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용산전자금융센터점. 제공 : 위키미디어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국내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하는 저울질하면서도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 속에 예대금리차가 커지면서 은행들이 잇속을 차리기 위해 경쟁은행에 눈치를 보면서 얕은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모두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한다. 국민은행은 기존 2.55~4.05%에서 0.25% 인상했다. 신한, 하나, 우리은행도 최고 금리를 각각 0.23% 올렸다. 지난 3개월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농협은행은 가장 높은 0.43%를 인상한다.
 
반면, 예금 금리 인하는 눈치를 보고 있다. 최근 모든 은행 거래가 가능해진 오픈뱅킹이 시작되면서 고객 빼앗기 전쟁이 벌어지자 선뜻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주를 기점으로 예금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리 인하 이후 외국계 은행들은 일부 수신 상품 금리를 낮춘 상태다. 시티은행은 지난달 25일 입출금 통장 우대금리를 0.2%, SC제일은행도 입출금 상품 금리를 0.3% 낮췄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로 내려야 할 대출 금리는 안 내리고 예금 금리가 고정되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내년 예대율 산정에 가계대출 가중치를 현행보다 15% 높이고 기업 대출은 같은 비율로 낮추기로 해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떨어진다.
 
또, 갈아타기가 간편한 예금 금리와 달리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정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을 산정 받아 대출을 실행한 차주 입장에서 강화된 정책으로 저렴한 금리의 주담대 상품이 나와도 갈아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중은행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시장 금리가 떨어져도 정부의 예대율 규제로 인해 수신금리는 유지하려는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번 주담대 금리 인상의 경우 5년 고정금리 뒤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으로 최근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으로 국채 가격이 하락(채권금리 상승)하면서 금리 역전으로 인해 역 마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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