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임팩트스타' 9월호 커버 스타 모모랜드 연우.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한혜리 기자]

모모랜드라는 이름으로, 또 연우라는 이름으로 달리고 또 달리는 연우. 쉬지 않는 그의 다음 스텝은 어디로 향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Q. 지난여름 생일이었네요. 그날은 뭘 하며 보냈나요?

연우: V앱 했어요. 하하. 친구들과 소소하게 밥 먹고 V앱이 그날의 가장 큰 행사였어요. 원래 생일을 잘 안 챙겨요. 8월 1일은 여름방학이기도 하고 휴가철이라서 그냥 지나갈 때가 많았거든요. 보통 가족 휴가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가잖아요. 친구들은 다들 바닷가로 놀러 가니 저를 만날 수 없는 거죠.

Q. 방학 때 생일이면 손해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연우: 맞아요! 하하. 그렇지만 워낙 집에서도 저녁밥 한 끼 먹는 정도로 넘어가고 크게 챙기지 않았어요. 데뷔하고 나서 V앱 하는 걸로 만족하고 있어요. 팬들과 함께 보낸다는 것 자체로도 행복해지거든요.

Q. 뜻깊은 생일이었겠군요.

연우: 네! 데뷔하고 나서 생일을 맞아보니, 팬분들께서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정말 마음으로 살뜰히 챙겨주시더라고요. 편지로 마음을 전하거나 축하 광고 같은 것도 해주시고. 이번엔 오히려 제가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향수랑 캔들을 직접 만들어 선물하기로 했어요. 보통 생일에는 받기만 하잖아요. 반대로 누구에게 주기로 한 생일은 처음이라서 되게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Q. 한여름에 태어났는데, 속설처럼 더위에 강한 편인가요?

연우: 와, 이건 전혀 아니에요. 하하. 저는 더위에 정말 약해요. 어느 정도냐면, 추운 날 반바지 입고 공연하는 건 할 수 있는데, 더운 날 긴 팔 입고 공연하는 건 숨이 막혀요. ‘여름에 태어나서 엄마를 힘들게 했기에 이제 와서 벌 받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했어요. 어렸을 땐 웬만하면 여름에 집 밖을 안 나갔을 정도예요.

Q. 그럼 겨울을 더 좋아하겠네요?

연우: 원래는 그랬어요. 하지만 데뷔하고 보니 모모랜드 기념일들이 여름에 많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데뷔 천일이었고 멤버들 생일도 여름에 많고요. 저에게 여름은 기분 좋은 일이 많은 계절로 바뀌었어요. 몸은 여름을 거부할지언정 마음은 여름을 좋아해요. 하하.

매거진 '임팩트스타' 9월호 커버 스타 모모랜드 연우. 사진. 구혜정 기자 
카멜 니트와 포레스트 그린 베스트, 리넨 팬츠 모두 COS. 이어링 로제도르. 스트랩 슈즈 레이첼 콕스.

Q. 오늘 촬영 때 보니 몸도 잘 쓰고 무드도 빨리 캐치하더라고요. 덕분에 멋진 컷이 나왔고요.

연우: 감사해요. (웃음) 사실 애교 많고 귀여운 콘셉트보다 자연스러운 콘셉트를 좋아해요. 그런 기회가 흔하진 않은데, 주어질 때마다 잘하려고 노력하죠.

Q. 새로 합류하는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도 ‘잘하려고 노력’ 중이겠네요.

연우: 아무래도 첫 드라마다 보니 긴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정말 저한테는 대 선배님들이시잖아요. ‘폐 끼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가득했어요. 근데 이게 사람을 경직되게 만들고 더욱 위축되게 만들더라고요. 이제는 ‘제대로 해내야지’라고 생각을 고쳤어요. ‘NG 내서 선배님들을 불편하게 만들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보단 ‘지금 제대로 해내야지’라는 생각으로요. 그래도 아직까지 두근두근해요.

