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 : 각사 제공
[미디어SR 이승균 박세아 정혜원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최근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 미래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3세 경영인들의 광폭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2015년 사령탑을 맡아 안정감 있는 경영을 이어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룹 전면에 나서 현대자동차그룹을 수소경제로 견인하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핵심 계열사를 지키기 위해 타 그룹과 소송전을 불사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주인공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안정감 있는 현장 중심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이 같은 평가가 나오는 것은 타 기업의 기술 분쟁, 대법원 파기환송 건 등 각종 대외 변수에도 부지런히 국내외 사업장을 다니는 경영 행보를 보여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대법원의 파기환송 선고로 2심 재판부의 유죄 판결 가능성이 더욱 커졌음에도 다음 달 추석 연휴 삼성물산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 공사현장으로 출장을 가 주위 시선을 모았다.
 
이 부회장의 해외건설 현장 방문은 처음 있는 일로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물론 이번 달에도 삼성 아산시 탕정 사업장에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을 위해 13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최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재 영입, 인수합병과 같은 이 부회장의 행보가 부각되고 있다"며 "누가 경쟁업체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비교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속도 경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에 비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지 8개월 만에 앞장서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4일 완전 자율주행 기술 보유한 앱티브와 미국에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2조 4천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예상 밖의 일이다.
 
업계에서는 경기도 남양연구소와 의왕연구소에서 자율주행차 연구 개발을 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완전 자율 주행에 해당하는 5단계 기술 자체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 역량을 결합하면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앱티브 설립 소식을 알린 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속도 경영은 30일 모빌리티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드러난다. 자율주행 생태계 선점이라는 목표를 세운 지 일주일 만에 항공 자동차라는 신시장 개척 계획을 발표했다. 한전 부지를 10조원에 매입해 생긴 부동산에만 관심을 갖는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한 번에 벗겨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정 수석부회장 이후 의사결정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다"며 "이와 함께 전략적 투자에도 속도감이 붙고 있다"고 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재계 1위와 2위 3세 경영 이상으로 가장 많은 변화를 추구하는 인물이다. 타 그룹과의 유혈 출혈을 불사하며 조직의 사활을 걸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구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는 3세 경영 체제의 리더십 구축과 조직 안정화를 위한 접근이라는 해석과 외부 위기로 인한 필연적인 행보라는 두 가지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SK와 삼성전자는 물론 유럽 가전업체와의 소송전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의 수차례 걸쳐 지속된 소송전에 이어 LG디스플레이의 미래를 두고도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 신고하면서 전면전 양상을 만들고 있다.
 
LG전자 측은 터키 국적 기업 계열사로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백색 가전을 판매하는 회사에도 견제구를 날렸다. 독일에서 유럽 가전업체 아르첼릭, 베코, 그룬디히 등 3개 회사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소송을 제기했다.
 
구 회장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는 `양반`이다. 사람과 화합을 중심으로 한 경영 철학을 보유한 LG그룹의 총수여서다. 그러나 제2의 반도체로 꼽히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추격에 나선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기업 견제에 나서면서 공격적 경영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반면, LG그룹 홍보실은 기업 이미지에 맞게 이러한 해석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책임 경영 체제로 계열사별로 CEO가 각자 판단하고 경영해 (구광모 회장의) 입김을 받거나 그렇지는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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