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왼쪽)과 이해진 네이버 GIO. 사진. 쿠팡,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야후재팬 모회사)가 경영통합을 선언하면서 양사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라인과 Z홀딩스는 18일 경영통합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하면서 "일본/아시아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인공지능(AI) 테크컴퍼니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7월 한국을 찾아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 말했을 정도로 AI를 중요시하고 있다. 네이버 또한 2019커넥트데이에서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Z홀딩스는 "일본의 노동인구 감소에 따라 생산성 향상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AI 기술이 크게 활용될 것"이라 밝혔다.

특히 AI 기술은 미국과 중국이 리드하고 있어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통합으로 새로운 강자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라인 이데자와 다케시 대표는 18일 현지 기자간담회를 통해 "AI 협업을 계속할 것이며 새로운 회사의 가치가 될 것이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의 장애물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열정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자였던 과거 수천억원을 쏟아부으며 출혈경쟁을 벌였던 간편결제 분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최근 일본 정부가 '현금 없는 사회'를 선언한 것도 경영통합 결정의 배경 중 하나다. 

야후, 라인메신저 등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사업도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82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라인과 야후재팬의 e-커머스 서비스(야후쇼핑·페이페이 몰·ZOZOTOWN 등)를 연계함으로써 이용자를 끌어모을 예정이다. Z홀딩스의 간편결제서비스 페이페이는 가입자 기준 1위 사업자다.

하나금융투자 황승택 애널리스트는 "경쟁 서비스는 합병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고, 다른 서비스는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합병 후 생태계는 단순 합을 넘어서는 완성된 플랫폼에 가까워질 전망"이라 말했다. 

Z홀딩스는 "미디어, SNS, 메신저, 결제 등 유저와 직접 맞닿는 기반 서비스를 보완해 일본에서 우위 포지션을 조기 확립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사업 확장의 교두보가 될 수도 있다. 이미 대만, 태국 등 1위 메신저 자리를 거머쥔 라인을 통해 소프트뱅크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도 있다. 소프트뱅크는 동남아의 차량공유업체 그랩의 주주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근 글로벌 ICT 경쟁이 격화되면서 ICT 기업 간 협력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경영통합 결정은 '역대급'이라는 평이다. 양사가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영역 확장 시너지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번 경영통합으로 네이버의 부담도 덜 것으로 보인다. 황 애널리스트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우선적으로 라인에 배분했던 연결법인의 리소스 부담이 다소 줄어들면서 기존 비즈니스와 네이버 파이낸셜 등 신규 비즈니스에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번 경영통합이 핀테크 분야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기술을 통한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영통합은 이렇게 이뤄진다. 라인과 Z홀딩스의 모회사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50으로 조인트벤처(JV, Joint Venture)를 만들어 Z홀딩스의 공동 최대 주주가 된다. Z홀딩스는 산하에 라인과 야후주식회사 등을 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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