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헌의 直說後談] 광장은 국회의 2중대가 아니다
[김병헌의 直說後談] 광장은 국회의 2중대가 아니다
  • 김병헌 전문위원
  • 승인 2019.10.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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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초동 사거리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진. 구혜정 기자
지난 5일 서초동 사거리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병헌 전문위원] 

당벌(黨閥)은 파멸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는 중국 후한(後漢)대 학자 허신(許愼)이 서기 100년 저술한 최초의 한자사전이다, '무엇을 그린 것인지를 설명'(說文)하고 '어떤 글자들이 결합됐는지 분해'(解字)했다는 뜻이다. 중국인들은 '천하제일종서'(天下第一種書)로 꼽으며 경전처럼 받든다. '설문'은 상형문자, '해자'는 상형문자 등이 결합해 만들어진 회의문자나 형성문자에 관한 풀이다. 모양을 토대로 한자를 찾을 수 있는 것도 부수(部首)라는 개념도 이때 제시했다. 주석서는 여럿있지만 단옥재주(段玉裁注)설문해자를 으뜸으로 친다. 청(淸)나라 고증학자 단옥재가 썼다. 설문해자에 보면 ‘黨(당)’이란 한자는 2자를 합쳐 만든 회의자(會意字)다. ‘尙(상)’과 ‘黑(흑)’을 합쳐 만들어졌다. 뜻은 ‘빛이 없다(黨, 不鮮也)’고 해석했고 ‘편협한 무리’라는 뜻으로 발전했다, 이 편협한 무리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당동벌이(黨同伐異)라는 고사까지 남긴다. 당벌(黨閥)또는 동당벌이(同黨伐異)’라고도 한다. 宋(송)나라 범엽(范曄)이 쓴 후한서(後漢書) 당동전(黨同傳)에서 기원한다. 후한(後漢)시절 환제(桓帝)와 영제(靈帝)때 외척과 환관세력이 옳고 그름을 떠나 다른 집단을 무조건 배척하고 모함하던 데서 유래한다. 황제를 둘러싼 친위 집단들이 서로의 이익과 영달만을 위해 다툰다. 서로 물고 물리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의 끝은 결국 후한의 파멸이었다.

그래서일까? 고대부터 많은 성현들이 당벌을 경계해왔다. 공자는 유난히 심했다. 논어(論語)에서만 여러번 언급된다. 위령공(衛靈公)편에서 “군자는 긍지를 갖되 싸우지 않고, 군중과 함께하되 무리를 짓지 않는다(군자/ 긍이부쟁/군이부당 君子/ 矜而不爭/群而不黨)”고 기록하고 있다. 성리학의 창시자 송나라 주희(朱熹)는 “자긍심을 가진 군자는 남에게 굴복하지 않되 싸우려 들지 않고, 여러 군중과 함께 어울리되 편협된 무리를 지어 개인의 영리를 구하지 않는다”라고 주석을 달았다. 무리를 지어 사익을 취하지 말라는 충고는 위정(爲政)편에서는 나온다 “군자는 두루 친하되 결탁하지 않지만(君子/周而不比.군자/주이불비), 소인은 결탁하되 두루 친하지 않는다(小人/比而不周.소인/비이불주)”고 애둘러 말했다. 또 “군자는 인내할 줄 알아 사람과 싸우지 않고, 군중과 서로 화목하게 지내 사적 이익에 치우치지 않는다(君子善于/忍耐而不/與人爭鬪,군자선우/인내이불/여인쟁투, 與衆相和/而不偏私.여중상화/이불편사)”고 했다. 또 자로(子路) 편에서 “군자는 조화롭게 지내지만 동화되지 않고(君子/和而不同/군자/화이부동), 소인은 동화되지만 조화롭게 지내지 못한다(小人/同而不和.소인/동이불화)”고 말했다. 군이부당(群而不黨), 주이불비(周而不比), 화이부동(和而不同)이 같은 의미로 경계의 말이다. 당벌의 결과가 종국에는 비극적이라는 것을 역사는 증명해왔다. 공자도 이미 알고 계셨는지...

