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최근 도입한 A350 10호기. 제공 : 아시아나항공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항공업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원화 약세와 유가 상승, 일본 수출규제와 홍콩시위 등 악재가 겹쳐서다. 매물로 내놓은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은 물론 인수전에 뛰어든 컨소시엄 입장에서도 부담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연내 매각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경이 나빠진 것은 단기적 문제라 중장기적으로 인수 의사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리 매각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동걸 회장은 "통매각을 원칙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매각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협의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식을 두고 통매각 원칙을 세운 대주단의 의사와 달리 업황이 안 좋아 흥행이 성공하지 않으면 분리 매각이 고려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인수자도 인수 이후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재무적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산업은행은 기밀정보 열람을 허용해서라도 적격 인수 후보자를 찾아 나선다는 입장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은 인수 후보자가 요구하는 항공기 리스 계약 등에 대한 정보 열람권 등 제공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본입찰을 앞두고 지난달 17일부터 실사에 들어갔으며 가상데이터룸(VDR) 방식으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기 리스 계약은 현금흐름과 재무정보 등이 담겨 있는 기밀정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계약 당사자 간의 비밀유지 계약이 있어 업체와 사전 협의를 해 최대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항공 노선별 손익과 거래지역별 인력 운영 현황 등 핵심 정보에 대해서도 제한적으로나마 경영진 설명회 실무자 인터뷰 등을 통해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성실히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력 인수 후보자인 애경그룹은 약점으로 지목됐던 자금력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한 스톤브릿지캐피탈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애경그룹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단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주단의 입장이라 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유력 인수후보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합전선을 구축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시장에서는 줄곧 인수후보자로 거론되어 온 SK그룹이 예비입찰을 건너뛰고 본입찰에 뛰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남아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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