Q. 무대에 설 때랑은 또 다르죠?

연우: 물리적으로 말하자면 카메라를 쳐다봐야 하는 거랑 사람을 쳐다봐야 하는 것부터 다르긴 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결론적으로는 교감을 한다는 데에 있어 비슷한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그 과정 안에서 겪는 감정이 같다고 할까. 무대도 그랬어요. 단순히 카메라 앞에서 무대를 완성하는 게 끝이라 생각했는데, 그 아래엔 관객이 있고 카메라 너머엔 감독님들이 계시잖아요. 생각보다 사람하고 나누는 게 많은 일이에요. 아마 연기도 그런 것 같아요.

Q. 출연진도 그렇고 기대되는 코믹 작이에요. 코믹 연기에는 자신 있나요?

연우: 예상치 못하게 웃긴단 얘기를 듣거든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가끔 웃길 때도 있고 조금 편해지면 재밌는 사람 같아요. 낯을 가려서 그렇지. 근데 사람들은 제가 낯가리는 걸 잘 모르더라고요. (웃음)

Q. 맞아요. 저도 못느꼈어요.

연우: 마음속으로는 정말 긴장하고 있어요. 낯을 안 가리면 정말 재밌는 사람인데 말이에요. 걱정도 되지만 현장에서 꾸준히 해내다 보면 금방 적응하지 않을까 싶어요. 선배님들께도 많이 배우고요.

Q.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잖아요. 낯을 가리면 이런 부분들이 어렵지 않나요?

연우: 처음은 오히려 쉬워요. 중간이 어렵지. 처음에 말 트는 과정하고 끝에 친해지는 데에는 정말 쉽거든요. 중간 과정에서는 내가 어디까지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이 사람에 대해 어떤 것까지 알아도 되는지가 고민되더라고요. 확실히 쉽진 않아요. (웃음)

Q. 꽤나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생각이 깊어서 그런 걸까요?

연우: 생각이 많아요. 복잡하다고 해야 하나? 하하. 근데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아요. 외모가 어떻다거나, 성격이 어떻다거나, 그 사람이 나한테 어떤 말을 한다는 건 정말 심할 정도로 금방 잊어버려요. 정말 저한테 욕을 해도 다음 날 웃으면 신경 안 쓸 정도로 무신경한데, 저 자신에 관해선 생각이 진짜 많아요. 내가 어디까지 해야 될까, 어디까지 말해야 할까 같은.

Q. 요즘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연우: 음,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저를 소중하지 않게 생각할 때 고민이 돼요. 어렸을 땐 ‘아 뭐야, 나도 싫어!’라고 그쳤다면, 지금은 ‘내가 이렇게까지 마음을 줬는데 왜 저 사람은 나를 이렇게 생각해주지 않지?’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Q. 공감해요. 그런 고민이 자신을 움츠러들게 만들죠.

연우: 맞아요. 그래서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니 뭔가 해소되는 느낌이었어요. 사실 제가 원하는 데로 사람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정말 제가 원하는 데로 그 사람이 반응해주길 바란다면 제가 더 노력해야겠죠.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Q.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굉장히 필요한 것 같아요.

연우: 지금까지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 정리를 미뤘던 것 같아요. 또 안 좋은 감정에 묶여있기엔 저는 행복하게 해야 할 일들이 눈 앞에 더 많으니까요. 즐겁게 해내야 하니까 그 감정을 내내 신경 쓸 수 없었던 거죠.

매거진 '임팩트스타' 9월호 커버 스타 모모랜드 연우. 사진. 구혜정 기자
레더 재킷 COS. 링과 네크리스 모두 로제도르.

Q. 예능에서 본 연우의 모습은 굉장히 ‘쿨’해 보이기도 하고 엉뚱해 보였어요.

연우: 실제론 더 ‘쿨’해요. 하하. 쿨한 게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물론 남에게 상처 주는 데에 있어 쿨한 건 ‘쿨하지 못한 거’지만, 나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 쿨한 건 멋진 일이잖아요! 더 쿨할 수 있는데, 너무 한 번에 보여드리기엔 아직 시간이 많으니 조금씩 제 모습을 보여드릴 거예요. (웃음)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도 조금씩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본인이 생각하기에 웃기는 데 재능있어요, 웃는 데 재능있어요?

