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송암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쳐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송암문화재단의 공시 투명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송암문화재단은 전체 지출 내역을 자세히 공시하지 않고 있다. 기업공익법인 운영 상황을 알 수 있는 국세청 홈택스나 재단 자체의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전체 지출 내역에 대한 공시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실제 송암문화재단은 올해 총자산 약765억원 중 공익목적사업에 약 6억 5000만원 가량을 썼다.

구체적으로 중.고.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한 장학사업에 4억원, 신진작가 및 입주작가 전시 지원에 2억 5천만원 가량을 사용했다.

신진작가 및 입주작가 전시 지원 현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살펴보면 작가의 이름을 제외한 정보는 나와있지 않다. 2018년 기준으로 신진작가는 6명, 입주작가는 8명으로 이들에게 2억원 가량이 돌아간 것이다.

실제 작가가 어떻게 선정이 되는지, 홈페이지상 신진작가에게 일인당 1000만원씩 돌아간다는 사항을 볼 수 있는 것만 빼놓고 구체적 지출 현황을 알 수 없었다. 세세한 내역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공시의 기본을 지키지 못했다.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홈페이지 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작가 선정은 공모를 통해서 1,2차 선정과정을 거친다. 작년기준으로 신진작가 6명, 입주작가 8명에게 2억원 가량이 들어간 것"이라면서 "신진작가에겐 인당 1000만원씩이 들어가지만 입주작가에겐 스튜디오에 대한 관리비라던지 전시기획을 할 때 발생하는 모든 발생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전체 지출 내역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내부 회계기준에 따라 공시한 것"이라면서 "기부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기부금 지출내역은 기재할 것이 없었다"라고 간결하게 답했다.

총자산 대비 지출이 적어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연간수익내역으로만 보면 적은 금액이 아니다"면서  "따로 수익사업도 없고, 기부 수입도 많은 편이 아니다. 특히 2018년에는 기부 수입이 없었기 때문에 따로 자세히 기재할 만한 사항이 없다.  총자산은 미술관 토지와 건물에 대한 것도 포함되기 때문에 더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반론했다.

반면 대조적으로 공시 투명성이 높은 재단의 사례를 보면 재단측의 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엔씨문화재단이나, 네이버 해피빈 같은 경우 공익사업 소비 지출 내역을 몇 장에 이를 정도로 자세히 공시해 놨다.

박두준 가이드스타 연구위원은 미디어SR에 "당해년도 고유목적사업에서 인건비든 정부보조금이든 기부금이든 세세하게 쓰는 것이 회계의 기본"이라면서 "그걸 기본적으로 모른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관련 법규도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더 작은 단위까지 공시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재단을 설립할 때 송암문화재단은 약 190억원과 약 95억원을 출연했다고 나오는데 의아한 부분이다.

재단 관계자는 "아마 미술작품과 같은 것들이 출연이 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따로 공시에 기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연구위원은 "기업 재단을 설립할 때 기본재산에 출연하면 그 기본재산을 쓸 수 없다"면서 "그 기본재산에 이자수익, 배당수익, 수익사업으로 남은 것만 목적 사업에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송암문화재단은 이회림 OCI 창업회장의 뜻에 따라 장학사업과 문화예술사업에 집중해왔다. 처음 5~10명 가량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온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연간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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