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권민수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SG)그룹 창업자이자 의장. 잘 만든 게임 하나로 돈벼락을 맞은,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은둔형 경영자로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에 다니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재미를 느꼈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입사 기회까지 얻었지만 창업을 선택했다. 1999년 온라인 교육 솔루션 업체 `포씨소프트`를 창업으나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심기일전해 2002년 온라인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수개월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크로스파이어를 개발, 출시에 성공했다. 

크로스파이어는 한국에서 주목받지 못했지만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뒀고, 출시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스마일게이트를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세웠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아래에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권혁빈 회장의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은 100%로 알려졌다. 권혁빈->스마일게이트홀딩스->자회사 구조다. 

2017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 자리를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각 계열사를 전문경영인에 맡긴 권혁빈은 그룹의 장기적인 비전 제시, 신사업 발굴, 사회공헌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2007년 3월 출시된 FPS 장르로, 스마일게이트를 먹여 살리는 게임. 권혁빈을 `조만장자`로 만들어준 주역이다. 

스토리는 이렇다.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에서 각자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전역한 이들이 소속된 국제적 용병주식회사 글로벌 리스크(Global Risk), 돈이 된다면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테러를 자행하는 블랙리스트(Black List) 두 진영 간의 숨막히는 전투를 다룬 정통 밀리터리 FPS."

전 세계 동시 접속자 800만 명 이상을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재 회원 수는 7억 명에 가깝다. 유럽, 북남미, 베트남 등 80여 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의 텃밭은 중국이다. 크로스파이어 출시 당시 이미 한국 FPS 시장은 이미 `서든어택` 등이 선점한 상태였다. 

국내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한 크로스파이어는 글로벌 진출로 전략을 수정했다. 특히 중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텐센트와 손잡고 현지화에 힘썼다. 캐릭터에 중국 전통의상을 입히고, 붉은색, 금색 테마 총기와 맵을 마련했다. 그렇게 2008년 중국에서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결과는 대박. 전략은 주효했고 2012년 동시접속자 4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크로스파이어는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매출(2018 연결기준 7732억원)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는 크로스파이어에만 집중된 매출 구조가 불안하다는 시선도 있다. 

어쨌든 크로스파이어가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권혁빈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부자가 됐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지는 2017년 권혁빈을 한국 부자 4위로 꼽았다. 스마일게이트의 자산 가치는 약 7조원으로 추정됐는데, 권혁빈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1위 이건희, 2위 서경배, 3위 이재용 뒤를 권혁빈이 이었다. 

장인아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대표이사이자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크로스파이어의 성공을 이끈 인물이다.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서비스 총괄 PD를 맡아 현지화에 온 힘을 쏟았다. 당시 장인아는 "(중국 진출을 위해 크로스파이어의) 모든 걸 다 바꿨다"고 말했다. 2008년, 중국 PC는 고사양 게임이 돌아가지 않아 크로스파이어의 P2P방식을 버리고 사양을 낮췄다. 또한 PC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를 위해 UI를 단순화했고, 헤드샷이 잘 나오도록 타격 부위를 넓히는 등 게임을 전면 수정했다.

결국 크로스파이어는 대성공을 거뒀고, 공과를 인정받은 장인아는 승승장구해 2016년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게임 IP의 개발 및 관리와 함께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글로벌을 대상으로 게임의 유통과 서비스를 담당한다. 

지난 7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의 모바일 게임 `에픽세븐`이 보안 및 운영 문제로 유저의 질타를 받아 장인아 대표가 직접 유저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한 에픽세븐 유저가 게임의 전투 데이터를 '치트오매틱'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글을 커뮤니티에 올린 것에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치트오매틱은 개발된 지 20년이 지난 메모리 에디터로, 대형 게임사의 보안이 이토록 허술할 수 있냐며 유저들의 성원이 빗발쳤다.

안 그래도 에픽세븐 운영진이 유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한국 유저를 홀대한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특히 "에픽세븐 매출 중 미국 비중 40%, 한국 비중은 15%를 차지한다"는 관계자 인터뷰가 나가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그러던 가운데, 치트오매틱 사건이 터져 민심은 폭발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장인아 대표는 "운영 문제로 유저 여러분들께 너무 많은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번 사건은 권혁빈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에픽세븐 운영 행태 및 도덕적 해이를 질의하기 위해 국감 증인으로 권혁빈을 소환하려 했으나 여야 간 이견으로 불발됐다.  

성준호

2019년 1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로 취임했다. 

2000년 MVP창업투자(현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에 입사했다. 2011년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투자담당으로 임원생활을 시작해 홀딩스 CIO(Chief Investment Officer), 스마일게이트 메가랩 대표,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를 거쳐 현재는 홀딩스의 대표 자리에 올랐다. 