연우: 웃는 거요! 저는 진짜 쉽게 웃어요. 거짓말로 웃는 게 아니라 정말로, 누가 아무도 안 웃을 개그를 치잖아요? 그럼 제가 어디 구석에서 혼자 미친듯이 웃고 있을 거예요. 하하. 그러면 멤버들이 저한테 “정말 고맙다. 이걸 받아주네?”라고 해요. 저는 진심인데. (웃음) 웃음이 많은 게 또 남들이 보기엔 웃긴가 봐요. 제가 웃는 걸 보고 또 웃더라고요.

Q. 웃는 모습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 표정과는 정반대의 얼굴이 나와요.

연우: 그렇게 느껴주셔서 다행이에요.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Q. 앞으로 기회는 많으니까요.

연우: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잡아야지! 잡아서 놓지 않을 거예요. 하하.

Q. 평소 성격은 어때요?

연우: 정말 무던해요. 이게 무던한 건가? 상처받을 말을 들어도 그 당일에는 울겠지만, 다음 날엔 아무렇지 않아요. 기억에 남지도 않고. 기쁜 일이 있어도 동네방네 떠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요. 혼자서 기쁘면 기쁜 거고, 슬프면 슬픈 거예요. 감정이 오래 머물지 않아요.

Q. 그래서 생일을 소소하게 챙기는군요.

연우: 네. 사실 원래 성격이 엄청 무뚝뚝해요. 데뷔하고 나서 많이 바뀐 거예요. 집에서도 무뚝뚝한 딸이죠. 아주 아기 땐 애교가 많았던 게 기억나요. 그러니까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하하. 부끄럽고 창피하고. 가족들에게 그렇게 했다는 게 부끄러워서.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하하.

Q. 가족들은 방송에 나오는 연우가 새로웠겠네요?

연우: 맞아요. 방송 나와서 모르는 분들이랑 친하게 얘기하는 걸 보면 ‘우리 딸이 저러기도 해?’라고 놀라세요. (웃음) ‘너 되게 친근감 있는 사람처럼 나왔어’라며 신기해하세요. 생각해보면 저도 좀 신기해요.

Q. 부모님이랑 같이 모니터링을 해본 적 있어요?

연우: 어휴, 그건 정말 못하겠어요. (일동 폭소) 부모님께 찾아보지 말라고 할 정도로 아직 부끄러워요. 오랜만에 본가에 놀러 갔을 때 하필 제가 녹화한 방송을 보려 해요. 그럼 전 방에 들어가 버려요. “난 안 볼 거야. 제발 꺼~”라고 하면서요. 하하.

Q. 언니랑 사이는 어때요?

연우: 진짜 좋아요. 원래는 정말 현실 자매였어요. 많이 싸우기도 했는데, 진짜 신기한 게 언니도 이제 20대 후반으로 달려가고 있고 저도 20대 중반을 앞에 두니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족이 더 소중해지더라고요. 이제는 언니랑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고 친구 같아요. 언니가 절 너무 좋아해요. 크면서 제일 친한 친구가 되는 것 같아요. 제일 소중한 친구.

Q. 취향도 닮아가지 않나요?

연우: 닮기가 싫어도 닮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어릴 땐 같은 방을 쓰기도 하고 환경이 같으니까요. 또 키가 크면 옷 사이즈가 비슷하잖아요. 닮기 싫어도 주워 입다 보면 결국 비슷해지고. 피하고 싶어도 이렇게 되나 봐요. 하하.

Q. 연우의 패션 취향은 어떻게 되나요?

연우: 깔끔하게 입는 걸 좋아해요. 액세서리도 잘 안 하고 네일도 안 해요. 유일하게 피어싱을 했는데, 그것마저도 요즘은 잘 안 해서 다 막히더라고요. 사실 저 민소매도 안 입어요. (웃음) 노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Q. 더위를 많이 탄다면서요?

