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재단, 이랜드 편] 아시안미션, 이랜드 기부금으로 선교사 후원...기부 내역은 '깜깜이'
[기업과 재단, 이랜드 편] 아시안미션, 이랜드 기부금으로 선교사 후원...기부 내역은 '깜깜이'
  • 김사민 기자
  • 승인 2019.10.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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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아시안미션 홈페이지 캡처.
아시안미션 홈페이지 캡처.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이랜드 그룹 소속 사단법인 아시안미션은 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받아 기독교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지만, 기부금이 어디로 지급됐는지 전혀 공시하지 않았다.

사단법인 아시안미션은 이랜드 그룹 소속 공익법인이지만 앞서 취재한 이랜드재단, 이랜드복지재단과 전혀 다른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안미션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지난 1984년 현금 1억원을 출연해 세운 공익법인으로 국내외 선교사업을 지원한다는 목표로 매년 70여개국 800여명의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재단은 개인 및 영리법인으로부터 38억원의 기부금을 받아 공익사업에 46억원을 사용했지만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에 단 한 건도 기재하지 않았다. 이랜드 그룹의 다른 공익법인인 이랜드재단이 29억원의 기부금을 받아 사용처를 상세히 공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안미션 관계자는 미디어SR에 "800여 명 정도의 선교사를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서 기부 내역을 전부 세세히 공시하기는 어렵다"면서 "선교사 후원 비중이 전체 공익사업의 80%를 차지하며, 선교 단체 행사 지원도 주로 선교사를 위한 재정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아시안미션은 이랜드 그룹 계열사로부터 33억원의 기부금이 들어왔음에도 구체적인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기업의 자금이 종교 활동이라는 특수 목적 사업에 사용되고 있지만 어느 기업의 돈이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공익법인 회계 전문가는 미디어SR에 "상장되지 않은 폐쇄 회사에 있어서는 회사 주주 구성 자체가 (기독교인으로) 돼 있으면 회사 목적이 그런 것이니 전 주주의 동의에 의해서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렇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오픈돼 있는 상장회사라고 하면 특정 종교에 기업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점은 법적으로 따져볼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이랜드 그룹은 이월드, 이리츠코크렙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 등 2개의 상장사가 있고 나머지는 전부 비상장사다. 재단 관계자는 "이월드와 이리츠코크렙으로부터는 기부금을 받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랜드 그룹은 수년째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이랜드리테일, 이랜드 월드 등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상장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기존 이사회 운영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기 때문에 어떤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이 전문가는 미디어SR에 "기부금에 대한 여러 판례가 있는데 이사회 결의 없이 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했다면 문제가 되고, 결의를 했더라도 과연 (종교 법인에 기부금을 출연한 것이) 회사를 위한 행동인지의 관점에서 이사들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단 관계자는 "법인세나 세무조정 신고할 때는 당연히 기부처별로 나눠서 보고하지만, 항상 동일한 법인에서 동일한 금액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매번 건별로 모두 공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안미션의 이사진은 이랜드 그룹 임원 출신, 선교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광일 이사는 이랜드리테일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신일철 이사는 이랜드월드 대표이사 출신, 이은홍 이사는 현 이랜드동남아 총괄 대표이사 사장이다. 재단을 10여년째 이끌고 있는 이사장은 이랜드그룹 사목 출신인 정재철 목사다. 

이에 재단 관계자는 "손창남, 정민영, 홍은표 이사는 종교계에서 인정 받는 저명한 선교사들로, 재단 이사회는 내부 인사와 외부 전문가 반반으로 구성돼 있다. 계속해서 이사진에 외부 전문가를 늘리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 기업 관계자가 절반 이상 포진한 재단에서 특히나 종교 후원 활동에 기업의 자금을 수십억원 사용하고 있다면 기부처와 기부내역을 모두 공시해 투명한 재정 구조를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랜드 그룹이 재정 악화로 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연한 38억원의 기부금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또한 아시안미션의 후원 선교사가 '내부 기준'에 의해 선정되는 점, 이랜드 직원 출신 선교사 후원이 따로 있고 매년 이랜드 직원 대상으로 선교 여행을 지원하는 점 등도 공익법인의 사업비가 내부 직원에게 다시 흘러 들어간다는 우려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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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민 기자 sami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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