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꿈 속으로 떠난 우리 모두의 진리, 故 설리
영원한 꿈 속으로 떠난 우리 모두의 진리, 故 설리
  • 김예슬 기자
  • 승인 2019.10.17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리.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설리.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고(故) 설리가 영원한 꿈 속으로 떠났다.

지난 14일 우리 곁을 떠난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25·본명 최진리)의 발인식이 17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가족과 지인, 팬들과 연예계 동료들, 소속사 관계자들이 설리의 마지막을 눈물로 함께 했다.

당초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고지했으나, 이후 유가족의 뜻에 따라 지난 15, 16일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별도의 추모 공간을 마련해 일반 조문객을 받았다. 

설리의 장례식장엔 수많은 인사들이 찾아 그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함께 에프엑스로 활동한 크리스탈, 엠버, 빅토리아, 루나뿐만 아니라 동료 아티스트들과 고인의 지인들이 함께 했다는 전언이다. SNS를 통해서도 많은 연예계 동료들이 설리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전했다.

설리의 비보로 연예계의 시간도 멈췄다. 예정됐던 행사가 대거 취소됐다. 생전 고인과 절친한 관계였던 태연과 아이유 등은 예정된 앨범 발매 스케줄을 연기했다. 루나는 출연 중이던 뮤지컬 '맘마미아'의 일정을 변경했으며 엠버는 신곡 공개 일정을 미루고 급히 귀국했다. 빅토리아 또한 중국에서 드라마 촬영 중 비보를 접하고 급하게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설리가 몸 담았던 걸그룹 에프엑스(f(x)).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설리가 몸 담았던 걸그룹 에프엑스(f(x)).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생전 설리는 '이슈 메이커'라는 타이틀로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솔직한 발언과 다른 이의 눈치를 보지 않는 행보는 설리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다. SNS를 통해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공개적으로 반기는가하면 위안부 기림의 날을 알렸다가 일본 팬들에 집중 포화를 받았다. 최근에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것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늘 뜨거운 화제성을 몰고 다녔지만 카메라 앞 설리는 언제나 당당했다. 하지만 카메라 뒷편의 설리는 곪아 있었다. 설리는 '진리상점' 등의 방송과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진짜 자신을 봐줄 것을 호소했지만 언론과 대중은 설리의 화제성만을 쫓아 삐딱한 시선으로 설리를 바라봤다. 자극적인 수식어는 늘 설리에게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고, 그럴수록 설리의 진짜 목소리는 희미해져갔다.

설리가 당당한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부정적인 목소리들은 설리를 찍어누르려는 듯이 더욱 커져만 갔다. "저 좀 예쁘게 봐 주세요"라는 그의 호소는 악성 댓글(악플)들에 묻혔다.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도 설리에겐 무조건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설리에겐 그래도 돼'라는 무언의 약속이라도 있는 듯, 각자의 프레임에 설리를 가둬두고 선입견으로만 그를 봤다.

생전 설리와 촬영 경험이 있다는 한 방송 관계자는 그를 똑똑한 사람이라 회상했다. 그는 미디어SR에 "SNS와 언론에 비쳐진 설리의 모습만 보고 제멋대로인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가졌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설리는 몰입력이 좋고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줄 아는 똑똑한 사람이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설리. 사진. 설리 인스타그램
설리. 사진. 설리 인스타그램

설리의 비보로 모두가 충격에 빠진 것은, 설리만은 늘 같은 자리에 당당하게 있어줄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깨져버렸기 때문 아닐까. 그 누구도 아닌 설리만은, 언제나 우리들의 '이슈 메이커'로서 존재해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기저에 깔고, 설리에게만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돌을 던졌던 것은 아닐까. 설리도 모두와 똑같은 사람이고, 상처를 받으면 똑같이 아픈데, 어쩌면 카메라 앞에서 최선을 다해 버텼던 설리를 보고 그의 내면을 함부로 재단한 것은 아닐까.

설리가 우리 곁을 떠난 뒤로 많은 사람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듯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악플러에 대한 비난과 그에 침묵하던 방관자에 대한 비난, 설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한 비난, 설리의 지난날을 흘려보낸 제 자신에 대한 비난. 

어쩌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설리를 마음 한 켠에 깨나 품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애증이라고 생각했던 그 감정이 사실은 '애'에 더 무게가 실렸던 것이었음을, 설리를 떠나보낸 지금에야 깨달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죄책감에 서로를 향해 더욱 날선 칼날을 겨누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 설리는 영원한 꿈을 꾸는 여정을 떠났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린 채, 설리라는 이름을 벗어던지고 '최진리'라는 평범한 한 사람으로 서게 됐다. 서로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갈 뿐, 설리는 여전히 모두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우리들의 '진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동안 우리가 미처 봐주지 못했던 진짜 진리의 영원한 행복을 염원한다.

Tag
#설리
김예슬 기자 yeye@mediasr.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식회사 데일리임팩트
  • 제호 : 미디어SR
  • 등록번호 : 서울 아 02187
  • 등록연월일 : 2012-07-10
  • 발행일 : 2012-06-18
  • 사업자 등록번호 : 774-88-006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676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53-1 대오빌딩 5층
  • 대표전화 : 02-6713-3470
  • 대표자 : 전중연
  • 발행인/편집인 : 전중연
  • 고문 : 이종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균
  • 미디어SR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고충처리
  • 보도자료 수신처 : press@mediasr.co.kr
  • Copyright © 2019 미디어SR.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