연우: 네, 그래서 참아요. 민소매는 해외 갈 때 정도? 도전하는 마음으로 입어요. 치마도 사실 거의 안 입고요. 바지를 엄청 좋아해요. 청바지에 티셔츠 같은 편안한 스타일이요. 집에 청바지가 한 30개는 있어요. 다 비슷한데, 다 달라요. (웃음) 같은 것도 있을 거예요, 분명히.

매거진 '임팩트스타' 9월호 커버 스타 모모랜드 연우. 사진. 구혜정 기자
시스루 블라우스 자라. 그린 수트 스튜디오 톰보이. 블루 슈즈 레이첼 콕스. 라파스라줄리 세팅 링 로제도르.

Q. 예전 인터뷰에서 멤버들은 연우를 4차원을 넘어 32차원이라고 했어요. 인정하나요? (웃음)

연우: 저는 인정할 수 없어요. 저는 정말 단순한 사람이에요. 하하. 그냥 그거에요. 저 자신에 대해선 복잡한 속내를 갖고 있지만 외부 반응에 대해선 단순해요. 그게 오히려 너무 단순하니까 복잡해 보이나 봐요. 지금 제가 마시는 음료수를 누가 가져가도 신경 안 써요. 세상만사에 관심이 없는 타입이랄까요. 그러니까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아요. 보통 사람들은 서운한 점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잖아요. 근데 저는 "음? 상관없는데?"라고 마니까. 그럼 “뭐야? 이상해! 특이한데?” 그러죠. 맨날 ‘연우는 어떤 사람?’ 이라고 물어보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쓰더라고요. 세상에, 저흰 모두가 이상한데! 하하.

Q. 혹시 그럼 물건도 잘 잃어버리나요?

연우: 엄청 심해요. 잃어버리는 수준이 아니라, 놓고 다니는 거예요. 하하. 근데 저는 포기도 빨라요. 그냥 ‘사고 말지’라고 넘겨버려요.

Q. 최근에 잃어버린 건 뭐예요?

연우: 당일에 산 파운데이션을 잃어버렸어요. 새것을. 아! 모자도요. 모자를 쓰고 혼자 산책하다 벤치에 앉았는데 더워서 모자를 잠깐 벗었어요. 그대로 벤치에 놓고 집으로 온 거예요. 근데 다시 가기가 너무 덥고 귀찮아서 그냥 포기하고 왔어요. 세상에 모자는 많으니까. 아! 이런 것 때문에 멤버들이 특이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빠른 포기와 빠른 수긍? (웃음) 속을 알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Q. 속을 모르겠단 표현은 속이 깊다는 표현과도 가깝죠. 생각이 많은 편인가요?

연우: 제가 생각하기엔 알 수 없는 속이 그 전부예요. 하하. 그게 끝이에요. 정말 단순해요.

Q. 본인의 매력 포인트를 꼽자면요?

연우: 사람들은 제가 이런 성격인 줄 몰라요. 새침데기일거라고 생각하시거든요. 실제론 새침데기와는 되게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이런 반전과 제 본래 성격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제 성격이 좋거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저의 부분이기도 하고요.

Q. 새로 들어가는 캐릭터는 본인이랑 닮은 것 같나요?

연우: 닮은 것 같아요. 정확히 말하자면 닮았다기보단 제 나이 또래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이번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그래요. 독특하지만 일상에 녹아 있는 캐릭터들이에요.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요?

연우: 이번에 공감 가는 역할을 해봤으니 다음엔 조금 복잡한 역도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액션? 하하. 연기도, 무대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보다 좀 더 감각적인 느낌을 보여드리고도 싶고. 또 그런 모습이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아직은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매거진 '임팩트스타' 9월호 커버 스타 모모랜드 연우. 사진. 구혜정 기자
체크 패턴 재킷 스튜디오 톰보이. 블랙 셔츠 원피스 자라. 그린 컬러 부츠 레이첼 콕스. 링 브레이슬릿 모두 스톤헨지.

