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다. 증권사 최초로 인수금융 시장을 개척한 인물이다. 1988년 대우증권 입사한 뒤 30년 넘게 투자금융 관련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투자금융업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IB업계 대부라는 별명이 있다. NH투자증권에서 인수합병과 기업공개 주관 업무를 이끌다 2018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정영채 사장은 재무성과 위주의 핵심성과지표(KPI)를 고객가치를 최우선 핵심 목표로 삼는 과정 중심 평가체계로 바꾸는 등 조직문화와 관련한 혁신적인 실험을 하면서도 성과를 내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정 사장은 취임 2년 차인 올해 상반기 2792억원의 최대 성과를 올렸다. 인수금융, 기업공개, 회사채 발행, 자산관리 부문 전반 고른 성과를 냈다.
 
1964년 경상북도 영천시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학창 시절 기업인을 꿈꿨으나 우연한 계기로 증권사에 발을 디딘 이후 일에 재미를 느껴 안착했다고 한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투자금융2 담당 상무까지 고속 승진했다. 옛 우리투자증권 투자금융사업부장 상무로 자리를 옮기는 등 IB 신시장과 자신의 삶을 동시에 개척해 왔다.
 
2018년 사장에 오른 그의 행보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는 NH투자증권을 자본시장의 아마존으로 키우겠다는 그의 포부 덕분일 것이다. 증권사 대형화를 통한 자본시장 전반의 국제 경쟁력 촉진이라는 금융정책의 큰 물줄기 속에서 2018년 5월 단기 금융업 인가를 받은 NH투자증권은 그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와 다름없다.
 
김우중
 
정영채 사장은 대학 시절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게 투자를 끌어낸 인연으로 대우그룹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자금부장으로 대우그룹 자금을 총괄했다. 당시 함께 대우증권에 근무했던 손복조 전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박종수 전 금융투자협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등이 그의 대우 인맥이다.
 
정영채 사장의 NH투자증권은 올해 3월 김우중 회장의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한 서울역의 25층짜리 갈색건물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빌딩)을 1조원 규모로 인수 완료했다. 대우빌딩은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 몰락과 함께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손을 거쳐 결국 NH투자증권에 안기면서 정영채 사장과 김우중 전 회장의 인연이 다시금 회자된다.
 
박정림
 
박정림 KB증권 사장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2학번 동기다. 올해 1월 KB증권 대표로 선임되면서 동기이자 동시에 선의의 경쟁을 펼쳐 나가야 하는 경쟁자가 됐다. 이 둘은 학창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로 서로 이름을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경영에 대한 조언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막역한 친구인 정영채 사장과 경영 전략적 측면에서 유사성을 갖고 자산관리(WM)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WM 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빅데이터 기반 비대면 로보 어드바이저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정 사장도 평가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이후 지난 6월 디지털 혁신 관련 변화관리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해 데이터 분석 플랫폼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 둘의 경쟁과 협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다. 정영채 사장과 함께 IB(투자금융) 부문 최정상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카드, 삼성생명, LG디스플레이 등을 주관한 인물이다. 현재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뒤를 이어 한투증권 사령탑을 맡아 체질 개선은 물론 리테일 부문 수익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유상호 부회장의 연임 실패 이후 증권업계는 정일문 사장을 정영채 사장의 직접적 라이벌 관계로 종종 거론한다. 5년 후 경상이익 1조원을 내겠다는 정영채 사장과 달리 정일문 사장은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정영채 사장은 초대형 IB 입지를 다지기에 나섬과 동시에 WM 부문 약진을 기대하고 있고, 정일문 사장 역시 IB 부문 강화를 통한 영업이익 1조 돌파를 외치고 있어 둘의 격전이 예상된다.
 
 
조직문화
 
정 사장은 국내 금융 업계 최초로 영업직원 평가 때 수수료·수익 등 실적 중심 지표를 모두 배제하기로 한 인물이다. 파생결합증권 대규모 손실 사태로 금융권이 홍역을 치르고 있는 시점에서 그의 판단은 더욱 빛나고 있다. 고객 중심 평가 지표 `과정 가치` 도입 이후 NH투자증권은 상품 판매보다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 제공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그의 파격적 인사 실험은 성과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 WM 본부 KPI 폐지와 절대평가 제도 도입 이후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7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WM 부문 수익도 17% 이상 늘었다. 그는 약간은 모호한 과정 가치라는 개념을 SNS를 통해 보완 설명하는 모습이다. 동년배 금융권 동료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해 리더십이 왜 핵심 가치를 가리켜야 하는지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똥파리
 
똥파리는 서울대 82학번을 가리키는 말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이슈로 82학번 출신 정치·경제계 인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학력고사 수석 입학 원희룡 제주지사, 조국 법무부장관,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장하준 교수 등이 서울대 82학번이므로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정영채 대표도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이다. 금융권에는 정 대표 외에도 증권사 직원에서 증권사 사장에 오른 김신 SK증권 대표, 공무원에서 IB전문가로 변신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미래에셋증권 초창기 멤버로 미래에셋 성장에 기여했고, 현재는 미래에셋생명을 맡고 있는 변재상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 등이 있다.
 
여의도
 
정영채 사장의 물리적 네트워크는 여의도에서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영채 사장은 서울국제금융센터(IFC)에 5천억원을, 개발이 한창인 파크원에 2조 1천억원대 사업비를 전액 주선하고 45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맞은편 개발이 예정된 MBC 부지에도 NH농협생명과 함께 5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매각 작업도 연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여의도 본사 사옥 매각 이후 파크원을 새로운 사옥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에 보내는 우려도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신축 오피스 건물 수요가 급감해 직접 투자한 자금이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