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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의 '승자의 저주' 우려가 신용 등급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장단기 신용 등급 하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4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자 대상 선정으로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HDC현산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고 공시했다.

나이스신평은 "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확정될 시 인수 대금 지불 및 대규모 유상증자 실시에 따라 회사의 재무적 부담이 증가하게 될 전망을 고려한 것"이라면서 "HDC현산의 경우 사업다각화 및 사업위험 분산 효과는 일부 존재하나, 재무여력이 축소됨으로 인해 재무적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유상증자의 총 규모는 약 2조 5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가운데 약 2조원 내외를 HDC현산 측이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HDC현산의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을 고려할 때, 본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은 대응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재무여력이 축소됨에 따라 인수 이후 현 수준의 우수한 재무구조 대비 재무안정성이 저하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HDC현산의 직전 장기신용등급은 A+/Stable(안정적), 단기신용등급은 A2+였지만 전날 각각 A+↓(하향검토), A2+↓로 변경됐다. 

반면, 나이스신평은 아시아나항공의 장단기 신용등급은 상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 나이스신평은 "대규모 유상증자로 회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향후 회사에 대한 계열의 지원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우수한 HDC그룹에 편입될 경우 자본시장 내 신뢰도가 회복되면서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직전 장기신용등급은 BBB-↓였으나, BBB-↑(상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오르면서 BBB로 격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단기신용등급은 A3-↓에서 A3-↑로 변동됐다.

한편 나이스신평은 본건 투자로 인한 미래에셋대우의 재무건전성 저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나이스신평은 "미래에셋대우가 투자로 확보하게 될 아시아나 지분가치 및 Deal 과정에서의 투자자금 회수방안 확보가능성 등을 고려할 경우 부담요인은 완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나이스신평 관계자는 15일 미디어SR에 "신용등급 변동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지금까지 주어진 정보를 기반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갈 확률이 높다는 시그널로 보면 된다"면서 "인수 이후에 유상증자 규모나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배구조를 보고 평가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나이스신평은 향후 본계약 체결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 이후,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완료되면 각 회사의 최종 신용등급 변동 여부에 대해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듯 업계에서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자 HDC현대산업개발은 물론 지주사 HDC의 주가는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직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HDC현산은 14일 5.47% 하락한 285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HDC는 5.53% 떨어진 11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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