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파업을 공식화 한가운데 지난 9일 코레일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은 무려 100분이나 지연돼 불편을 겪었다. 사진. 박세아 기자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사측과 원만한 의견조율을 하지 못하고 끝내 72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이미 이전부터 경고된 파업이지만 앞으로 사흘간 지속될 상황에 시민들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모씨(30)는 "직업상 기차를 자주 탄다. 근데 이미 파업 이전부터 열차 운행에는 지장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노사분규 자체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100분 넘게 지연되는 바람에 짜증이 났다. 이젠 아예 본격적으로 파업하면 얼마나 심해질까 벌써 걱정이 된다"고 미디어 SR에 분노를 표출했다.

또 박모씨(50)는 "주말에 일이 있어서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매번 타던 열차 시간이 한시적으로 운행하지 않아 깜짝 놀랐다"며 "자칫 잘못하면 시간을 지키지 못할 뻔했다”고 토로했다.

코레일 내부에서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한 직원은 미디어SR에 "이번 파업 때문에 점심도 못 먹고 일하는 중"이라며 "파업에 돌입한 직원들이 정당한 권리를 찾으려 하는 심정도 이해가 가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볼 시민들도 모두 이해는 간다"며 양측 입장을 이해하는 반응이었다.

일단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군 지원인력과 지자체 등의 교통 지원 등을 통해 열차 운행에 최대한 지장이 없게 한다는 입장이지만 말 그대로 최대한일 뿐 열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돌아갈 피해는 불가피하다.

실제 파업 기간 광역전철은 88%, 고속열차의 경우 KTX 운행률은 평시대비 72.4%, 새마을과 무궁화 등 일반열차는 평소 60% 수준에서 운행이 이뤄진다. 화물열차는 필수유지 업무가 아니어서 대체인력만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수송은 수출입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파업 기간 동안 코레일은 필수유지인력 9616명, 대체인력 4638명 등 총 1만4254명을 근무에 투입하는데 이는 평시 근무 투입인력 2만3041명의 61.9%에 그친다.

철도노조는 협상은 지속하되, 불발될 경우 다음 달 중순쯤에는 전면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상태다. 이번 파업은 11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해서 오는 14일 오전 9시까지로 지난 2016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승무원을 비롯해 차량 정비, 시설, 전기, 운수 등 5개 직종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이 정부와 지난 2018년 합의한 총인건비 정상화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 내용은 총 4가지다. 총인건비 정상화,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위한 인력 충원, KTX와 SRT고속철도 통합,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개선이다.

하지만 코레일과의 타협점 모색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의 요구 사항을 코레일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인건비나 인력충원 같은 문제는 예산과 결부돼 있어 예산을 결정하는 기획재정부나 국토교통부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뒤늦게 대국민 사과문과 운행 대책 등을 발표했다. 손 사장은 이 자리에서 태풍으로 인한 영동선 열차 운행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이번에 진행될 파업으로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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