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포털 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댓글 정책을 두고 상반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5일 실시간 검색어 폐지를 검토하고 연예뉴스 댓글 창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최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의 정치적·상업적 활용, 가수 설리(25·본명 최진리)의 사망 등으로 정치권과 이용자가 포털에 책임을 묻자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실검과 댓글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핵심 서비스 중 하나로, 카카오의 행보는 모험에 가깝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반면,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폐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신 실검을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노출하고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을 인공지능(AI)으로 차단하는 등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네이버는 실검에 오른 키워드가 정치적·상업적이라 할지라도 이용자가 직접 입력했다면 함부로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이용자들이 정치적·상업적 키워드를 실검에 올리는 행위를 두고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것은 개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카카오는 적극 개편 방안을 내놓는 반면, 네이버는 개입을 최소화하며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인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상업적 키워드 어뷰징은 알고리즘을 통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실검의 근본적인 취지와 목적에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네이버와의 차이를 강조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인터넷 이용자 60%가 이용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플랫폼이다. 이목이 쏠려있는 만큼, 편향성, 여론·댓글 조작 이슈가 끊임없이 발생해왔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해 드루킹 사건으로 조작 논란에 오르면서 전방위적인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모바일 첫 화면에서 실검과 뉴스를 빼고, 뉴스 편집권도 언론에게 넘기는 등 네이버가 개입하는 부분을 줄였다. 

최근 정치권이 실검을 통한 여론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며 포털에 실검 알고리즘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상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지난 25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토론회에서 "상업적 키워드를 (네이버가) 방기했다고 비판하는데, 막상 실검에서 상업적 키워드를 제외시켰으면 왜 알고리즘을 마음대로 바꿨냐고 비판했을 거다. 어떤 행동을 해도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으니 힘든 상황일 것"이라 분석했다. 

이 교수는 미디어SR에 "뉴스 편집 등 네이버가 직접 개입하는 행위로 너무나 많은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최대한 이슈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정책을 크게 변경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라 말했다. 

실검과 댓글 문제에 항상 민감해하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가 선제적으로 대응 하는 것은 현재 네이버와의 경쟁구도에서 다른 길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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