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적 측정방법, DBL(더블바텀라인)등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론에 대한 전문가 의견 활발  

2차 사회적가치 법제포럼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그리드플레이

제2차 사회적 가치 법제포럼이 한국법제연구원 주최로 사회적 가치 연구, 법학 및 경제 전문가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일 개최됐다.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론'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측정 전문가들의 발표와 참가자들의 자유토론 형태로 진행됐다. 

첫 발제를 맡은 정도진 중앙대학교 교수는 사회적 가치의 정의 필요성과 회계적 관점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을 설명했다. 

정 교수는 "회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된 기업활동의 여부"라 말하면서,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영업손익이기에 특히, 주된 경영활동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계적 측면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된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직접적이고, 의도적으로 창출된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공익적 결과"라 정의한뒤, "경영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기부활동, 취약계층 고용 후 이직 임직원 임금향상 등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 사례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SV(공유가치창출), SV(사회적 가치)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정립하는 것이 법제화 할때 고민해야하는 부분"라면서, "과거의 개념으로 법제화를 진행한다면 현재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고, 용어 정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회계측면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을 제품판매와 구매 경우를 예로 설명했다. 그는 폐유로 사용하는 전등을 만드는 기업이 제품을 판매하여 2,000만원의 수익이 발생 했을 경우 2,000만원을 사회성과매출로, 제품 구매 시에 공정무역 원두 및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 했을 경우도 구매 금액만큼을 사회성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판매와 구매는 3자와의 거래이기에 측정이 가능하지만, 특정업체가 오염물질을 배출하여 제품을 생산한 경우와 같이 제 3자와의 거래가 없는 경우는 회계의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아 측정이 쉽지 않다"며,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음을 말했다.  

정아름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박사는 DBL(더블바텀라인)의 개념과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정 박사는 DBL을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담아 경영을 하겠다는 철학을 담은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이라 말하며, △경제간접 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 △비즈니스 사회성과(환경, 사회, 거버넌스) △사회공헌 사회성과(CSR프로그램, 기부, 자원봉사 등) 3가지로 분류하여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DBL활용의 이유를 “과거 재무적 가치로만 의사결정을 하던 기업들이, A제품보다 B제품 판매 시 이윤이 감소하더라도 사회적 가치 증가폭이 더 큰 경우 B제품 판매를 선택 할 수 있도록,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균형있게 창출하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하게 돕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의 사회적 가치를 '기업의 경영활동이 사회문제해결에 기여한 사회성과의 총합'이라 정의하며, 영업외의 활동도 측정하는 점이 회계관점의 측정방법과 차이점이라 말했다. 

SK의 사회적 가치 3가지 측정원칙도 소개했다. △측정가능한 모든 기업활동에서 가치측정(제품 개발, 생산, 비즈니스 파트너 협력 등)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결과(outcome)로서의 사회적 가치 측정 △사회적 가치 화폐화를 언급하며, ”정 교수님이 말한 회계측정 방식에서는 input(투입금액)을 측정하지만, SK에서는 투입금액으로 인해 창출 된 결과(outcome)도 함께 측정한다"고 말하며 회계측정방식과 DBL측정방식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사회성과측정 프로세스를 △성과정의 △사회가치여부 판단 △지표정의 △사회성과계산 △기여분 계산 △미보상 성과계산 등 6단계로 설명하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정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소비자의 사회적 경제 제품/서비스 구매의도와 지불의사금액(WTP, WillingToPay)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사회적 경제 상품에 대한 경험 △지역별 사회적 경제정책 △상품·서비스 만족도 3가지 요인이 소비자의 제품 구매의도와 WTP에 크게 기여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경제 기업 제품구매 혹은 이용 경험이 많거나 기업의 상품·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소비자들의 경우 사회적 경제 제품/서비스 이용 및 구매 의도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조례제정 및 민·관협의체 운영조직 유무 등 지역별 사회적 경제 정책은 소비자 구매의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는 "아직까지는 지역 소비자들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구매 의사에 있어 사회적 경제정책 의한 영향은 크게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선임연구위원은 사회적 경제 기업 상품/서비스 대한 경험은 향후 구매의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당 기업에 대한 인적, 물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경제와 소비자의 접점 형성 및 인식제고도 중요한 과제다"고 말했다.

2차 사회적 가치 법제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그리드플레이

전문가들의 발제 이후 사회적 가치측정 방법론에 대한 참가자들의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명확한 정의 필요성과 측정 시 고려할 점, 측정의 한계점 등에 대한 제안들이 공유됐다. 

임봉규 사회적가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직까지 사회적 가치 측정은 주주들에게 도덕적으로 호소 하는 것 이외에 증명 할 방법이 없다"고 말하며, "측정 시 전략체계적인 부분을 반영하고, 영역별, 기업의 소유구조별로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고 주장했다. 

신경철 사회적기업연구원 본부장은 "사회적 가치측정을 제도화 할 시에는 기관 간 비교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본전제로, 측정주체들이 측정결과에 대한 차년도 계획들도 함께 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배임문제를 언급하며, “이사진이 이윤을 희생하면서 사회적 가치 추구 할 경우에 발생하는 배임 문제에 대한 대안도 법제화에 담아야 한다” 고 말했다. 

구자경 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경제지원실 팀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데 있어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 말하며, “측정 방법론은 결국 측정한 결과를 어떻게 활용 할 것이냐가 관건이기에, 법제화 이전에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정의 할지, 어느 수준까지 측정 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에서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훈 법무법인 더함 변호사는 "가치 측정 법안 마련 시, 어떤 방식의 평가를 통해 기업·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향상 시킬 지 고민해야 한다"며, "현 공공기관 경영평가처럼, 기관들 간 줄 세우기 위한 입법은 자제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종재 PSR(공공기관사회책임연구원) 대표는"여러 연구기관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 툴을 개발하고 자신있게 내세우고 있지만, 측정 툴에 대한 객관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배성기 사회적가치연구소 소장은 사회적 가치를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반대하는 여론과 토론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정의와 관점을 찾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조용혁 한국법제연구원 전략사업실 실장은 토론 마지막 발언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충분한 토론과 공감대 없이 서두르다 보니 개념에 대한 혼란과 논란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여러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모인 이 자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조화롭게 연구와 및 입법을 추진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실장의 발언을 끝으로 3시간 가량의 토론이 끝났다.  

포럼 내 좌장을 맡은 이원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디어SR에 "오늘 포럼을 통해 제도화나 측정 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어느 한쪽의 가치가 과소평가 되지 않도록 이 자리를 비롯해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 할 필요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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