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본사.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고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한 한진 상속 지분 전량을 GS홈쇼핑에 매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상속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GS홈쇼핑과 한진 등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조양호 회장이 갖고 있던 한진의 지분 전량 6.87%를 인수한다. 투자 규모는 250억원이다.
 
매각 주체는 조 회장의 상속인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부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다. 공식적으로 한진과 GS홈쇼핑은 급변하는 이커머스 비즈니스 시장에서의 능동적 대응을 위한 차원에서의 딜이라는 설명이다.
 
한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GS홈쇼핑 물량의 약 70%를 한진이 담당하고 있다"며 "물류, 배송 인프라를 보유한 한진은 앞으로도 더욱 사업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GS홈쇼핑은 한진그룹과 택배와 배송 등 오랜 기간 전략적 제휴 관계를 이어왔다. 원종승 정석기업 대표가 GS홈쇼핑 비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조 전 회장의 상속인들이 막대한 상속세를 부담하기 위해 고인의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본다. 상속세 신고는 사망 6개월 안에 해야 한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이달 말까지 조 전 회장의 상속분에 대한 세금 신고를 마쳐야 한다. 재계에서는 조 전 회장의 상속세를 2000억원대로 추산한다. 연부연납을 하더라도 1차분이 467억원에 달해 당장 현금 마련이 필요하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주)한진의 지분 22.19%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진의 22.19% 지분 가치를 750억원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6.87% 지분 가치는 25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조 회장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더라도 그룹의 지배구조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경영 승계를 위한 첫 단추를 GS그룹에서 끼워주면서 허창수 GS 회장과 조 회장의 친분 관계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조 회장은 GS홈쇼핑 설립 당시 한진과 대한항공 등을 통해 GS홈쇼핑 지분 8%를 취득하는 등 관계를 가져왔다. 허 회장은 조 회장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맡기도 했다.
 
한편,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KCGI와의 지분경쟁은 지속되고 있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대호개발이 5.06%를 앞서 델타항공이 10%를  취득해 내년 3월 조원태 회장과 이석우 사외이사 임기 만료 시점에 재선임 관련 사항이 핵심 의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델타항공과 대호개발은 단순취득으로 공시했으나 한진그룹과 KCGI의 표 대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