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동의 하에 개인의 금융정보를 제3자가 접근해 활용하는 오픈뱅킹이 시범 도입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오픈뱅킹 도입이 금융 산업의 지각 변동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미디어SR은 금융 산업에서 오픈뱅킹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살펴보고 오픈뱅킹을 시범 도입한 시중은행의 앱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또, 차후 은행과 ICT 진영의 경쟁 구도를 예상해 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 후 은행 간 이용자 유치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또다시 업계의 '메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 일부만 시범적으로 오픈뱅킹을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오픈뱅킹을 정식 도입하면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ICT 기업 주도의 인터넷은행·핀테크 앱은 기존 시중은행과 다른 편의성을 선보여 이용자를 끌어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UI), 깔끔한 디자인, 재치있는 상품, 모바일 이용자 특성을 이해한 상품설계 등으로 출시 2년 만에 천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이용자 특성을 이해하고 간결한 텍스트와 이미지를 활용해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 해당 금융상품의 특성과 필요한 내용을 이미지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시중은행 앱은 텍스트 위주로 화면이 구성돼 한눈에 알아보기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앱으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없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리브', '리브똑똑', '국민은행 스타뱅킹', 'KB스타알림' 'KB마이머니', 'KB국민앱카드' 등 수많은 앱을 보유하고 있어 이용자는 기능에 따라 여러 앱을 다운받아야 한다. 

이용자 편의성을 높인 카카오뱅크 앱(왼쪽, 가운데)와 텍스트 중심의 국민은행 앱. 사진. 카카오뱅크, KB국민은행 앱

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앱 편의성 격차는 모바일 특성에 대한 이해도 차이에서 나온다. 정규돈 카카오뱅크 CTO는 지난 8월 카카오개발자데이에서 "모바일 완결성이 서비스 철학이다. 모바일은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며 "언제 어디서나 갖고 다닐 수 있고, 지인과 언제나 연결될 수 있고, 작은 화면을 가진 것이 모바일의 특성이다. 이를 적용하면 모바일 콘텐츠는 10분의 긴 콘텐츠를 바로 올리는 게 아니라, 긴 콘텐츠를 분절해 1편을 먼저 공개하고 이후 2, 3편을 공개해 '소셜확장' 전략으로 가야 한다. 모바일 특징을 서비스에 어떻게 녹이느냐에 따라 흥망이 좌우된다"며 모바일에 대한 이해를 드러낸 바 있다.  

오픈뱅킹 도입을 앞두고 있는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은 토스다. 토스 또한 편리한 UI/UX를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토스 앱을 살펴보면, 대표 서비스 '송금'의 첫 화면은 숫자 키패드부터 시작한다. 금액을 입력하고, 보내기를 누르고, 보낼 사람을 선택하고, 지문을 입력하는 단계를 거치면 송금이 완료된다. 

토스의 송금 플로우. 사진. 토스 공식 블로그 출처

토스 관계자는 "‘송금이 더 빠르고 간편해질 수 없을까?’ 생각하며 계속 연구하고 실험했다. 한 단계라도 더 줄이고, 지금보다 더 직관적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다. 숫자 키패드부터 시작하는 송금 첫 화면은 파격적인 형태 때문에 팀 내에서도 고민이 많았지만, 금액 입력 이외의 선택지가 없는 ‘명쾌함’이 고객에게 전달될 것이라 기대했다"고 밝혔다. 

토스는 디자인팀을 별도로 만들지 않고, TDS(Toss Design System)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해 반복 작업을 없애고 빠른 속도로 제품 개발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현재 인터넷은행·핀테크 기업들은 오픈뱅킹 자체가 아닌 오픈뱅킹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인터넷은행은 24시간 업무 처리, 24시간 상담, 비대면 상품 가입 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오픈뱅킹 서비스가 더해진다면 기존의 강점과 새로운 편의성이 더해져 이용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핵심 강점인 앱 편의성과 오픈뱅킹을 활용해 계좌조회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내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에 대한 보안 우려 때문에 기존 시중은행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한 금융권 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은 인전·핀테크의 보안성에 대한 믿음이 적어 시중은행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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