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꼰블리] 큰 소란이 있었습니다. 소란은 소문으로 시작해 검찰을 통해 언론에 전해졌으며 언론을 통해 국민 전체에 전해졌습니다. 이후는 모두가 알다시피 정치는 사라지고 소란의 중심인물이 두 달간 쟁점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소문의 중심인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입니다.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은 검찰을 통해 온갖 신상정보가 공개됐습니다.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한 정보공개뿐만 아니라 가족과 관계된 70여 차례의 압수수색이 집행됐습니다. 어느 순간 사모펀드 이야기는 사라지고 딸의 인턴 활동과 봉사활동에 대한 의혹으로 숱한 압수수색이 이뤄졌으며 부인의 딸에 대한 표창장 위, 변조에 대한 관심으로 신문, TV, 라디오 할 것 없이 모든 미디어가 조명했습니다. 

두 달 동안 특수부가 집중 조사를 했는데 아직 무엇이 문제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이후에야 밝혀진 부인 정경심 교수의 뇌종양, 뇌경색 투병 사실을 검찰이 몰랐을까요? 그렇게 조사를 했는데 몰랐다면 무능한 거고, 알고 있으면서 그렇게 조사를 진행 해왔다면 이것은 왜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자신들이 필요한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린 걸까요? 검찰개혁? 다른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한 사람이 대다수였을 텐데 전 국민이 검찰 개혁에 대해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전에는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던 겁니다. 

누구라도 자신을 포함한 가족 전체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검증 대상으로 두고 진행한다면 선뜻 나설 사람이 있을까요? 사실 특정 기관이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인생을 더 살았다는 이유로 현재는 사라졌지만, 지금과 달랐던 과거의 기준은 묻어버린 채 현재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면 경험과 능력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젊은 사람, 그것도 가족이 없는 사람을 선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검증이 우선이니까요. 우리는 다음 총선에서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일은 지역의 일꾼을 뽑는 것인지, 대변인을 뽑는 것인지, 인물의 살아온 경험을 기준으로 뽑아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뽑아야 할까요. 

가족의 일이니까 피할 수 없다고 말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저도 가장입니다. 솔직히 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얼마나 안다고 감히 말하지 못합니다. 미안하게도 장성한 자식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가정 살림을 꾸려나가는 집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 무엇을 구매하는지 누구에게 어떤 과정을 통해 돈을 빌려줬는지 또는 빌리는지 전혀 모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그런 것까지 관심 가질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을 뿐 아니라 가정을 꾸린 후 오랫동안 그렇게 해옴으로써 익숙한 측면도 있습니다. 서로가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것이 가족입니다. 아이들이 중, 고등학생 신분일 때 지금보다 더 바쁘고 정신없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가장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제가 이상한가요?

조 전 장관은 전날 검찰 개혁 추진 상황을 발표한 지 3시간 만에 전격 사직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입장문에서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돼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면서도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을 향해서도 야당을 향해서도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감내해온 고통이 무겁고 분할 텐데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 전 장관이 어떤 독설이라도 쏟아내야 마음이 편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많이 불편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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