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제공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탈석탄 금융에 동참하는 기관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 탈석탄 투자의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DB손해보험,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타워에서 탈석탄 금융 관련 선언을 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미디어SR에 "이번 탈석탄 선언에서 DB손해보험이 민간 최초로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석탄 발전에 투자하고 있는 KB금융, 신한 등 대형 금융기관도 동참할 수 있도록 15개 기관을 집중 관여대상으로 선정해 탈석탄 금융을 촉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개 기관은 기후변화 등 심각성을 크게 절감하고 앞으로 기후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에 대한 금융 투자와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기관들은 선언문에서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이하로 제한하고자 하는 인류의 공동 노력을 기관투자자로서 적극 지지하고 동참한다"며 "국내외의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관련 회사채 등을 통한 금융 투자 및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탈석탄 금융과 재생에너지 투자 확산을 위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공적 금융·민간 금융기관들과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미세먼지 문제나 지구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로 북극곰이 고래를 사냥하는 등의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기관은 "탈석탄 금융은 무엇보다 고객, 가입자, 수급자의 금융자산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지키고 증대시키는 방안"이라며 "전 인류의 공동목표인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에도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실천적 행동"이라며 국내 금융기관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이번 선언으로 국내 탈석탄 금융기관은 지난해 10월 최초로 선언했던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포함해 모두 5개로 늘어났다.

금융 운용자산으로 따지면 DB손해보험 36조2055억원, 한국교직원공제회 36조6008억원, 대한지방행정공제회 13조4027억원으로 총 86조2090억원이 탈석탄 금융에 합류했다. 여기에 기존 사학연금 16조7156억원, 공무원연금 8조5266억원을 합치면 총 111조4512억원이 탈석탄금융 규모임을 추정할 수 있다.
 
국내 민간 금융기관으로 최초로 선언에 참여한 DB손해보험과 공적연금인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의 선언 동참은 민간은 물론 공적금융의 투자 동참에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은 "손해보험업은 기후위기에 가장 민감하고 타격이 큰 업종"이라면서 "이번 탈석탄 금융 선언을 계기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DB손해보험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자산운용 관련 환경과 사회적 영향에 관한 관심이 있었고 지속가능보험원칙(PSI)참여기관이기도 하다"면서 "특별히 이번에 선언에 참여하게 된 결정하게 된 이유는 국내외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시점에서 투자적인 관점에서도 장기적으로 탈석탄금융을 추구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업같은 경우 폭설이나 폭우 등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투자 측면에서도 탈석탄금융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DB손해보험 뿐만아니라 타기관의 실무자들도 탈석탄금융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차성수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미래세대를 키우는 교직원들이 가입자인 만큼 이번 탈석탄 금융 선언을 계기로 기후위기와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사회 책임 투자 확대를 위한 공감대 형성 및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경호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은 "공공성의 토대 위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공적금융기관에게 탈석탄 금융은 당연한 방향"임을 언급했다.

한편, 이날 선언식에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탈석탄 투자를 가속화하기 위해 `2020년 탈석탄 중점 관여 대상 금융기관` 15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은 물론 국민연금, 기업은행, NH농협,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이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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