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정감사] 은행장 없는 맹탕 국감...함영주 부회장, 자료삭제는 '모르쇠'
[2019 국정감사] 은행장 없는 맹탕 국감...함영주 부회장, 자료삭제는 '모르쇠'
  • 김사민 기자
  • 승인 2019.10.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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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앞줄 왼쪽부터). 사진. 구혜정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앞줄 왼쪽부터).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여야 의원 간 의견 불합치로 결국 우리은행장, KEB하나은행장 없이 진행된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어떤 책임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하나은행의 DLF 자료 삭제 의혹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는 지난 개별 감사 때 채택하지 못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등이 일반 증인으로 참석해 DLF 사태 관련 질의에 답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함영주 부회장이 은행장이던 시절에 투자자 보호보다는 본인의 이익을 위해 고위험 상품을 판매했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고객 손실에 대해 100% 보상하라고 하면 따를 건가"라고 질의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이에 함 부회장은 "그렇다. 판매 과정에서 나타났던 여러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이미 언론을 통해 발표했고, 그 부분을 충실히 수행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념하겠다"며 금감원 분조위 결정에 전적으로 따를 것을 밝혔다.

 
그러나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의 DLF 관련 자료 삭제 의혹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지 의원이 "8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하나은행이 DLF 관련 파일을 삭제한 것이 확인됐다. 삭제한 파일이 DLF 관련 파일이 맞나"고 묻자 함 부회장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불완전 판매 부분에 대해서는 금감원에서 면밀히 조사하고 있고, 삭제된 자료에 불완전 판매 관련 내용이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함 부회장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지 의원은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김 부원장보는 "하나은행이 삭제한 파일은 지성규 행장이 DLF 현황 파악을 지시해서 작성한 파일로, DLF 불완전판매 관련 내용이 당연히 있었다"면서 "하나은행이 자체적 전수 조사를 통해 금감원 조사 전 고의로 삭제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도 함 부회장은 "자료 삭제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하나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일어난 일이라 잘 모른다"는 식의 책임 회피를 되풀이했다.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역시 2016년 당시 하나은행 개인영업부를 총괄했기 때문에 DLF 사태에 관한 책임을 묻는 질의가 쏟아졌지만 "현재 하나카드에 있어 은행 쪽에서는 지금까지 문의드린 결과 분조위 심의 내용뿐 아니라 손님 관련 내용을 감안해 적극 책임지겠다고 들었다"는 간접 화법밖에 들을 수 없었다.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진. 구혜정 기자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진. 구혜정 기자

이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장 사장이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금융투자 부사장을 겸직하던 시기에 DLF 상품이 집중 판매됐다. 겸직을 이용해 하나금투 상품을 은행에 몰아주면서 내부 직원들의 우려를 묵살하고 실적을 위해 판매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함 부회장은 이에 "DLF 판매에 대해 당시 장경훈 하나은행 부행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적은 없다"고 전했다.
 
계속된 함 부회장의 책임 회피에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반인이 이해가 안 되는 대답을 하고 있다. 보통 전체적으로 조망해야 하는 CEO라는 분이 계열사 연구소에서 리스크 분석을 했던 것도 잘 모르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사퇴 의향이 있나"고 물었다.
 
이에 함 부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떠한 책임도 회피할 생각이 없고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도의적으로 경영진의 책임이 당연히 있다. 피해는 제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은 "당시에 금리가 크게 하락해 저금리 상황에서 상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골드만삭스 자료 등을 통해 독일 국채 금리가 올라갈 거라 믿고 상품을 판매했다"면서 "특별하게 DLF 판매만을 위한 인센티브는 없었다"고 밝혔다.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사진 구혜정 기자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사진 구혜정 기자

이에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행장 나오라고 했더니 너무 열심히 방어해서 결국 부행장이 나와서 상당히 유감스럽다"면서 "우리은행은 판매 채널을 제한적으로 하겠다는 것 빼고는 고객 손실이 확정된 후 사후관리하겠다는 대책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부행장은 "금융 산업 전체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우리은행에서 최선의 정책을 마련해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는 형식적인 답을 내놨다.
 
한편 정 부행장이 "DLF 상품 설명서에 원금 손실 위험에 관한 내용을 담아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기망의 의도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윤석헌 금감원장은 "은행이 제시한 상품 설명서에 고객 손실 위험을 고지한 부분은 없었다"고 전면 반박하기도 했다.
 
수차례 증인 채택이 무산되며 극적으로 채택된 일반 증인이었지만 사태에 대한 본질적인 책임이 있는 손태승 우리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불참하면서 마지막 국정감사는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가 됐다.
 
책임 회피의 여지가 있는 제삼자로 구성된 일반 증인 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요구했지만 "금감원 분조위에 협조하겠다"는 말로 일관하는 대답 앞에서 사태의 대책은 도돌이표였다.

김사민 기자 sami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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