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제공. CJ그룹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 씨가 신종대마 흡연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경영승계 작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것으로 보인다. 이 씨가 구속되면서 사실상 중단상태에 들어갔다는게 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동안 CJ그룹은 여러가지 내부사정 등으로 빠른 경영승계작업이 여느그룹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이재현 회장도 그동안 건강 이상으로 자녀들의 경영 참여 속도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분 승계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 씨는 지난 5월, CJ제일제당 부장 재직 당시부터 본격적인 후계자 승계 절차를 밟아왔다는게 재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씨는 현재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를 확보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4월 CJ그룹 이사회의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 부문 45%, H&B사업부(올리브영) 부문 55%의 비율로 분할 결정에 따라 1대 0.5444487 비율로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을 교환받게 된다. 

CJ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오는 12월 27일 주식교환이 이루어지면 이 부장은 2.8%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무리해서라도 CJ 지분을 안정적으로 장남 이 씨에게 넘겨주기 위한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오너 일가의 지분 비중이 큰 IT 사업부의 평가 가치를 부풀렸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CJ그룹이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사업부와 H&B 사업부로 인적분할하고 IT사업을 그룹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평가 가치를 상향조정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도 CJ 총수일가 자녀들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을 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배주주 일가가 그룹의 지배권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 CJ의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기 위해 IT 사업부문의 가치를 고평가할 유인이 존재한다고도 비판했었다.

승계작업 자체도 많은 비난에 직면해왔던 만큼 CJ그룹 내부에서도 이 씨의 마약 흡입에 따른 구속과 집행유예판결은 적신호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 씨의 누나인 이경후 상무가 차기 경영권을 승계받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하지만 CJ그룹 자체에서는 외부에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CJ관계자는 미디어SR에 "승계에 대해서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다"며 "일각에 알려진 것처럼 승계과정에 착수하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CJ관계자는 "승계를 하려면 CJ경영권을 확보해야 승계가 되는데, 이경후 상무와 이선호 부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이 2% 내외다. 이후 이재현 회장이 상속이나 증여를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교환 비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가치 산정은 제3자 외부회계법인을 통해 결정된 것”이라며 “완전 분할을 한 후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장남인 이 씨가 갖게 되는 지분이 2.8% 정도다. 이 지분을 토대로 승계한다 안한다 논하기는 곤란하다”고 반문했다.

한편 이 씨는 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후 법원으로부터 지난 24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이 씨는 법정에서 다시는 범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대마를 흡입했다는 사실로 인해 그동안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자녀들 승계를 위해 애써왔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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