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재단, SM 편] 자산 475억 삼라희망재단...공익사업엔 1억 지출
[기업과 재단, SM 편] 자산 475억 삼라희망재단...공익사업엔 1억 지출
  • 김사민 기자
  • 승인 2019.10.1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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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제공. 삼라희망재단
제공. 삼라희망재단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삼라희망재단은 총자산 475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익 사업비에는 1%에도 못 미치는 1억여원밖에 지출하지 않았다. 

SM(삼라마이다스)그룹 소속 삼라희망재단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회 각계 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나눔문화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진 공익법인이다. SM그룹 계열사 티케이케미칼이 2011년 9억원을 출연해 설립했고, 재단 운영도 티케이케미칼이 도맡아 하고 있다. 공시자료에 표기된 재단 고용 직원은 0명이다.
 

삼라희망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SM그룹이 가장 크게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회사가 티케이케미칼이다"면서 "매년 자체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티케이케미칼에서 재단을 같이 관리하면 공익활동 진행 시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해 불우이웃 나눔활동에 6645만원, 주민공동시설 현물 기부에 5905만원, 소외계층 어린이 학비 지원에 1120만원을 지출했다. 재단 총자산 약 475억원의 0.3% 수준인 매우 적은 금액이다.
 
또한 재단은 지난해 박도순 이사장, 김종열 SM그룹 건설부문 사장으로부터 126억원 가량의 계열사 지분을 증여받았지만, 재단은 이를 전부 기본재산으로 편입하고 계열사 등에서 기부한 8400여만원 만을 기부금 수익으로 계상했다.
 
이에 따라 재단은 얼마 안 되는 기부금과, 장부가액 430억원 대비 2500만원밖에 안 되는 수준의 배당금으로만 사업을 운영한다. 박도순, 김종열 사장이 계속해서 지분을 증여해 주식으로만 총자산의 97%인 462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지만, 이는 기본재산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공익사업비로 지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기부금 모집 활동을 따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정해진 수익원이 정기 예금 이자 정도라 충분하지 않다. 박도순 이사장과 김종열 전 이사장이 가진 주식을 기부해서 배당금을 재원으로 재단을 운영하면 재정적으로 좀 더 안정된 공익활동을 진행할 수 있을 거란 기대로 과거부터 조금씩 출연해왔다"면서 "삼라는 비상장회사이다 보니 출연가액 가치가 높게 평가될 것일 뿐, 실제 출연가액은 몇천만원 수준이다. 비상장사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한 배당금을 많이 주는 편이다. 배당금 및 계열사 기부금은 전액 공익활동에 사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사회에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그의 두 딸 우연아 에스엠생명과학 대표, 우지영 태초이앤씨 대표가 이사로 등재돼 있는 재단에서 SM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라의 지분을 재단이 들고만 있고 공익사업에 활용하지 않는 것은 재단의 사유화라는 비판을 받기 쉽다.

다만 재단이 보유한 주식 전량은 모두 우선주로, 우선적으로 높은 배당률의 이익을 지급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의결권이 없어 기업 경영에는 관여할 수 없다. 재단은 이를 주식 증여의 순수성과 공익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가장 기본적으로 법 테두리 안에서 사업 활동을 하는 게 목표다. 공익법인이 사라질 정도로 무리하게 공익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증여받은 지분은 이미 기본재산으로 돌리고 주무관청인 행정안전부에 신고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다시 공익활동에 쓰기 위해 매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는 지분 증여 목적과도 다르다"라고 전했다.
 
한편 전반적인 공시에 대한 소홀함도 눈에 띄었다. 재단 홈페이지에는 이웃돕기사업, 복지시설지원사업, 쉼터조성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 장학금지원사업, 자원봉사활동, 사회공헌프로그램개발사업 등이 소개돼 있지만, 정작 재단이 집행한 사업은 이 중 세 가지뿐이었다. 심지어 장학금 지원 사업은 2015년부터 단 한 명만을 지원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추가 지원 계획이 없다고 했다.
 
재단 관계자는 "2015년부터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칠곡 계모 학대 사건 피해자 어린이에게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최소한의 생활비와 학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9800만원 정도를 지원했으며 2025년까지 매년 일정 금액씩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재단 주요 사업 목적에는 장학금 지원이 없기 때문에 해당 학생 지원이 끝난 이후에 추가로 장학금 지원 사업을 할 예정은 없다"라고 전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장학금지원사업은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 당시에 잘못된 부분이라고 했다.
 
홈페이지의 전반적인 안내 부족과 혼란을 주는 정보 게시도 문제지만, 기부금 사용 내역 공시도 충실하지 못했다. 공시자료에는 진행한 사업 세 건을 항목별로 묶어 공시해, 구체적인 지급 대상과 개별 지급 액수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한편 재단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재단 관계자는 이사회 내 특수 관계자 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며, 변경된 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모습이었다. 2019년 세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부터는 자산 5억원이 넘는 공익법인은 모두 주식, 예금 등 공익사업에 직접 쓰이지 않는 수익용 자산의 1%를 공익 사업에 의무 지출해야 한다.
 
재단 관계자는 "최초 이사회에 우오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현재 법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수관계인 조건을 맞추기 위해 법적 검토 중이다"면서 "이사 추천을 통해 선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부 인사로 많이 추천하게 되지만, 공익활동을 좀 하셨던 분을 대상으로 검토 후 이사회 의결 후에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별다른 모금활동 없이 계열사 지분에서 얻는 배당금으로 사업을 운영한다고 했지만, 재단 홈페이지에는 기부금 모금 신청 페이지와 계좌번호까지 적혀 있다. 재단이 향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익사업에 집행하는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에 의존하기보다 홈페이지를 활용해 모금 활동을 늘리는 방법과 같은 자생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사민 기자 sami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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