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현식의 우주
[인터뷰] 임현식의 우주
  • 김예슬 기자
  • 승인 2019.10.18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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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그룹 비투비의 타이틀과 임현식의 솔로는 발라드라는 점에서 장르적 유사성을 띤다. 하지만 음악이 구현해내는 공간은 조금 다르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던 그는 그룹 비투비에선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개성을 솔로앨범이라는 캔버스에 마음껏 투영해냈다. 임현식은 기념비적인 첫 솔로의 테마를 우주로 잡았다. 우주에 대한 예찬론을 펼치며 어릴 때부터 우주를 좋아했다는 고백을 덧붙인 그는 직접 작사, 작곡과 편곡까지 도맡아 오롯이 자신의 색으로만 앨범을 채웠다. ‘랑데부’(RENDEZ-VOUS)라는 제목은 임현식의 음악을 해석케 하는 주요한 단서다. 우주와 맞닿은 것만 같은 임현식의 음악을 듣고 있자니, 비로소 그의 우주가 보였다.

Q. 7년 만에 갖는 솔로 데뷔입니다. 소감도 남다를 것 같아요.
비투비 임현식(이하 임현식):
오랫동안 기다려 온 순간이에요. 어릴 때부터 솔로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꿈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스스로 부담도 됐지만 욕심이 많이 났어요. 앨범이 나오니까 한편으론 개운하기도 해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만족한 부분도 확실히 있거든요.

Q. 어떤 면에서 아쉬웠고 어떤 면에서 만족스러웠나요?
임현식:
준비기간이 짧았던 부분이 아쉬웠어요. 원래는 9월 발매가 목표였는데 조금씩 연기되다 이제 발매가 된 거거든요. 군 입대가 남아있어서 정해진 시간 내에 작업을 끝내야 했던 상황이어서, 음악적으로 더 표현하고 싶던 것들을 하지 못했어요. 지금 수록곡 말고도 더 많은 트랙들이 남아 있는데, 시간이 지난 뒤 아쉬운 부분을 보완해서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나온 앨범의 노래들과 디자인은 참 만족스러워요. 힘들었음에도 결과적으로 잘 나온 것 같다는 만족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아쉬움 때문에 60~70% 정도 만족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그동안 비투비 타이틀을 도맡아왔어도 솔로 앨범을 자작곡으로만 채워서 감회가 더욱 새로울 것 같아요.
임현식:
비투비의 앨범은 다른 멤버들도 함께 참여하는 만큼 다 같이 만드는 기분이에요. 랩을 하는 친구들은 직접 가사를 쓰기 때문에 멤버들이 있어야 랩 파트가 채워져서 모두가 제 곡을 완성시켜주는 느낌이라면, 이번에는 혼자 도맡아 하다 보니 많은 게 달랐어요. 시간적인 부분부터 많은 게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꼈죠. 그리고 제 목소리로만 하나의 앨범을 채워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듣는 분들에게 감동을 드릴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어요. 막막할 땐 아이슈타인처럼 산책을 하며 영감을 얻어보려 했죠. 아이슈타인이 산책을 좋아했거든요. 그것 말고도 피처링 없이 부족할지라도 저만의 색으로 제 노래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여러 고민 과정을 거쳤던 기억이 나요.

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Q. 노래뿐만 아니라 앨범의 전체 제작 과정에 참여했잖아요. 이렇게 열의가 가득한데 솔로가 비교적 늦게 나온 감이 없잖아 있는 듯해요.
임현식:
비투비 팀 자체가 천천히 성장해왔잖아요. 그래서 각자의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모두가 팀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의견에 모두가 동의를 했죠. 저 스스로도 저보다는 항상 팀을 먼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한 명씩 군대를 가면서부터 멤버들의 공백 동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 싶었어요. 지금이 딱 그런 시기 같아서 열심히 준비했죠.

