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철길따라 전국 방방곡곡으로

- 사람과 사람을 잇는 한국철도의 사회적 가치 실현

한국철도공사는 전국 600여개 역을 운영하며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대한민국 대표 교통 공기업이다. 국내 전역에 지역본부와 사업장을 갖고 있는 한국철도는 업의 특성상 본사 뿐 아니라, 전국 차원의 지역밀착형 사회가치 구현활동을 펴고 있다. 특히, '사람·세상·미래를 잇는 대한민국 철도’라는 슬로건 아래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며 교통복지 증진 및 지역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 등 전국 방방곡곡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사회적 책임활동에 나섰다.

공공택시 철도연계서비스 이용과정. 사진. 한국철도공사

#오지마을 주민들과 기차를 잇다

한국철도는 산간벽지 오지마을 주민들의 이동권에 주목했다. 강원도 태백의 귀네미마을과 같은 오지에서는 하루에 마을버스 운행이 2-3번에 그치는데다, 버스를 타기 위한 정류장까지의 이동 거리도 만만치 않다. 몇몇 오지마을에서는 근방 기차역까지 최대 2시간 가량이 소요돼 기차를 이용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게다가, 대다수가 고령층인 주민들은 기차역에 도착하더라도 티켓이 없어 원하는 시간대에 탑승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도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자녀 방문 등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철도는 교통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의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두 팔을 걷었다. 공사는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공공택시 지원사업'(산간벽지 낙후지역 주민대상 택시요금 지원사업)에 착안하여 오지마을과 가까운 역을 연결하는 ‘공공택시 철도연계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었다.

공공택시 철도연계 서비스는 전화 한 통으로 택시와 기차표 예약을 한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다. 이용방법도 간단하다. 공공예약서비스를 신청한 오지지역 주민들이 해당역이나 철도 고객센터에 연락하면 원하는 기차표와 함께 출발역까지 이동을 돕는 택시가 예약된다.

서비스 도입 후, 마을과 역까지의 거리는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강원도 태백 귀네미마을에서 태백역까지 최대 111분이나 걸리던 거리가 최소 32분까지 단축됐다. 태백역 관계자는 ”서비스 도입 후, 전화 한 번으로 택시와 기차표를 예약하고, 시간을 절약했다는 점에서 주민분들의 만족감은 기대 이상”이라고 전했다.

서비스가 알려지기까지 지역내 역장들의 숨은 노력들이 적지 않았다. 코레일은 지난 해 5월 해당 서비스를 전북 임실군과 정읍시에 시범 도입후, 6월부터 역장들이 직접 지자체와 마을을 돌며 홍보, 이용이 활성화되도록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주민들은 돈 몇 푼 안들이고 역까지 가면서 시간은 절반 이상이 줄어든다고 하니 처음엔 믿지 않기도 하였다. 마을 이장님들과의 잦은 만남과 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으로 점차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늘어갔다.

나아가 한국철도는 마을주민, 지자체와 협의체를 구성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방안 마련에도 함께 고민했다. 연계서비스가 시행중인 부산 및 충주에서는 지자체, 마을대표, 철도공사의 지역본부가 함께 서비스 개선과 이용 활성화를 위해 ‘공공택시-철도 연계 서비스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철도공사와 지역별 역장들의 노력으로 올해기준 41개 역, 약 200여개 마을에서 공공택시 철도연계 서비스가 자리를 잡았고, 올해 5월 기준으로 누적 5,881명의 주민들이 이용했다. 지난 해 국민의 삶을 세심히 살핀 사례로 정부혁신 경진대회 우수사례(대통령상 수상)로 주목받게 되었다.

작년 8월 부산역 5층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회의실에 열린 '부산역 마중물 영업장 창업지원 협약식' . 사진. 한국철도공사

#사회적약자와 사회를 잇다

한국철도는 소외계층의 일자리에도 관심을 쏟았다. 이는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아 떨어졌다. 철도공사는 철도의 특성을 고려하여 기차역의 공간에서 철도 이용객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 창출에 힘썼다.

