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제공. 네이버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대중과 가장 가까운 ICT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는 '국내 최고 포털'의 이점을 이용해 공익사업의 접근성을 높여 문화 전파라는 재단 본연의 목적을 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네이버의 대표적 공익법인 네이버문화재단은 지난 2010년 네이버에서 10억원을 출연받아 출발했다. 창작자와 향유자 모두에게 문화 공유의 장을 제공하겠다는 설립 취지에 맞게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를 발굴해 창작 활동과 공연 기회를 지원하고 있다. 

재단의 공익 사업은 모두 네이버 사이트와 연계해 진행됨으로써 대중에게 공익 사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말하자면 네이버 포털을 이용하는 모든 이용자가 공익 사업의 대상인 셈이다. 예를 들면 실력 있는 인디 뮤지션을 발굴하는 '온스테이지'는 라이브 공연 기회를 지원하는 동시에 네이버뮤직을 통해 해당 음원을, 네이버TV로 라이브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제공한다. 온스테이지뿐 아니라 재단이 진행하는 모든 사업의 결과물이 네이버 포털에 소개된다. 

네이버문화재단 관계자는 2일 미디어SR에 "네이버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열린연단, 온스테이지, 헬로아티스트 등의 사업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대국민 공익 서비스로, 참여하는 데 따로 비용이 들지 않고 공연으로 얻은 수익금은 전부 해당 아티스트들에게 창작 지원 명목으로 환원한다"라고 밝혔다.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 '열린연단' 오프라인 강연 현장(제공. 네이버문화재단)

재단은 이러한 공익사업에 총자산(약 49억원)보다 많은 78억원 가량의 목적사업비를 지출했다. 대기업 소속 재단들이 막대한 재산을 쌓아놓고 목적사업에 총자산의 1%도 안 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네이버에서 기부한 35억원의 기부금이 목적사업 재원으로 활용됐다.

네이버 계열사 주식 또한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네이버가 공익법인을 통한 지배력 확대 등의 꼼수에서 벗어나 비교적 성실하게 공익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여타 대기업 소속 재단들과 달리 지배 구조의 정점에 총수 일가가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실질적 총수 이해진 GIO가 해외 투자 부문을 맡으면서 국내 사업은 한성숙 대표이사 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한성숙 대표는 NHN에서부터 네이버 서비스본부 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내부 인사다. 이해진 GIO는 본인의 네이버 총수 지정을 불편해하며 스스로 "네이버 계열사에 영향력이 없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네이버문화재단은 총자산 100억원 미만으로 외부 회계 감사보고서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에도 감사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는 바람직한 행보를 보였다. 국세청 홈택스 외에 재단 홈페이지에도 감사보고서와 기부금 활용실적 명세서를 게시했다. 규제의 빈틈을 이용해 감사보고서 표지만 올려놓거나, "규정상 위반된 게 없다"라면서 공익법인의 의무를 자의적으로 축소 해석 하는 타 재단에 좋은 본보기가 된다.

한편 네이버문화재단의 이사장은 채선주 네이버 부사장(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OO)이 맡고 있다. 재단 홈페이지에 이사진 프로필을 올리지 않아 이사회 구성을 알 수 없는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채선주 이사장 외 이사진으로는 황순설, 김학균, 임성연, 유승재 이사가 등재돼 있다. 

유승재 이사는 NHN 및 네이버 이사를 거쳐 네이버 뮤직&컬쳐 부문 리더를 맡았던 인물이며, 황순설 이사는 네이버의 또 다른 공익재단인 해피빈 이사를 역임했던 전 삼성화재 상무이다. 문화 분야 전문가보다는 네이버와 관련된 인물들이 과반수 이사회를 이루고 있어 재단 운영 전문성은 약점으로 꼽힌다.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문화 재단별로 각자 주력하는 성격들이 다르다"라면서 "IT기업 재단은 IT 문화를 담당하는 이사진으로 (구성돼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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