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의 선한 마케팅] 미 대선 '포용성'으로 흔드는 정치 초보 앤드류 양
[황지영의 선한 마케팅] 미 대선 '포용성'으로 흔드는 정치 초보 앤드류 양
  •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
  • 승인 2019.10.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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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

필자는 솔직히 정치에는 중립을 지키고 타인의 정치적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도 최근 들어 계속 관심이 가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내년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한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듣보잡이었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앤드류 양(Andrew Yang, 45세)이다. (참고로 이 글은 어떤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앤드류 양, 그는 누구인가

대만계 미국인인 앤드류 양은 공직 경력 전혀없는 후보다. 그러다 보니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다가 지난 7월 2차 토론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버니 샌더스의 단단한 지지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인기가 급상승한 배경에는 그가 연설과 방송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정책, 자유 기본소득(Freedom Dividend)라는 정책이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의 성인에게 한달에 1천 달러(한화 약 120만원) 정도를 ‘아무 조건없이’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20여명이 넘는 민주당 후보 중에서 유일한 아시아인으로 주목을 못받던 양 후보 후원금이 점점 상승곡선을 긋다가 지난 3사분기에는 무려 1천만달러 (약 100억여원)을 넘어섰다.

출처 : Gage Skidmore 

양 후보는 뉴욕에서 자라 미국의 명문대들인 브라운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콜럼비아 로스쿨을 나와 뉴욕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으나 5개월만에 그만두고 이후 건강관리 스타트업과 교육 기업 맨하탄 프렙에서 CEO로 일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VFA(Venture for America)라는 사회적 기업을 세워 젊은 인재들에게 지원과 창업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런 약력덕분인지 양 후보는 기존 정치인과는 달리 유머를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자기가 대통령이 된다면 환경 오염 등에 관련한 정책 보고나 회의에서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발표할 것이라며, 아마도 미국 역사상 처음 파워포인트를 이용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자조+농담을 한다. 또한 인터뷰 중간에 빼지 않는 말 중에 “트럼프의 정반대는 Math를 잘 하는 아시안(The opposite to Trump is Asian who like MATH”라고 하며 웃음을 이끌어 낸다. 미국에서는 아시아인이 수학(Math)을 상대적으로 잘 한다는 인식 때문에 웃는 건데, 사실 앤드류 양이 말하는 MATH는 “Make America Think Harder(좀 더 생각하는 미국을 만들자 정도로 풀이될 수 있다)”라는 표현의 줄임말이다. 사실 트럼프가 선거 유세시 자주 했던 표현 중 하나가 “Make America Great Again”인데 이에 빗댄 표현이기도 하다. 유머감각이 풍부한 그의 지지자들도 ‘양 갱(Yang Gang)’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인기상승에 한 몫을 하고 있기도 하다.

앤드류 양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 양 갱(Yang Gang)은 MATH(Make America Think Harder)를 강조하곤 한다. 출처 : Yang 2020
앤드류 양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 양 갱(Yang Gang)은 MATH(Make America Think Harder)를 강조하곤 한다. 출처 : Yang 2020

그의 중심 정책, 자유 기본소득(Freedom Dividend)이란

물론 이 정책에 대한 의견은 둘로 나뉜다. 첫째, 양 후보를 포함한 찬성하는 측은 자유 기본소득이 결과적으로는 개인의 경제적 상태를 호전시킬 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돈 순환을 원할히 해 사회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제력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지급되는 1천달러는 특히 기술이 발전하며 인간을 대체해 나가는 환경에서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최소한의 지지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보편적 기초소득(UBI: Universal Basic Income)나 다른 정부 지원금과는 달리 어디에 쓰던 상관이 없이 ‘자유롭게’ 개인의 사정에 맞게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자동차를 수리하건, 교육을 위해 쓰던, 본인을 위해 멋진 선물을 사건, 맛있는 음식을 사 먹건 상관이 없다. 이런 측면에서 개인의 정신 건강, 재정 상태의 호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정책의 취지다. 또한 이렇게 개인의 구매력이 늘어 돈이 사용되면서 자동차 수리점, 교육기관, 리테일, 레스토랑 등의 비즈니스에 돈이 돌면서 비즈니스가 활성화 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둘째, 이에 반대하는 측은 가장 먼저 이 정책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그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즉 아이디어 상으로는 너무도 멋지지만 실행 가능성에 의문을 두는 것이다. 이에 앤드류 양은 바로 아마존 같은 테크기업들에게 세금을 더 걷고, 부가가치세(VAT)를 추가로 부여해서 재정자원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또한 미국에서 지난 몇십 년간 석유 판매(Oil Money로 일컬어지는) 이익을 비슷한 방식으로 분배해왔다는 예를 들며 정책의 실효성을 강조한다.
 

인공지능(AI), 자동화(Automation), 테크놀로지, 그리고 아마존

여러 인터뷰들을 듣다보면 양 후보가 반복하는 단어들이 몇가지로 수렴이 되는데, 그 중에서도 필자의 관심을 많이 끈 것은 (직업이 직업인지라) 인공지능(AI), 테크놀로지, 아마존 이었다. 과거의 황금알이 ‘오일’이었다면 현재, 그리고 미래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테크놀로지, 즉 기술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자동화는 직업 구조, 산업 구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잘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며 본인이 잘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또한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도 이에 지지선언을 하기도 하였다.

아마존이 엄청난 판매실적을 냄에도 작년에 연방세를 ‘0’달러 냈다고 하는 점, 그리고 여러 블루 칼라 노동층의 인기 덕분에 대선에서 승리를 이끌 수 있었던 트럼프가 당선 이후에 자신들의 지지층보다 사업가들을 위해서 세금을 낮춰주는 등 노동층의 기대와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노동층의 고통을 이해하고 미래를 함께 계획해 나가겠다고 한다.

의료시스템의 불합리성을 줄여 전국민 의료보험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과 자본주위 속에서도 인간의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Human-Centered Capitalism)’, 총기 규제 및 안전기술 확보 등도 양 후보가 중점적으로 밀고 있는 정책이다. 프랑스 환경 정책 회의에서 미국은 앞으로 이 연대에서 빠지겠다는 결정을 한 트럼프와는 반대로 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전세계적인 연대를 만들어가겠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양 후보의 선거 캠페인 슬로건>

‘왼쪽도 아니고 오른쪽도 아닌, 앞으로를 향해 전진(Not Left, Not Right, Forward)’

개인적으로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은 ‘왼쪽도 아니고 오른쪽도 아닌, 앞으로를 향해 전진(Not Left, Not Right, Forward)’이라는 양 후보 캠페인의 슬로건이다. 이념에 상관없이 미래를 위해 다 같이 전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겠는데,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동양인이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선 적도 없는 미국이다. 그렇지만 그가 살아온 행적과 인터뷰들을 살펴보면서 필자는 내년 대선 후보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그에게서 약간은 긍정적인 기대를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미국에 오랜 시간 거주하면서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불합리한 대우를 안 당했다고 말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또한 타국에서의 삶에서 양쪽을 다 알기에 생기는 장점 뿐 아니라 그 속에서 겪는 심리적인 갈등들을 직접 경험해왔다. 그런 터라 미국 역사상 아시아인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간다는 것, 그리고 그의 정책과 비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조금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가 (속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이 과정 자체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 사실 더 특별하게 보이기도 한다. 앤드류 양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다른 이들이 그런 흐름을 이어 미국같은 대국에서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포용 정도가 그렇게 높지 않았던) 조금씩 더 포용할 수 있는 계기들이 만들어지길 바래본다.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 j_hwang3@uncg.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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