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홈페이지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이 장학, 학술연구 등 공익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공시 투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세청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공익사업에 6억원을 사용하고도 해당 비용의 지출 명세를 거의 대부분 밝히지 않고 있다. 3명 학생에게 지급한 150만원의 장학금이 전부다.

공익목적사업의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장학사업에 약 3억원,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적자에 시상하는 세아해암학술상 등의 지원사업에 1억5000만원, 전국 19개 초중등학교에 도서를 지원사업에 약4300만원을 썼다.  

반면,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에는 개인기부금 150만원의 출처와 사용처만이 한 줄 기재됐을 뿐이다. 공시투명성이 뛰어난 타 재단이 사업비용 기재를 상세히 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재단 관계자의 공시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졌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개인기부금품으로 운영되는 재단이 아니기 때문에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에 자세히 기재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타 재단이 장학금 수혜 대상을 익명 처리해 공개하고, 꼭 기부금품이 아니더라도 기타 사업에 대한 지급처와 지출목적, 수혜 인원과 지출액을 꼼꼼히 밝히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지출 명세는 전혀 없는 상태와 다름없다.

일반적으로 당해년도 받은 기부금만을 지출명세서에 기재한다고 이해하는 재단 관계자가 많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재단의 기부금은 상증세법 시행규칙에 따라 기본수자산의 증가로 반영되는 기부금을 모두 포함해 작성해야 한다.

또, 전년도 미사용한 기부금액을 전입 처리해 올해 환입된 기부금에 대해서도 사용처를 밝혀야 한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연구위원은 미디어SR에 “수입이 없다면 안 써도 되지만 지출이 있다면 반드시 써야 한다. 회계의 기본이다”라고 강조했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1992년 재단 설립자인 제1대 故이종덕 이사장이 현금 3억원을 출연해서 설립됐다. 현재는 세아그룹 이순형 회장이 이사장이다.

재단은 설립 1년 후인 1993년에 제1기 장학생을 선발하고 학술연구비를 지원하면서 공익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지난해까지 중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장학생 1149명에게 약 53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재단의 명성을 위해서라도 성실한 지출명세 공시가 필요한 실정이다. 반면,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주식 출연 등으로 운영되는 재단이라 지출 명세를 상세히 밝힐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아쉬움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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