성준호는 메가랩 대표로서 글로벌 콘텐츠 소싱, 사업 기회 발굴 등을 진두지휘해왔다. 장인아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를 맡으면서는 신규 콘텐츠 개발, 신규 IP 발굴, VR 게임 등의 신사업 개발을 이끌어왔다. 

성준호는 지주회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대표로서 그룹 사업 경영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성준호는 취임 당시 "어려운 대내외 산업 환경을 극복하고, 개별 사업과 법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그룹 전체의 리소스를 집중해서 스마일게이트 그룹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명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밌는 점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 인수된 MVP창투가 2007년 스마일게이트에 투자했었다는 것. 당시 MVP창투 소속이었던 성준호가 스마일게이트 투자를 결정해 권혁빈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로 성공해 상당한 돈을 벌어들였고, 2011년 MVP창투를 인수하게 됐다.  

김정섭

선데이토즈 대표이사. 변호사 출신으로, 스마일게이트 투자전략담당 전무를 맡다 2017년 선데이토즈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선데이토즈는 NHN한게임 출신의 이정웅 전 대표가 2009년 창업한 회사로, 모바일 게임 애니팡을 흥행시켰다. 2014년 스마일게이트는 선데이토즈 지분을 인수했고, 2018년에는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2018년 창업자들은 회사를 떠났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권혁빈은 스마일게이트 지분이 희석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데이토즈는 이미 2013년 코스닥에 상장된 뒤 스마일게이트가 지분을 획득해 유일한 상장사로 남았다. 

지난 4월 '디즈니팝'을 출시했다. 애니팡 시리즈가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유통됐던 것과 달리, 카카오톡을 활용하지 않았다. 이에 카카오톡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줄여 수익성을 강화하면서, 스마일게이트 자체 게임플랫폼 스토브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스토브에 입점해있지는 않지만 스토브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하기 때문. 

스토브는 권혁빈의 숙원 사업이다. 이에 전사적으로 스토브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RPG게임 '로스트아크'에 접속하려면 스토브를 거치게 만들고, 에픽세븐의 네이버 공식 카페를 폐쇄하고 스토브 커뮤니티만 운영하게 만드는 등 이용자가 몰리도록 유인하고 있다. 

스타트업

권혁빈은 현재 사회공헌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 육성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스마일게이트의 공익재단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이하 희망스튜디오)`를 통해 스타트업 및 창업자 양성에 힘쓴다. 

희망스튜디오는 2008년부터 이어져 오던 스마일게이트의 사회공헌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됐다. 2008년은 수년 간 적자를 보던 스마일게이트가 수익화에 성공한 해로, 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됐다. 

권혁빈의 제안으로 2014년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 '오렌지팜'이 탄생했다. 권혁빈은 오렌지팜에 직접 방문해 스타트업 꿈나무를 만날 정도로 애정을 쏟고 있다. 살아있는 스타트업 신화인 그의 의지로 만들어진 만큼, 체계적인 스타트업 지원 시스템으로 창업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권혁빈은 2015년 오렌지팜 1주년 행사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회사와 나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치스러운 취미로 보일 수 있지만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듣고 멘토링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힐링이면서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스타트업 철학은 이렇다. '무조건적인 창업은 경계해야 한다.' 무엇을 먼저 할지, 거기에 미칠 수 있는지를 고려한 다음에 창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권혁빈의 철학이 통한 것일까. 오렌지팜을 거쳐간 기업 중 우리에게 익숙한 서비스들도 곳곳에 보인다. 금융관리플랫폼 `뱅크샐러드`의 `레이니스트`, 쏘카에 인수된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 `일레클`의 `나인투원` 등이 오렌지팜 출신이다. 

SG길드

2018년 9월 설립된 스마일게이트의 노조. 넥슨에 이은 두 번째 게임업계 노조다. 게임회사 노조답게 '길드'라는 이름을 붙여 딱딱한 이미지를 타피했다. 

SG길드는 매년 엄청난 회사 매출이 발생함에도 불구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는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노조 출범 이후 공짜 야근의 주범으로 지목된 '포괄임금제'가 폐지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SG길드는 지난 9월 집회를 열고 고용불안을 호소했다. SG길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6개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약 150명이 전환배치 대상자가 됐다. SG길드는 "전환배치 대상자가 리소스지원팀 발령을 선택하지 않으면 사실상 권고사직 대상"이라며 회사에 고용안정을 요구했다. 현재 해당 직원들은 원하는 부서에 전환 배치가 완료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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