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 없어야"…영면 든 故 구하라 향한 추모 열기 이어져
"2차 피해 없어야"…영면 든 故 구하라 향한 추모 열기 이어져
  • 김예슬 기자
  • 승인 2019.11.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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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하라. 사진. 구하라 SNS
故 구하라. 사진. 구하라 SNS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고(故) 구하라(28)가 영면에 들었다.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구하라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모든 장례 절차는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영결식과 발인에는 유족 및 친지와 지인, 가까운 연예계 동료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눈물로 배웅했다.

구하라 측은 조문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장례식장을 찾지 못한 팬들을 위해 납골당 장소를 밝혔다. 구하라 측은 "조문 일정 이후에 고인을 추모하고자 멀리 해외에서 오시는 분들과, 조문하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납골당 정보를 전달드린다"면서 고인이 경기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안치됐다고 알렸다.

구하라는 지난 24일 오후 6시 9분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거실 탁자 위에서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구하라의 자필 메모를 발견했으며, 유족 진술 및 현장 감식 등을 종합해 여타의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부검 역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갑작스런 비보에 대중과 연예계 모두 슬픔에 잠겼다. 예정됐던 연예 행사들은 연기 및 취소됐으며 가수 딘딘, 채리나, 빅뱅 탑, 하리수, 가희, 솔비, 기리보이, 남태현과 배우 한예슬, 박민영, 하재숙, 심은진, 방송인 김신영, 작가 허지웅, 안무가 배윤정 등 생전 고인과 절친한 사이였던 동료 연예인들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구하라와 함께 카라로 활동했던 박규리, 한승연, 강지영, 허영지 등은 구하라의 영결식에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하라. 사진. 콘텐츠와이
故 구하라. 사진. 콘텐츠와이

구하라는 지난 2008년 걸그룹 카라에 합류해 연예계에 정식 데뷔했다. 데뷔와 동시에 일약 스타덤에 오른 구하라는 카라로 활동하며 '락 유', '프리티 걸', '허니', '미스터', '루팡' 등 다수 히트곡을 남겼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류스타로도 꼽히던 그는 최근까지도 일본에서 솔로 앨범 '미드나잇 퀸'을 발표하는 등 활발히 활약을 펼쳤다. 

생전 구하라와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했던 한 PD는 구하라를 '늘 열심히인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는 미디어SR에 "구하라는 뭐든 열심히 하려 하고 의욕이 늘 가득했다. 똑부러지면서도 동료들은 물론 스태프들에게도 예의를 갖췄던 기억이 난다. 잘될 일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아까운 친구가 갔다"면서 애석해했다.

가수와 예능, 드라마 등 전방위에서 활약하던 구하라의 발목을 잡은 건 전 남자친구 최종범과의 법정 공방이었다. 지난해부터 최 씨로부터 불법 촬영 및 폭행, 협박 의혹 등을 두고 소송전을 벌이던 구하라는 이로 인해 개인사가 알려지며 큰 심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악성 댓글이 쏟아진 것은 물론 최 씨가 불법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영상을 구하는 글들이 온라인 상에 올라오는 등 구하라는 2차 가해에 시달려야 했다. 소송 과정에서는 재판부에 의한 2차 가해를 직접적으로 당했다. 지난 5월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던 그는 회복 후 팬들에 "여러 가지 사정이 겹치면서 마음이 괴로워졌다. 정말 죄송하다. 이제부터는 든든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모씨 /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방송화면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모씨 /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방송화면
생전 절친한 사이였던 구하라와 설리. 사진. 구하라 SNS
생전 절친한 사이였던 구하라와 설리. 사진. 구하라 SNS

이외에도 구하라에게는 또 한 번 가혹한 일이 일어났다. 구하라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던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25·본명 최진리)가 지난 10월 유명을 달리한 것. 당시 구하라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이 쏟아지자 그는 SNS를 통해 "진리 몫까지 살겠다"며 마음을 다잡겠다고 했지만, 결국 심적 고통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

구하라가 생을 달리한 지금, 전 남자친구 최 씨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쏟아지는 한편 연예인에 쏟아지는 악성댓글 풍토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아까운 생명을 둘이나 잃은 현 상황을 되돌아보고 서로를 보다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자는 자성적 움직임 역시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등에 대한 양형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는 논의도 힘을 얻고 있다. 

아쉬운 생명은 져버렸으나, 구하라가 떠난 사회는 작금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변화를 위한 걸음마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생전 고통을 홀로 감내해야 했던 구하라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때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예슬 기자 yeye@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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