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미디어SR 꼰블리] 

새로 시작한 지금 하는 일이 힘든 건 새로 시작해서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고, 미숙하고 무엇보다 잘 모르기 때문일 겁니다. 처음 하는 일이 원래 하던 일처럼 손에 딱 맞는 일은 없습니다. 처음 하는 젓가락질을 익숙하게 해내는 어린아이가 없듯이 이제 막 걸음마를 내딛는데 달리라고 하는 것은 시키는 사람의 문제이지 달리지 못하는 미숙련자의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그런데 배우고 익혀야 하는 시간은 그리 오래 주어지지 않습니다. 배울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 배우지 않으면 속 빈 강정이 됩니다. 학생의 신분이 아닌데 배운다는 것은 수습 기간이라는 것입니다. 몸담은 조직이 인재를 양성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수습도 역시 프로 세계에 입문한 것입니다. 프로 스포츠 선수만 프로가 아닙니다. 연봉 계약을 하고 매월 급여를 받는 세상 모든 사람은 프로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프로 의식이란 자신이 몸담은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존재의 가치가 없어집니다. 프로 스포츠 선수가 같은 포지션에서 10위권 안에 들지 못하면 어디를 가도 1군에서 뛰지 못합니다. 2군에서 뼈를 깎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프로라고 같은 프로가 아닙니다. 1군은 자신을 증명하는 자리라면 2군은 도전하는 자리입니다. 1군에 비해 서너 배의 증명이 필요합니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아주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그 작은 하나까지 갖춰졌을 때 비로소 프로로서 대접받을 수 있습니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대접이 다릅니다. 대접도 대접이지만 아마추어는 코치가 일방적인 지도를 하게 되고, 프로는 코치가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무엇이 더 나은 방향인지 상의를 합니다. 

프로가 되는 과정은 다양하지만 힘듭니다. 엄청난 경쟁을 오로지 능력으로 검증받아야만 통과가 가능합니다. 프로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아마추어는 엄청난 숫자지만, 모두가 프로가 될 수 없습니다. 엄청난 고수에게  배운다고 모두가 같은 실력을 갖출 수 없습니다. 타고난 자질이 있어야 하고 남다른 노력으로 끊임없이 한계를 뛰어넘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돌아서지만, 한계를 넘어서는 소수의 인재가 프로로서 대접받게 됩니다. 대접받는 것만 봐서는 프로를 부러워하지만, 그들이 성장한 과정을 보면 쉽게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프로는 어쩌다 얻을 수 있는 자격이 아닙니다.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면 다양한 벽을 마주하게 됩니다. 벽과 마주하면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넘어설 것인지 되돌아갈 것인지 선택하고 판단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처음 하는 일을 잘할 수 없지만, 초년생의 시간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배우고 익히는 것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일정 시간이 지나서 열심히 배우고 익힌 사람에게는 계단 한 칸으로 보이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넘어서기 어려운 벽으로 보입니다. 초보 딱지를 다른 사람이 떼주는 것이 아닙니다. 초보 딱지는 실력을 갖췄을 때 스스로 떼는 것입니다. 달걀이 스스로 껍데기를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스스로 깨지 못하면 프라이가 됩니다. 수습 기간을 치열하게 보내는 것이 자신이 끊임없이 마주할 허들의 높이를 결정합니다. 계단 한 칸을 만날지 벽을 만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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