지난해 11월 출산장려정책 지원을 위해 나선 미혼모의 경제적 자립 사업이 대표적인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사례다. 공사는 생계와 양육의 이중고로 고통 받는 미혼모들을 위해 부산역에 영업장을 제공하고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시작했다. 아동인권 관련 전문가, 지자체와 사업 아이템 및 협력방안을 검토한 끝에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유통, 부산광역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네 기관의 긴밀한 업무협력으로 마침내 부산역에 미혼모 마중물 사업장 1호점(소당카페, 소당은 ‘소중한 아이, 당당한 엄마’를 뜻하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육성)을 열었다. 육아와 일자리를 병행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배려하고 요식업 전문기술도 전수하는 등 미혼모 맞춤형 일자리로 시작부터가 남달랐다. 수익금 중 일부를 재투자하는 마중물 사업 구조로 2호점 오픈과 사회적기업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철도하면 떠오르는 노숙인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12년부터 한국철도는 ‘노숙인 희망일자리 사업’을 남모르게 하고 있었다. 서울시, 다시서기 지원센터와 협력해 서울역 주변 노숙인들에게 청소, 환경정화 등의 일자리와 자활상담·교육을 제공하는 직업재활 프로그램과 연계하고 있다. 한국철도는 노숙인의 급여와 식비를, 서울시는 주거와 생활을, 다시서기 지원센터에서는 직업훈련과 자립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서울역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노숙인 문제가 있는 부산역, 전역, 동대구역, 청량리역, 수원역, 영등포역까지 확대됐다.

이 사업의 반향은 컸다. 프로그램 참가 노숙인 중 35%가 참여 후 공공근로 및 일반취업 등 상위 수준의 일자리를 갖게 됐다. 사후만족도 조사에서도 일자리를 갖는데 도움이 됐다는 답변이 95%에 달했다. 한국철도의 일자리 창출사업이 사회에서 멀어진 노숙인과 사회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전통시장 관광열차. 사진. 한국철도공사

#소상공인, 전통시장, 사회적경제 등 서민경제와 철도를 잇다

한국철도는 2013년부터는 전국 지역별 18개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관광 전용열차 '팔도장터열차‘를 운영중이다. 매년 대표 전통시장을 선정해 장터열차 이용객에게 이용요금을 할인하고 온누리상품권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철도공사, 코레일관광개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협력하고 있다. 관광열차를 이용한 승객들에게는 지역중심의 관광과 전통시장 이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대표적 사업이다.

지난 8월에는 한국철도 사장이 직접 대전 인근의 전통시장과 자매결연을 맺고 1사 1 전통시장 장보기를 하는 등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9월 전국 18개 전통시장으로 확대됐다.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추석명절 ‘사회적경제 특별 판매‧홍보전’을 본사 사옥로비와 전국 11개 역에서 개최하여 철도 이용객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 직거래 장터도 열었다.

한국철도는 사회적경제기업의 민간부문 홍보 및 판로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사회적경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및 지역별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전국적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왔다. 임시매장 및 상설매장과 사무공간 등의 공간을 공유하며 사회적경제의 활동무대를 기차역으로 넓혀 철도 이용객과의 만남의 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9월 2일에는 한국철도 본사 사옥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소기업 기술 전시회 및 구매상담회 등 ‘동반성장 박람회’도 개최했다. 박람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지역민과의 접점이 많은 한국철도의 사회적 역할에 맞는 협력관계의 가치를 이날 행사를 통해 살펴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9월 25일에는 국방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 대전역에서 ‘청년‧장병 중소기업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우수한 인재를 찾는 대전지역의 강소기업에게 지역의 군부대와 특성화고 및 대학의 청년‧장병과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 준 것이다. 취업에 걱정이 많은 세대에게 지역의 우수한 중소기업에 취업할 희망을 선사한 행사로 연중 지역별로 찾아가는 ‘중소기업 취업 희망열차’도 운행하고 있다.

산간벽지의 교통약자와 사회적 소외계층부터, 전통시장 등 구석구석까지 전국의 철길을 따라 확산되고 있는 한국철도의 지역밀착형 사회가치 구현활동이 어디까지 뻗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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