시민과 광장 뒤에 숨은 이들은?

극단으로 치닫는 진영 싸움에서 어느 진영에도 마음을 주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예나 지금이나 ‘낀’사람들의 심정은 불편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쟁론과 주장 그리고 상대에 대한 인정, 중재, 합의라는 시스템은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존재했다. 지금은 의회 민주주의로 통칭된다. 시스템안에서 슬기롭게 풀어내지 못하고 장외로 끌고가 이를 경쟁하듯 부채질하는 이들은 뭐하는 인간들일까?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는 심뽀는 또 어떻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속에서 이렇게 행동 하는 이들이 국회의원들이라면? 그런 몰염치는 없을 것이다. 설령 모인 시민들과 본인이 뜻을 같이 하더라도 그러면 안된다. 최소한 염치라도 있다면 “서초동이 많이 왔네. 광화문이 많이 왔네. 우리는 300만인데 니네들은 덜 모였네”등의 애기는 금물이다. 여기에 목회자랍시고 끼어서 선동하고 사리사욕까지 챙기는 이들은 또 뭔지.

지난달 서울 서초동 집회에 이은 지난 3일 광화문 집회, 또 다시 5일 열린 서초동 집회와 근처에서 열린 다른 집회, 또 이어진 9일의 광화문 집회...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이야기하고 다시 반론을 펴는 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민들이 이렇게 광장으로 나온 데는 여야 정치권의 책임이다. 당벌 형태의 무조건적 상대편 공격과 모략이 방아쇠 역할을 했다. 시민들은 국회가 제구실을 못하니 직접 나와서 얘기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여기에 편승하고 기생하려는 국회의원들이다. 원인 제공을 해놓고 잘 안되니 시민들을 꼬드기고 불러내 거기에 편승하려 한다. 몰상식 몰염치의 파벌 싸움은 양식 있는 사람들의 의식도 제거시킨다. 여야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거기서 거기다. 개인적으로는 도저히 엄두도 나지 않는 짓거리까지 당파의 이름으로 서슴없이 손쉽게 하는 것을 우리는 목도했다. 풀 수 있었던 실타레를 스스로 헝클어 놓고 지금 와서 하는 짓이 가관이다. 잘못은 다 상대 나 정부탓으로 돌린다. 매사가 나는 잘하고 잘할 수 있는데 재들 때문에 라는 식이다.

본분을 망각한 그들에게는?

“우(禹)임금은 자신이 사명을 다하지 못해 백성들이 물난리로 고초를 겪고 있다고 생각했고, 주나라 시조 후직(后稷)은 자기가 일을 잘하지 못해서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는 것으로 여겼다. 그들은 백성들의 곤경에 대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에 스스로 그렇게 조급해 했다.” 맹자(孟子)는 맹자 이루장구(離婁章句) 하편에서 우임금과 후직을 칭송했다. 천하의 성군으로 불리운 우임금은 13년동안 홍수와 싸워 이긴 치수(治水)의 달인이요, 후직은 상고시대부터 농사(農師)로 유명한 인물이다. 칭송받아 마땅하지만 이들은 허물을 매사 자신에게서 찾으려 했다.

기기기닉(己飢己溺)은 내가 굶주리고 내가 물에 빠진 듯 타인의 고통을 내 고통처럼 느낀다는 의미다. 자기희생, 이웃사랑의 정신이 없이는 행할 수 없다. 이런 사명감까지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바라지도 않는다. 제발 임기 4년 동안 며칠이라도 생각해 봤으면 한다. 또 목회자들은 교회로 돌아가라. 시민들의 광장에서의 외침도 울림이 컸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7일 “최근 표출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보장 못지 않게 검찰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 모두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모자란 국회에 다시 공을 넘겨주고 지켜보자. 투표로 본때를 제대로 보여주자. 내년 총선이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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