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점포(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 박세아 기자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편의점 본사가 영업사원에게 물량을 암묵적으로 강제 할당하는 악습이 아직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편의점 본사가 설이나 추석과 같은 대목을 앞두고 영업사원에게 명절특판 물량을 암묵적으로 할당하는 방식을 통해 실적을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미니스톱 본사에 근무했던 A씨는 편의점 본사는 명절상품이 편의점에서 잘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영업사원(SA)에게 과도하게 물량을 할당하는 분위기라고 미디어SR에 11일 밝혔다.

사측이 명절마다 목표 매출액을 영업사원별로 상세히 띄우고 목표액을 채우게 하기 때문에 영업사원들은 물론이고 일부 가맹점주들도 명절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편의점 본사는 명절 때가 다가오면 점포별로 목표실적을 띄운다. 이에 따라 영업사원들이 선주문예약을 하면 물건이 발주된다. 발주된 상품은 영업사원들이 담당하는 점포별로 할당된다. 이때 잡히는 실적이 `매입실적`이다. 아직 판매 대금이 납부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팔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실적이다. 

소비자가 편의점에 진열된 특판 상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목표실적을 채울 수 없다. 최대한 목표실적을 채우기 위해 일부 점주들은 선주문예약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고, 그걸로도 부족하면 영업사원이 사비로 지불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A씨는 "본사가 아직 대금납부가 되지도 않은 선주문 예약건(매입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직접적인 압박은 없지만 무리하게 실적을 채우는 분위기가 영업사원들을 괴롭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또 "영업사원이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하는 부분도 있지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적 압박이 심하다 보니 영업사원들끼리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서로 실적을 떼어주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영업점의 저조한 실적이나 영업사원과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업사원들이 할당해 준 제품을 사비를 사들이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전주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한 가맹점주는 "명절에 편의점에서 선물을 구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과거처럼 과도할 정도로 물량을 강제 할당하지는 않지만 점포 매출과 영업사원들의 처지를 생각해 구입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 다른 지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사비로 채우는 부분은 굳이 점주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은 아니다"면서도 "사실 가맹점주들보다는 영업사원들이 본사의 압박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본사는 명절이 끝나면 매입실적과 실제 판매가 돼서 대금이 들어올 스캔실적을 비교해놓는다. 선주문 예약건(매입실적)에 대한 스캔실적의 달성률이 얼마인지 자세히 엑셀로 정리해 공지한다. 스캔실적에는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한 대금과 영업사원, 그리고 점주들이 사비로 구입한 금액이 포함돼있다. 이 행위 자체가 어떻게든 달성해오라는 우회적인 압박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일부 영업사원들이 적게는 100만원부터 많게는 그 이상까지도 매입실적을 메꾸기 위해 노력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비단 미니스톱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같은 업종인 세븐일레븐 또한 내부에서 명절 때만 되면 실적을 채우기 위해 사비로 특판 상품을 구매하는 사원들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올해 초 도시락을 강제 할당하는 부당행위를 했다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편의점업계에서 전부터 문제가 많이 됐고, 과거에 비해 많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특수한 경우 아직도 진행될 수 있는 문제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회사별 목표치가 있을 순 있어도, 매입실적과 스캔실적을 따로 구분해서 관리한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실제 그렇다면 영업사원들이 간접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 미니스톱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강제할당 하지 않는다"고 선 그었다. 관계자는 "일부 영업사원들이 사비를 털어 실적을 채울 경우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강요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영업사원들이 명절 선물세트를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영업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업사원의 숙명은 궁극적으로 목표와 실적에 있는데 개인적으로 과도하게 채우려다 보니 사비로 채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결코 알지 못했던 일"이라면서 "특판에 대한 목표가 다른 편의점 업계보다도 낮다고 알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 실적 자체는 연간 실적 평가에 감점 영향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과도하게 명절 특판 실적을 달성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몇몇 영업사원들의 문제를 회사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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