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세경, 욕심내지 않는
[인터뷰] 신세경, 욕심내지 않는
  • 김예슬 기자
  • 승인 2019.10.11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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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최근 신세경은 자신에게도 중요했을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을 통해 타이틀 롤을 완벽히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사극에서의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제시했다는 평을 받으며, 신세경은 또 한 번의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냈다. 성취감을 원동력 삼아 굳이 욕심내려 하지 않는, 그래서 더욱 영민한 신세경의 성장세는 지금도 올곧게 이어지고 있다.

Q. ‘신입사관 구해령’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어요. 특히 구해령 캐릭터에 대한 평이 좋았죠.
신세경:
처음 대본을 받아봤을 때부터 원하던 작품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작품 같았거든요. 2부의 엔딩이기도 한, 족두리를 달고 별시를 치르러 달려가는 장면을 봤을 땐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확신을 얻었죠. 구해령을 만나게 돼 기뻤고 자랑스러웠어요. ‘혁신’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Q. ‘혁신’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구해령은 파격적이었어요. 그런 만큼 배우로서는 우려의 지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너무나도 파격이기에 자칫 잘못 연기하면 허구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위험도 있으니까.
신세경:
사실 ‘신입사관 구해령’은 시대상에 걸맞지 않은, 일종의 판타지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걱정한 부분도 없잖아 있어요.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걱정은 털어낼 수 있었어요. 시청자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대본에 세심한 설명이 담겨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온전히 구해령에게만 집중해서 그만큼의 표현을 다 해낼 수 있었어요. 그 시절을 살았던 여성들의 절규를 대신 해주는 느낌이었죠. 비현실적이어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던 만큼 소중하고 귀한 작품이다 싶었어요. 

Q. 호평 일색이었던 초반과 다르게 후반에는 로맨스에 너무 치중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어요.
신세경:
한편으로는 로맨스 사극을 기대한 시청자 분들은 ‘너무 멜로가 부족하다’고도 하셨더라고요. 이 드라마가 한 가지 면만을 표현하는 작품은 아니니까,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내용이라고 예상은 했어요. 여러 면과 주변 인물까지도 다 포용하면서 폭력적이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고 간 게 소중했죠. 구해령이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인물들의 성장이 담겨서 저로서는 만족스러웠어요.

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Q. 주체적인 구해령과 실제 신세경은 얼마나 닮아있는지 궁금해요.
신세경:
닮은 점도 많고, 닮고 싶은 점도 있어요. 마음속에 가진 불꽃은 비슷하지만 저는 사회화된 인간이어서 구해령처럼 다 질러버릴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연기를 하며 쾌감을 느낌 장면이 많았어요. 구해령이 오라버니에게 “한 평생 쓸모 있는 삶을 사는 게 너무 부러웠다”고 말하는 장면은 참 기억에 남아요.

Q. 상대역이었던 차은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신세경:
재밌었어요. 일단 차은우 씨와 실제 캐릭터 간 싱크로율이 워낙 좋다 보니까 캐릭터의 면모를 완벽히 표현해줬다고 생각해요. 캐릭터에 정말 젖어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어요. 저 역시도 덕분에 자연스럽게 리액션을 한 부분도 있었고요. 각자 캐릭터에 대해 확신을 가졌던 만큼 좋은 시너지가 있었죠. 

Q.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어요. 이에 대한 반응을 체감한 바는 없었나요.
신세경:
각국의 반응을 알고 싶었는데 그걸 확인할 창구가 없더라고요. SNS 댓글을 통해 확인하거나 했어요. 브이로그 채널에도 외국 분들보다는 국내 시청자 분들이 많고, 뚜렷하게 변화를 느끼거나 하진 않았어요.

Q. 그러고 보니 연예계 대표 유튜버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죠(웃음).
신세경:
그렇게까지 큰 그림을 갖고 시작한 건 절대로 아니에요. 하하. 평소에 요리와 제과제빵을 좋아해서 그걸 영상일기로 기록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된 거였거든요. 그리고 제가 다작하는 편도 아니어서 팬 분들께 일상을 흥미로운 방법으로 전해드리고 싶더라고요. 단순한 이유였어요. 그래서 집에서 직접 유튜브를 보고 영상편집 방법을 공부했어요. 직접 하다 보니 자막을 다는 것도 오래 걸려요. 이제 작품도 끝냈으니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해요.

