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제공 : 포니정재단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현대산업개발HDC 소속 포니鄭(정)재단은 타 재단과 달리 공시 투명성과 공익성은 충분해 보인다. 비용 지출 내역과 사업 진행 과정을 홈페이지에서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故정세영 명예회장의 인재중시 철학과 도전정신을 계승하고자 2005년에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학술‧장학 지원 사업이며, 재단이 혁신가를 지원하기 위해 제정한 포니정 혁신상도 매년 수여하고 있다.

2019년 현재 재단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이사회 구성은 총 7명이다. 이중 정몽규 회장을 제외하면 이사회에 사익편취가 우려되는 특수관계인은 없다. 공병호 소장, 조성호 경영학과 교수 등은 혁신가를 발굴하기 위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진 구성으로 보이며 주선회 법률사무소 대표,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조성호 홍익대학교 교수 등 사회 명망가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해당 이사회 멤버는 홈페이지를 통해 약력과 목록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재무 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한 것도 타 재단과는 비교되는 점이다. 재무 현황을 통해 목적사업비의 세부 내역과 함께 금융 수입이자, 출연금액과 출연자, 재산보유 현황을 그래프로 알기 쉽게 공개했다. 타 재단의 홈페이지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친절한 안내다.

포니정재단 홈페이지에 게시된 재단의 재무현황 그래프. 포니정재단 홈페이지 캡처

주력 사업인 포니정 혁신상은 한국 최초 고유 자동차 모델인 ‘포니’를 개발한 故 정세영의 혁신 정신을 기리는 상이다. 매년 추천받은 후보자들이 10인 이내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거쳐 혁신성과 사회공헌도를 기준으로 최종 선정되고, 1억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역대 수상자는 장유정 감독, 김하종 신부, 이국종 권역외상센터장 등 사회 변혁을 이끄는 새로운 리더로 인정받는 사람들이다. 취지를 잘 살려 운영하고 있으며 역대 수상자와 수상 이유, 심사 과정 등을 홈페이지에서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학술지원 사업도 공정한 절차에 의해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다. 학술 지원은 신진연구자와 한국학 지원으로 나뉜다. 국내에서 인문학 연구 투자가 적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문학 연구자들에게도 긴요한 사업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유의미한 지원 사업이다. 학술지원 사업도 모집 요강과 절차가 상세히 고지되어 있으며 매년 2월 연찬회를 통해 연구 성과를 나누고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장학사업은 세부적으로 국내 장학금과 베트남 장학금, 특별 장학금으로 나뉜다. 학업 성적과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1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며 이 장학금 또한 인문분야를 포함하고 있어 의미가 깊다. 장학생들에게 해외학술탐방도 지원하며 별도 개설된 장학생 게시판을 통해 해외학술탐방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는 등, 향후 지원자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업 지속성을 높이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국세청 공시 자료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공시 자료에는 기부 내역과 준비금 등은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으나 목적 사업의 상세 지출 내역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회계 처리에 있어 해당연도의 지출 내역을 처리해야하는 건 기본이다. 수입이 없다면 안 써도 되지만 지출은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기부금수익으로 계상되지 않고 기본순자산의 증가로 직접 반영되는 기부금(출연금)을 포함하여 작성해야 한다. 

취재 시작 단계에서부터 포니정재단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반론권도 보장하기 위해 이메일로 공문을 보냈으나 재단 측은 공문을 확인하고도 답변이 없었다. 전화로 재단 관계자에게 공시 자료 관련 사항을 물었을 때 재단 측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회계법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서 “부정적으로 기사가 나가는 것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답변한 바 없고 (타 매니저의) 구두 답변 건은 공식 답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불쾌하니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도 요구하는 등 재단 홍보 담당자의 행태가 재단의 수준과 품격을 떨어뜨렸다. 기업의 공익법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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