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교보생명 장학생과 보육시설 청소년이 멘토-멘티로 만난 자리에서 다 같이 꿈을 향한 염원을 담아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제공: 교보교육재단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교보생명 소속의 교보교육재단, 대산문화재단, 대산농촌재단이 투명한 재단 경영 활동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세 재단은 매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익사업 성과와 기부금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내는 재단이 소수일뿐더러, 대산문화재단과 대산농촌재단이 재단 핵심 가치 중 하나를 '투명성'으로 꼽고 있는 것도 차별점이다.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는 1997년 '국민교육진흥'과 '인류문화창달'을 목적으로 교보교육재단을 설립했다. 교보생명이 25억원을 출연해 기틀을 다졌다. 현재는 주식, 금융자산 등을 기반으로 166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선종학 전 교보문고 감사가 이사장을 맡았다. 

교보교육재단은 청소년의 바른 인성 함양과 지속적인 자기 성장을 위해 장학, 인성교육, 리더십교육 등의 공익사업을 운영한다. 교보교육재단이 꿈꾸는 인재상은 '참사람'으로, 정직하고 성실한 성품을 바탕으로 자기 성장을 추구하며 타인과 사회를 위해 실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2003년부터 소외계층 청소년을 위한 '희망다솜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희망다솜장학금을 받아 자립에 성공한 장학생들이 과거 자신과 비슷한 처지였던 보육원 청소년의 멘토가 되어 교류하는 '교보희망메신저'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재단은 매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사업 내용과 성과, 수혜자 인터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교보교육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사실 사업보고서 제작에 많은 품이 들어간다. 하지만 사업보고서를 만들어야 재단 스스로 한 해 동안 사업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성찰할 수 있다. 또, 보고서는 재단의 투명성을 드러내는 도구이기도 하다. 보고서 후반부에 예산 집행 내역 등을 표로 공개하고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교육재단 2018 사업보고서 일부. 출처. 교보교육재단

대산문화재단은 1992년 고 신 창립자의 뜻에 따라 '민족문화 창달'과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설립됐다. 대산(大山)은 신 창립자의 호다. 교보생명이 26억원을 출연했다. 

재단은 한국문학 발전·육성사업,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 지원, 문학포럼 개최 등 문학 분야의 공익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재단은 핵심 가치로 중 하나로 '투명성'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 재단은 기부받은 내역과 기부금 사용 내역을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도 별도 게시했다. 기부금 지출 명세서를 지급목적, 지급건수, 지급처명, 대표 사업자번호 등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대산문화재단의 2018 기부금 지출 명세서 일부. 출처. 대산문화재단

뿐만 아니라, 공익사업 결과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통상 장학, 문학작품 시상 등은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 등으로 논란이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대산문학상의 경우 수상작과 함께 심사위원 명단, 작품 선정 경위까지 게시했다. 서울국제문학포럼 등 타 사업도 사업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2018 대산창작기금 시 부문 수상작 심사평. 출처. 대산문화재단

고 신 창립자가 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1991년 설립한 대산농촌재단은 대산농촌문화상, 차세대 농업인재 양성, 농업실용연구지원, 가족사랑 농촌체험 등의 공익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102억원을 출연했다. 대산농촌재단 또한 사업보고서를 매년 발간해 성과와 예산 집행 결과 등을 공유하고 있으며, 사업 결과를 홈페이지에 별도 공개해 누구나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재단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농업·농촌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가족사랑 농촌체험' 등이 있으며, 지난해 409가족 1,642명이 여수 갓고을마을, 횡성 고라데이 마을 등 전국 11개 마을의 농촌 활동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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