Q. 최근 ‘2019 올해의 브랜드 대상 연예인 유튜버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어요. 그렇다보니 유튜브 수익에 대해 궁금해 하는 반응도 많아요. 실제적으로 수입이 발생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신세경:
흔히들 생각하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건 아니에요. 업로드도 몇 달에 한 번 하는 거라 전혀 그런 수입이 나오지는 않죠. 그런 것보다는 제 일상을 기록하려는 게 커요. 지난 인터뷰도 다시 읽어보면 그 시기의 내가 이런 생각을 가졌다고 느끼듯이, 유튜브 역시 그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냥 눈으로 보면 지나쳤을 일들도 유튜브를 통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거잖아요.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요. 예상보다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보단 앞으로도 지금의 색을 유지할 생각이에요.

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Q. 이미 신세경이라는 배우의 필모그래피에는 작품성을 인정받은 사극들이 대거 포진해있어요. 그 가운데 ‘신입사관 구해령’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신세경:
객관적인 비교는 할 수 없겠지만, ‘신입사관 구해령’은 이전에 해왔던 작품보다 시대에 더욱 반항하는 캐릭터여서 걱정 아닌 걱정을 충분히 안고 간 지점이 있었어요. 하지만 다행이라 생각하는 건, 사건들에 비해 캐릭터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훑어주는 드라마여서 반항적인 캐릭터여도 시청자들을 납득시키고 공감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에요. 그런 점에서 ‘신입사관 구해령’은 특히 좋았죠.

Q. 이번 작품만 놓고 봤을 땐, 드라마 선택에 있어 캐릭터의 주체성을 1차적으로 고려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드라마의 결과 캐릭터의 타당성, 서사의 흐름처럼 작품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에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신세경:
한 가지 요소만을 보진 않아요. 캐릭터와 극 흐름 그리고 합을 맞추는 제작진과 배우까지 다 생각해야 하니까요. 저는 그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편인데, 공교롭게도 그런 과정을 거쳐 임했던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주체적 여성 캐릭터를 담은 작품이더라고요. 그런 작품을 좋아하고, 그 캐릭터를 표현할 때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Q. 고민 끝에 고른 만큼 캐릭터의 연기와 표현을 위해 접근하는 방식도 신중할 것 같은데.
신세경:
작품마다 다르긴 하지만 내면적으로 고민하는 부분과 물리적, 직업적으로 숙련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연습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시대상에 걸맞지 않은 여성을 연기하는 만큼 제가 가진 고정관념을 벗어버리려고 가장 노력했어요. 저도 모르는 새에 ‘이 시대에 사는 여성이 이런 생각 가지더라도 이렇게 표현하는 게 괜찮을까’라는 의문을 조금씩 갖게 됐거든요. 그걸 말끔히 벗어버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Q. 본인의 관념을 조정할 정도로 연기에 대해 세밀하게 접근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이른 나이에 데뷔한 만큼 일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컸기에 그런 생각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올해로 서른, 배우로서 여러 면에서의 변화를 느끼나요.
신세경:
특별히 스물아홉과 서른이 다르다는 건 모르겠고, 서른 살이 된 게 좋아요. 어릴 때부터 일을 하다 보니까 현장에서 막내였던 시간이 길었거든요. 언니가 되는 게 아직까지는 정말 좋아요. 그리고 지금은, 배우로서 일하는 제 모습이 혼란스럽던 시간들을 지나 훨씬 안정돼 있어요. 일과 삶의 균형이 제 자리를 잘 찾아가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앞으로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요.