Q. 우주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이번 앨범 역시 우주를 메인 테마로 두고 있죠. 예전부터 이런 구성들을 염두에 두고 있었나요?
임현식:
우주는 예전부터 좋아했었는데, 저는 늘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비투비는 팀이니까 제 색을 고집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꼭 제 솔로 앨범에 담아보고 싶었어요. 앨범 디자인에도 우주 느낌을 내봤는데, 나사에서 우주 탐사를 다녀온 사람에게 밀봉된 비닐에 소지품 등을 전달한다는 것에 착안해서 비닐 커버를 구상하게 됐어요. 여러 면에서 우주 느낌을 내고 싶어서 뮤직비디오도 그런 방향으로 콘셉트를 짰죠. 우주선에서 우주복을 입고 다른 행성의 우주인과 교신을 하는 모습을 ‘할리우드’ 느낌으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Q. 이렇게 우주를 좋아하는 가수는 처음인 것 같은데요?(웃음) 우주를 좋아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을까요.
임현식:
처음에는 별이나 달이 정말 아름다워서 좋아하게 됐는데, 외계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면서 관련 영상도 많이 봤어요. 그러다보니 점점 더 빠져들게 됐죠.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고 풀리지 않은 우주의 비밀이 궁금해요. 신기한 것들에 대한 해답을 늘 찾고 싶어서 음모론도 흥미롭게 보는 편이에요. 어릴 땐 외계인에게 납치를 당해 초능력만 얻고 집으로 돌아가는 걸 꿈꾸기도 했고요(웃음).

Q. 이 정도면 범우주적인 우주 사랑이네요(웃음). 이런 우주를 ‘사랑’과 연관을 짓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사실, 우주라는 소재가 풀어내면 낼수록 전문적이잖아요. 그걸 사랑과 이어지게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임현식:
듣는 분들이 어렵게 느끼실까봐 최대한 쉽게 풀어가려 했어요. 타이틀 곡 ‘디어 러브’(DEAR LOVE)는 양자역행에 영감을 받아 쓴 곡인데, 하나의 분자가 둘로 나뉘어 우주 반대편에도 통한다는 개념이 사랑의 핵심과 분명하게 연관된다고 느꼈죠. 그 노래 외에도 ‘랑데부’와 ‘도킹’(DOCKING) 등의 곡들이 우주와 연관돼 있는데, 사전적 의미만 찾아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많은 수정을 거쳤어요. 최대한 가사를 단순하고 쉽게 풀어보려 했죠. 누구나 경험할 수밖에 없는 만남과 이별을 노래한 곡들이에요.

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Q. ‘우주를 테마로 잡겠다’는 말에 멤버들이나 회사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임현식:
멤버들에겐 우주를 주제로 한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회사에는 아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죠. 앨범과 뮤직비디오, 콘서트를 다 같은 주제로 통일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드렸는데 회사에서도 우주라는 소재가 좋다면서 지지해주셨어요. 

Q. 비투비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나아가는 건데, 그런 만큼 비투비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도 있었을 것 같아요.
임현식:
비투비는 일곱 멤버의 목소리로 하나의 곡을 만들어야 해서 조화가 제일 중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의 창법과는 달라도 곡에 어울리게끔 목소리를 냈었어요. 그 덕에 오히려 저로서는 더 다양한 창법들을 보여드릴 수 있던 것 같아요. 솔로 앨범에서는 제가 부르기 편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만들어서 소리를 냈다고 하기 보다는 조금 더 편안하게 소리를 냈죠. 제 목소리가 더욱 잘 느껴지게 하려 했어요. 외모 면에서도 노력한 부분이 있는데, 살을 9kg이나 뺐어요. 우주와 어울릴 만한 비주얼을 만들고 싶었거든요(웃음). 콘서트를 통해 우주복이나 그런 의상들을 보여드릴까도 고민했는데, 아직 정해지진 않았어요. 

Q. 우주 콘셉트의 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인데요(웃음). 우주 말고도 다른 테마를 생각해본 적은 없나요?
임현식:
심해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서 미지의 세계를 풀어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요. 원래는 첫 앨범에 제 관심사를 모두 투영해볼까도 고민했었는데 처음인 만큼 우주로만 앨범을 꾸며보고 싶었죠. 다음에는 바다에 대해서도 다뤄보고 싶어요. 심해가 가장 우주와 흡사하대요. 평소에 자연을 좋아하고 또 영감을 얻는 편이라, 앞으로도 그런 주제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이번 앨범을 위해 여러 면에서 고민하고 신경을 썼다는 게 느껴져요. 트랙의 순서 역시도 의도가 담겨있는 부분일까요?
임현식:
맞아요. ‘랑데부’와 ‘도킹’은 나란히 이어지도록 배치했고, 가장 애착이 많았던 ‘랑데부’와 ‘디어러브’를 1번과 5번 트랙으로 양 끝에 뒀어요. 두 노래가 원래는 장조와 단조가 달랐는데 막판에 같은 키로 바꿨거든요. 마지막 트랙까지 듣고 다시 1번 트랙으로 돌아갔을 때 자연스럽게 이어졌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인생은 만남과 이별의 반복인데 그게 곧 우주 같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여러 생각을 갖고 트랙을 구성했죠.