Q. 평소에 운동을 잘하는 편인가요?

연우: 저는 제가 잘하는 줄 알았거든요? 저 사실 운동선수 출신이에요. (웃음) 초등학생 때 육상부였거든요. 단거리도 해보고 중장거리 가리지 않고 달렸어요. 주 종목은 높이뛰기고요. 그래서 저는 여태까지 제가 운동을 정말 잘할 줄 알았는데, 되게 못하더라고요. 머리는 저기 가 있는데 몸은 여기 있는, 약간 이상과 현실이 완벽히 분리됐다고나 할까요. 하하. 사람들이 초등학교 때 육상부라고 하면, ‘에이, 얼마나 했겠어’하는데, 육상부였던 몇 년 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달리기만 했어요. 열심히 했죠.

Q. 지금도 그때처럼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해오고 있잖아요. 지금까지 분명 힘든 점도 있었을 텐데 잘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고요.

연우: 맞아요. 생각보다 모모랜드는 데뷔 전부터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겪었어요. 처음부터가 서바이벌로 데뷔했잖아요. 이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지금이 너무 신기해요. 아마 그때부터 봐오셨던 팬들은 더 신기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결과가 눈에 보이잖아요. 순위가 주어지고 설 수 있는 무대가 늘어나고. 그때마다 체감하긴 하는데, 잠들기 전에 “이게 진짠가? 갑자기 다 뺏어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행복해요. 정말로요. 활동할 땐 두 시간씩 쪽잠자고 밥도 잘 챙겨 먹지 못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지언정 하는 내내 너무 행복했거든요. 꿈을 이룬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지금도 꿈을 이뤄나가고 있는 거니까요. 그때 이런저런 일을 겪었던 보상으로 지금 이렇게 알아봐 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서 감사하기도 하고요.

Q. 그 시간이 밑거름이 됐군요.

연우: 맞아요.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줬어요. ‘이 정도까지 했으니 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도 생겼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또 앞으로의 시간이 더 많다고 생각하니 그리 힘들지도 않았어요.

Q. 연우는 장기 레이서네요.

연우: 맞아요. 인생을 길게 봐요.

Q. 그렇게 자신을 달리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연우: 팬들이요. 이거는 정말 진심으로요. 제가 원래는 굉장히 무뚝뚝했어요. 지금과는 달랐죠. 팬분들 덕인 것 같아요. 뭔가 힘들 때마다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게 만들어주는 휴식처 같은 사람들이에요. ‘내 생각을 이렇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뭐가 힘들어?’라고 힘을 내게 되죠. 팬들에게 가장 고마워요. 제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들이에요.

Q. 얘기한 것처럼 팬들의 사랑을 추진력 삼아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에요. 먼 훗날 연우의 모습은 어떨까요?

연우: 음, 아마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열심히 활동하고 있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가거든요. 저는 ‘장기 레이서’니까요! (웃음) 한 20년 후? 핑클 선배님들의 ‘캠핑클럽’ 보셨나요? 20년 후에도 선배님들처럼 모여서 뭔가 추억을 되새기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보면서 굉장히 부럽고 멋지더라고요.

Q. 그땐 자신에게 어떤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나요?

연우: 수식어가 안 붙었으면 좋겠어요. 빈칸! 이것저것 다 할 수 있게요. 하하. 뭔가 어떤 이름으로 묶어놓으면 남들은 상관없을지언정 저는 그거에 계속 얽매일 것 같거든요. 가령 ‘나는 예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면 종일 예뻐 보일 생각만 하고, ‘나는 청순해야해’라고 하면 종일 청순하기밖에 못 해요. 이런 것보단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Q. 역시 생각이 깊네요.

연우: 이게 전부예요. 아하하.

사진. 구혜정 기자

헤어. 천민규(순수정담점)

메이크업. 박경연(순수청담점)

스타일링. 한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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