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왼쪽 첫 번째),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 제공. KEB하나은행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KEB하나은행이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 중 하나인 BIDV에 국내은행 최대 1조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본격적인 신남방 공략에 나섰다.

12일 KEB하나은행은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취득해 2대 주주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10월 말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승인을 얻어 BIDV가 발행한 신주 6억 330만 2706주를 1조 148억원에 사들여 총 15%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는 국내 은행의 전략적 지분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지난 1957년 설립된 BIDV는 증권·보험·리스·자산관리 등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하나은행의 지분 취득 전 베트남 중앙은행이 지분 95.3%를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 국영상업은행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총자산 66조 3000억원, 당기순익 380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하노이 현지에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및 BIDV 현지 관계자 등 내외빈 400명과 함께 전략적 투자자 지위 취득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양행의 활발한 제휴로 현지 기업과 베트남 진출 대한민국 기업 모두에게 앞서가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베트남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금융 가교 역할을 수행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기업금융 위주인 BIDV에 하나은행의 리스크 관리 기법과 개인금융 관련 노하우를 전수해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다른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의 협업을 늘려 금융비즈니스 기반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베트남 하노이, 호치민 2개 영업점을 통해 주로 한국 기업 위주의 영업을 이어왔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BIDV가 보유한 1000여 개의 지점과 사무소, 58000여 개의 ATM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글로벌사업부 관계자는 12일 미디어SR에 "리테일 부문 확장이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BIDV에 하나은행이 상품 개발 경험 공유, 리스크 관리 등의 도움을 줄 수 있고 하나은행은 이자수익 대비 수수료 수익을 높이는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서 "BIDV 물류망을 이용해 서류 협조나 카드 대행 발급 등 다양한 협업을 할 수 있고,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로컬 은행인 BIDV와 거래할 수 있게 연결해주는 등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