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이승균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상장사가 공격적인 투자로 재무부담 확대 우려에도 차입금 규모를 급격히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과 SK 등 경쟁 기업과 갈등을 확산하고 있는 LG 주력 계열사의 차입금 증가 규모가 눈에 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과감한 베팅을 하면서 지난해 말 5조원 대 불과했던 차입금이 올해 상반기 말 8조 5천억원으로 확대됐다. 전년 하반기 대비 60% 가까운 증가로 올해 3월과 4월에만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2조원 가까운 자금을 조달했다.
 
LG디스플레이 2분기 순차입금은 2017년 2조 2420억원에서 2019년 상반기 말 8조 9060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42%, 순차입금비율은 61%로 OLED 중심 중장기 투자를 집행하며 차입금 비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양산 돌입에 이어 하반기 소형, 대형 OLED 안정적 양산을 위해 추가 투자가 진행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7월 파주 공장 내 10.5세대 OLED 생산라인 신설을 위해 3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해 차입금 규모는 지속해서 늘어날 예정이다. 올해 2분기 매출 5조 3434억원에 영업손실 3687억원을 기록해 재무부담 확대와 동시에 신용도 하락 우려가 있음에도 QLED에 13조원을 신규 투자에 나서기로 한 삼성에 대응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도 적극적으로 차입금 규모를 늘려 가며 새로운 먹거리 마련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차입금은 2016년 9천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4조 9천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배당성향 확대, 자사주 취득 등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LG화학과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선행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외에도 SK하이닉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신성장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올해 들어서만 1조원 넘게 종잣돈 마련을 위해 차입금을 늘렸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들이 상당 규모 투자를 확대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빚 증가 속도가 상당해 이자 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 반면,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정체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한 차례 신용등급이 강등된 사업 들은 본격적인 비용 줄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가 더 나빠지면 부실 계열사를 매각하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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