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Q. 곧 팬들에 당분간의 이별을 고해야 하잖아요. 입대가 남아있는 만큼 여러 생각이 많을 것 같아요.
임현식:
이번 앨범을 잘 마무리 짓고 그 후에 보여드릴 수 있는 콘텐츠를 열심히 생각 중이에요. 시간이 된다면 여행도 가고 싶고요. 막상 가면 마음이 훨씬 편할 것 같아요. 다녀오면 분명히 제가 또 성장해 있겠죠? 하하. 멤버들이 군대에 오니까 좋다고들 하던데, 군악대로 지원할지 일반 병사로 갈지 열심히 고민 중이에요. 군대에 가 있는 동안에도 곡을 쓰고 기타 연습을 많이 해서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군대를 다녀온 뒤에도 악기 레슨을 계속 받아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Q. 벌써부터 제대 후의 계획이 있는 거네요(웃음). 입대 전에도 충분히 바쁠 예정이죠? 콘서트가 코앞이라 기대하는 팬들이 많아요.
임현식:
11월 2, 3일이에요. 이번 앨범의 연장선상으로 두고 우주라는 주제로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어요. 팬들과 만난다는 면에서 앨범 명과 마찬가지로 콘서트 이름도 ‘랑데부’로 지었죠. 우주와 관련된 음악들과 무대미술, VCR, 조명 등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그동안 비투비 콘서트에서 솔로 무대를 통해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던 만큼, 이번에도 최대한 많은 곡들을 무대 위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보여드릴게요.

Q. 지금으로서는 콘서트를 잘 마치는 게 목표겠네요. 이번 앨범을 통틀어 또 다른 목표가 있진 않나요?
임현식:
오래오래 사랑 받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당장 바로 제 노래를 알지는 못할지라도 나중에, 우연히 들었을 때 좋다고 느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팬 분들 외에도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나 다른 뮤지션 여러분들, 밴드음악을 좋아하는 분들, 예술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한 번쯤은 제 노래를 들어봐 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이번 앨범에서 직접 미디를 다루며 작사, 작곡에 편곡까지 했거든요. 모든 사운드를 제가 다 만들고 모든 걸 제가 해냈다는 게 뿌듯해요. 이번 앨범에 만족하면서도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저 스스로를 열심히 갈고 닦아서 비투비로서, 아티스트와 뮤지션으로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비투비 임현식.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Q. 비투비가 아닌 솔로 가수 임현식으로서 앞으로도 앨범 제작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임현식:
그럼요. 시작을 했으니 당연히 솔로로서도 많은 음악들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군대를 다녀온 뒤에는 비투비에 더욱 집중할 거지만, 군대라는 시간적 압박이 없는 만큼 천천히 오래 준비해서 지금보다 더 만족스러운 솔로 앨범을 내보고 싶어요.

Q. 제대 후에는 비투비 완전체를 기대해 봐도 되겠네요. 지난 해 비투비 멤버 전원이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해서 화제가 됐어요. 앞으로도 비투비의 모습을 길게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기는 대목이죠.
임현식:
저희끼리 늘 했던 말이 있어요. 오래오래 같이 하자는 건데, 다들 습관적으로 그 말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저희의 시작이 큐브인 만큼 회사와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끼리도 사이가 정말 좋거든요. 이런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는데, 다들 가정교육을 잘 받아서 착하거든요(웃음). 리더인 서은광 형이 모두를 잘 잡아주는 것도 있어요. 멤버들끼리 트러블도 거의 없었는데,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는 덕분이에요. 오래오래 함께 할 저희의 모습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Q. 솔로로서 보여줄 가수 임현식의 면면도 궁금해져요. 
임현식:
힘들게, 정말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에요. 취향에 안 맞으실 수는 있어도 다섯 곡 중에 한 곡 정도는 좋아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하. 시간 여유가 되신다면 밤하늘을 바라보거나 드라이브를 하실 때, 조용한 순간에 제가 표현하려 했던 것들을 진중하게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주에 신호를 보내면 꿈이 이뤄지니까, 여러분의 꿈도 행복하게 잘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김예슬 기자 yeye@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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