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제공 : 비바리퍼블리카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토스가 인터넷전문은행, 증권업 진출의 걸림돌이 됐던 상환전환우선주 위주의 자본 구성을 전량 전환우선주로 전환하면서 자본 안정성 우려를 해소하고 금융업 진출에 날개를 달 전망이다.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파블리카는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전원의 동의를 얻어 기존에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전량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했다고 14일 밝혔다.

상환전환우선주란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스타트업 주요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며, 국제회계기준상 부채로 분류된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금 중 74.8%가 이러한 상환전환우선주로 구성돼 있다. 자본금의 대부분이 투자자가 원하면 언제든 상환해야 하는 불안정한 형태인 것이다.

지난 5월 1차, 10월 2차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연이어 도전한 토스는 동시에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신청을 통해 증권업까지 발을 넓혀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상환전환우선주 문제는 토스의 태생적인 아킬레스건으로 금융업 진출의 목전에서 항상 발목을 잡아 왔다.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탈락을 두고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후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심사에 재도전하려면 상환전환우선주가 아닌 보통주로 자본의 질을 바꿔 은행 지배주주로서의 충분한 자금출자능력이 보완돼야 할 것"이라면서 자본 구성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 신청한 토스의 증권업 예비인가 심사가 6개월 넘게 지연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토스의 증권업 인가를 심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토스의 상환전환우선주 자본 구성을 지적하며 토스가 자본 구성 내역을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토스가 상환전환우선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금융업 진출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지난 9월 이승건 토스 대표가 금융당국을 상대로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에서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면서 공개적인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에 이번 결단은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을 위해 토스가 금융당국의 안을 수용해 한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토스는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자본금의 75%에 달하는 상환전환우선주의 권리에서 '상환권'을 제외하고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만 남긴 전환우선주로 전량 전환했다. 전환우선주는 일반회계기준뿐 아니라 국제회계기준상에서도 자본으로 인식된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14일 미디어SR에 "이승건 대표가 당시에 정확히 상환전환우선주 문제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고, 금융당국에서도 자본 구성만 갖고 문제 삼았던 것은 아니다"면서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한 주주들이 토스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이를 위해 자본 안정성 강화 등 좋은 조건을 만들 수 있다면 언제든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기류가 형성돼 주주들을 설득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토스는 증권사 준비 법인을 설립해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접수 결과에 따른 증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지속적인 자료 보완 요청이 있어 응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약 3000억원의 자본금을 여러 벤처캐피탈사로부터 대부분 상환전환우선주의 형태로 투자받아 왔다. 주요 주주인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클라이너퍼킨스, 페이팔, 세콰이어차이나 등은 이번 결정을 통해 토스의 금융업 진출을 지지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셈이다. 

이에 이승건 대표는 "토스의 모든 주주는 토스의 비전과 사업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해왔으며, 모든 투자자가 다른 조건 없이 상환권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정을 한 것 역시 큰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면서 "이를 통해 자본 안정성에 대한 이슈를 일단락하고 토스가 금융 혁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과 증권업 진출에 있어 토스의 공통된 문제 사항으로 지적한 자본 안정성 문제가 동시에 해소됨에 따라 종합 금융 플랫폼을 향해 달리는 토스 호(號)는 무난하게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