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GS홈쇼핑이 지난 24일 한진 지분 매입 계획을 밝혀 논란이다. GS홈쇼핑은 조양호 회장의 한진 지분 6.87% 전량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물류 서비스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차원이라는 설명이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진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우회 지원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분매입을 위한 GS홈쇼핑의 투자 규모는 250억원 내외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상속을 위한 재원 마련을 우회 지원하기 위한 투자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은 KCGI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17.84% 지분에 대한 상속세도 내야한다. 
 
2000억원 내외로 추산되면서 상속세를 분납하더라도 최소 300억원 대 자금이 필요하다. 이번 GS홈쇼핑의 한진 지분 매입으로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1차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달 말이 상속세 신고 납부 기한으로 거래 시점도 맞아떨어진다.
 
관련 업계에서는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 아니라 GS 사주 일가가 한진 총수를 돕기 위해 법인 자금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물류 시너지를 위한 협력 관계로 보기엔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확보 지분도 적다"고 봤다. 한진은 GS홈쇼핑 물량의 70%를 소화하고 있으나 별도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계획은 없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지분을 인수하지 않더라도 양사 협력 관계가 변화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GS그룹이 KCGI가 아닌 확실하게 조 회장 일가 편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KCGI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 회장 일가를 돕기 위해 GS홈쇼핑이 법인 자금을 활용하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핵심 계열사의 비합리적인 투자 문제가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 되고 있는데 경영 승계를 위해 투자자를 끌어들인다면 실질적인 기업의 중장기 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한진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표방 사모펀드 KCGI 외에도 의결권 자문사 등으로부터 핵심 계열사의 비합리적인 자본 배분 문제를 지적 받아왔다. 고 조양호 회장의 개인 지분이기는 하나 이번 거래로 한진그룹은 항공운송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계열사 지분이 축소된 셈이다. 오너 일가가 레저, 호텔 관련 종속회사 출자 지분은 그대로 보유하고 필요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고 조양호 회장과 허창수 GS회장의 친분도 회자된다. 과거 조양호 회장은 허창수 GS 회장이 GS홈쇼핑 설립 당시 한진과 대한항공을 통해 8%의 우호 지분을 확보해준 바 있다. 허 회장은 조 회장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맡기도 했다. 원종승 정석기업 대표는 GS홈쇼핑 비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한편, 한진 측은 이번 GS홈쇼핑의 지분 확보와 경영권 승계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설립 초기 단계에서 한진이 GS홈쇼핑 지분을 확보한 것은 사실이나 이번 거래는 전적으로 물류와 배송 인프라를 활용한 GS홈쇼핑과의 협력 강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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