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동의 하에 개인의 금융정보를 제3자가 접근해 활용하는 오픈뱅킹이 시범 도입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오픈뱅킹 도입이 금융 산업의 지각 변동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미디어SR은 금융 산업에서 오픈뱅킹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살펴보고 오픈뱅킹을 시범 도입한 시중은행의 앱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또, 차후 은행과 ICT 진영의 경쟁 구도를 예상해 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디자인. 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박세아, 정혜원 기자] 은행 앱 하나로 모든 금융 거래가 가능한 '오픈뱅킹'이 출발한 지 한 달, 정식 서비스 시행은 3주 남짓 남기고 있다. 핀테크 업체까지 가세한 무한 경쟁 시대가 개막하기 전 이용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중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오픈뱅킹 특징을 비교해봤다. 

# KEB하나은행 '하나원큐'

KEB하나은행 '하나원큐' 앱 캡처. 정혜원 기자

KEB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앱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 홈 화면 하단에 바로 오픈뱅킹 탭이 있어 직관적이지만, 다른 은행과 비교했을 때 대체로 서비스 이용이 불편하다. 다만 하나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29일(내일)부터 서비스가 개선될 예정"이라면서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오픈뱅킹 전면 시행에 맞춰 환전지갑, 해외 송금 등 다양한 금융거래에 오픈뱅킹을 접목시킬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우선 오픈뱅킹 탭으로 이동하더라도 한 눈에 다른 은행의 계좌를 확인할 수 없다. 한 번에 전체 계좌 잔액을 조회할 수 없는 데다, 일일이 은행과 계좌를 선택한 후 한 번에 한 계좌의 잔액과 거래내역만을 조회할 수 있다. 다른 은행 계좌 총잔액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하나은행의 계좌 잔액을 포함한 총액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당행 거래 계좌가 없으면 오픈뱅킹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점도 불편사항으로 꼽힌다. 해당 은행을 자주 사용하지 않거나 당행에 계좌가 있더라도 휴면계좌만 남은 이용자들은 로그인까지의 과정조차 쉽지 않다. 
 
# NH농협은행 'NH스마트뱅킹'
NH농협은행 'NH스마트뱅킹' 앱 캡처. 박세아 기자

NH농협 오픈뱅킹 메뉴는 'NH스마트뱅킹' 앱 로그인 후 첫 화면에 바로 탭이 위치해 있지만, 다른 메뉴와 텍스트가 많아서 다소 접근성이 떨어졌다. NH스마트뱅킹은 농협 계좌가 없어도 경우에 따라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올원뱅크(All One Bank)' 앱은 1개 이상의 농협은행 계좌가 있어야만 오픈뱅킹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NH스마트뱅킹은 농협 계좌가 해지되었어도 과거에 농협 계좌를 만들었던 이력이 있어 NH스마트뱅킹 접속을 할 수 있다면 계좌 개설 없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신한은행과 같이 당행 계좌가 없더라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게끔 만들어 자연스럽게 홍보효과까지 늘리는 넛지효과를 기대한다면 시스템 개선이 조금 더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NH스마트뱅킹 오픈뱅킹은 타행계좌를 등록할 때 권유 직원을 기입하는 있는 란이 있다. 서비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직원들의 실적 압박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삭제해도 무방한 기능이다.
 
또한 타행계좌 등록 후 이체할 때 수수료가 없으며 총자산 통합조회 서비스는 아직 제공하고 있지 않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총자산 합산은 많은 계좌를 가지고 있는 고객의 입장에서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고려하고 있지 않은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은행 ‘우리 원(WON)뱅킹’
우리은행 ‘우리 원(WON)뱅킹’ 앱 캡처. 정혜원 기자

우리은행 ‘우리 원(WON)뱅킹’ 앱 화면의 우측 상단 아이콘을 누르면 오픈뱅킹 서비스로 연결된다. ‘open’이라고 쓰여 있긴 하지만 오픈뱅킹 서비스가 생소한 이용자들에게는 아이콘이 직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약관을 꼼꼼히 확인하게끔 본문을 팝업으로 띄워주는 등 보안에 신경 쓴 점은 필요한 절차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원뱅킹의 특징은 앱 내 잔액을 표시하는 방식을 목록형과 카드형으로 이용자가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UI 디자인을 설계한 점이다. 목록형은 각 계좌를 살펴보기 편한 반면 카드형은 계좌 개설 목적별로 가장 먼저 위치한 계좌를 볼 수 있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이용자에게 더 편리한 디자인이다.
 
아쉬운 점은 우리 원뱅킹 앱을 통해서는 타행 계좌와 우리은행 계좌를 포함한 총자산을 확인할 수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통합잔액정보는 일부 고객들이 우리은행에 예치한 잔액으로 인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도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곧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오픈뱅킹으로) 다른 은행과 경쟁이 치열해졌고 기획 단계이기도 해서 아직 자세한 서비스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최대한 일목요연하게 자산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추가 서비스를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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