠른 배송으로 신선한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게 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가전제품이나 전자‧통신기기의 온라인 구매가 늘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가전제품이나 전자‧통신기기 등의 판매금액은 전년동월대비 23.2% 증가했다. 전체 온라인쇼핑 증감액 6292억원 중 1155억원으로 18%를 차지한다.

온라인쇼핑으로 더 싼 가격에 전자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과 고급화 가전제품 소비 자체가 늘어났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쇼핑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온라인쇼핑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오프라인 매장 내에서 경험한 뒤 구매를 결정하던 고가의 전자제품까지도 온라인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면서 “이같은 소비 패턴이 앞으로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궁극적으로는 간편결제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소비 패턴의 중심이 크게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공인인증서나 핸드폰 인증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던 결제시스템이 크게 변화했다. **페이 등 커머스 업체 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용카드 결제 절차도 단순화하는 등 클릭이나 인증 한 번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온라인 구매가 익숙지 않았던 연령층도 쉽게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쇼핑의 성장세에 업체 간 출혈 경쟁은 더욱 심화할 예정이다. 무료 배송을 시작한 쿠팡을 필두로 티몬은 ‘타임 커머스’를 도입해 24시간 내내 특정 시간대에 특정 제품을 할인하고 있다. 위메프도 모든 특가 상품 구매 시 결제액의 2%를 적립하는 ‘특가 회원제’를 시행한다. 소비 패턴의 변화가 온라인쇼핑의 판도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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