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Q. 과거 인터뷰에서 ‘하루하루 주어지는 대로 연기하는 데에 감사하고 만족했다고 했는데, 지금 시기의 신세경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해요.
신세경:
그때는 너무 어려서 주어진 연기를 하는 것까지만 생각할 수 있었어요. 연기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을 못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비교적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됐어요. 제가 하는 연기와 제가 참여하고 있는 이 작품이 더 나아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곤 해요. 이번 작품 역시 성패를 떠나 만족하는 건 ‘혁신’이 있었기 때문이었거든요. 이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던 주제가 소중했던 만큼 ‘신입사관 구해령’은 제게 자랑스러운 작품이에요. 그래서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항상 그럴 수는 없을지라도 되도록 제 가치관에 부합하는 작품들을 하고 싶어요.

Q. 연기를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란 정말 좋은 직업이죠. 연기를 하면서 ‘배우 하길 정말 잘했다’고 느끼는 특별한 순간들이 있었나요?
신세경:
정말 자주 느껴요. 여자 연기자로서 사는 삶이 ‘뭔가를 박탈 당한다’고 느끼는 순간이 정말 찰나 동안 있었는데 금방 사라졌거든요. 이 직업을 가졌다는 게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번 작품처럼 소중한 작품을 만날 때면 그 감정이 극대화돼요. 앞으로도 재밌고 즐겁게, 흥미를 잃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지금 언급한 그 ‘찰나’란 언제였나요.
신세경:
20대 초반에 ‘지붕 뚫고 하이킥’을 마친 뒤 급격하게 큰 사랑을 받았을 때가 있어요. 그때의 저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 업계에 대해 잘 모르는, 바쁘게 짜진 내일의 일정에 그저 끌려다녔거든요. 사실 그것도 큰 축복인데 그땐 생각 정립이 잘 안 됐어요. 그래서 심적인 변화를 소속사에 알렸고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얻을 수 있었죠.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누리는 게 안정이라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후부터는 숨 가쁘게 바삐 일한 적이 없어요. 잘 쉬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고 삶과 일의 균형을 잘 유지하기 위해 회사와도 자주 논의하고 있거든요. 그때 이후 슬럼프도 없었고 아직까진 그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어요. 힘들었던 시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과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예요.

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신세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Q. 활동에 대한 완급조절을 할 수 있다는 건 프로의 세계에 진입했다는 거죠(웃음). 연예계 활동에 있어 원동력을 얻는 곳은 어디인가요?
신세경:
일 자체에 대한 성취감이 제일 커요. 특히나 ‘신입사관 구해령’처럼 캐릭터의 행보에 공감과 이해를 보내주실 때 큰 만족감과 기쁨을 느끼죠. 이런 과정들이 제게는 가장 큰 원동력이에요.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들 속에서 본다면 함께 합을 맞추는 사람들과의 유대감도 크지만, 역시나 개인적인 성취감이 제게는 가장 소중해요. 그래서 한 걸음 한 걸음을 의미 있게 가져가려 하고, 과한 욕심을 부리려 하지 않는 거죠. 욕심이 과한 기대는 고통의 원천이니까요. 그래서 제게는 과욕 없이 지금 누리는 걸 기뻐하는 게 늘 숙제예요.

Q. 지금까지의 시간들로 그런 깨달음을 얻게 됐다면, 앞으로 신세경이라는 배우가 가져가야 할 숙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신세경:
저는 20대를 열심히 일하며 잘 채워왔다고 생각해요. 10대 때는 일을 일찍 시작하긴 했어도 많이는 안 했거든요. 그래서 온전히 그 시기에만 가능한 것들을 누리면서 학교도 잘 다니고 그랬어요. 그 시기에 다져온 것들 덕분에 지금 신세경의 80% 정도를 이루게 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의 삶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삶과 일의 균형을 깨지 않고 잘 유지했으면 좋겠고요. 그 균형은 제가 욕심을 부리는 순간 깨지는 거잖아요. 찰나의 순간이자 동전의 양면이죠. 그 한 끗 차이를 잘 유지하며 생활하는 게 제 목표예요. 여기에 하나를 보탠다면, 배우는 여러 옷을 입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하지만 앞으로도 제 가치관에 어긋나지 않는 작품을 한다는 기쁨을 느끼고 싶어요.

Q.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신입사관 구해령’ 같으면 좋겠네요.
신세경:
그렇죠. 만약 다음 작품이 제 가치관에 합하면서도 재미있고, 또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김예슬 기자 yeye@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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