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하태식 위원장과 관계자들이 한돈 소비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파동으로 인해 삼겹살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량도 줄었다. ASF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데도 소비자는 여전히 불안해 구매를 꺼리고 있다. 이에 농가와 한돈자조금협회 등은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알리는 캠페인과 판매 촉진을 위한 할인 행사에 나섰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한돈자조금)는 오는 6일까지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손잡고 삼겹살 100g당 990원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오늘(4일) 공식 온라인쇼핑몰인 한돈몰에서 보쌈 기획전을 열어 수육용 앞다리, 삼겹살, 목살 등을 최대 33% 할인한다.

오는 14일에도 한돈자조금은 소비자 대상 행사를 열 예정이다.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확정된 것은 아니나 종로 근처 한돈 인증점에서 소비자 단체와 농식품부 공무원 및 한돈 협회장이 모여 돼지고기 안전성 확인 캠페인과 할인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990원 할인행사로 돼지고기 판매가 많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 전체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만큼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9월 16일 첫 ASF 확진판정 이후 돼지고기 가격은 예상 밖으로 점점 떨어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0월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당 3143원으로 2018년에 비해 19.6%, 평년에 비해 20.9% 각각 하락했다.

ASF가 인체에 무해한데도 소비자 우려가 불식되지 않아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살처분으로 출하량까지 늘어난 상황은 양돈농가에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지난달 소비자 5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소비자의 45.4%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조사대상자의 70.3%가 ‘돼지고기의 안전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라고 응답해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미디어SR에 “언론의 과장 보도도 문제지만, 가장 큰 이유는 ASF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전염됐기 때문”이라며 소비자 불안감의 근본적인 원인을 짚었다. 이 팀장은 ASF 파동을 AI 발병 시와 비교하면서 “AI도 처음에는 소비자 우려가 컸다. 그러나 꾸준한 소비자 인식 개선을 통해 우려가 어느 정도 사라져 이제는 AI가 발병해도 소비량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홍보를 통한 학습효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현재 유통되는 돈육의 안전성에 대해 묻자, 미디어SR에 “ASF는 100년 가까이 된 질병으로, 종 특이성이 강한 질병이라 사람한테는 전혀 붙을 수 없는 바이러스 유형이다. 지금까지도 인체 감염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농가들은 정부의 대응을 과잉대응이라 비판할 정도로 엄격히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어 감염 돈육이 시중에 유통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돈 농민들이 거리로 나서 적극적으로 우리나라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알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조금과 농민들은 지난 1~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9 서울김장문화제’에서는 돼지고기를 50% 할인 판매하는 직거래장터를 여는 한편 비슷한 기간 ‘제 4회 남산 한국의 맛 축제’에서도 무료 시식회와 안전성 알리기 등의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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