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듀오 악뮤 (이찬혁, 이수현).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악뮤가 가을밤의 감성을 가득 담은 신보로 돌아왔다. 군대와 개인활동 등으로 각자의 시간을 갖던 이찬혁-이수현 남매는 새 앨범을 통해 자신들 만의 성장을 노래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 더 프라이빗 시네마에서 남매 듀오 악뮤(AKMU·악동뮤지션) 정규 3집 '항해'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악뮤가 2년 2개월 만에 발매한 신보 '항해'는 '떠나다'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별 테마를 전반적으로 다뤘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별 감성을 밴드 사운드로 풀어내며 쿨하고 담백하게 담았다.

이찬혁은 앞선 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 역시 전곡 작사·작곡하며 뮤지션으로서 역량을 뽐냈다. 이수현은 9번 트랙 '작별 인사'의 편곡자로 이름을 올려 음악적 성장을 짐작케 했다.

타이틀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앨범과 마찬가지로 이찬혁의 손길이 잔뜩 묻은 곡이다. 여기에 이찬혁은 생애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를 집필, 작가로의 데뷔 또한 앞뒀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찬혁이 군입대 전 한 페스티벌에서 공개했던 미완성 곡을 편곡해 타이틀로 완성시켰다"면서 "이번 앨범 세계관과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 '물 만난 물고기'도 출간하게 된 만큼 앨범과 소설을 함께 감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매 듀오 악뮤 (이찬혁, 이수현).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앨범과 소설의 동시 출간은 이찬혁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기획됐다. 이찬혁은 "군 입대 시점부터 철학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우주적 관점에서 유행을 타지 않는 멋과 가치에 대해 고민했다. 시대를 초월하며 변하지 않는 게 성숙이라 생각했는데, 제가 말주변 있는 편이 아니어서 이걸 책과 앨범 속에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악뮤의 이번 앨범은 기존의 색과 크게 달라지는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이를 이찬혁은 '성장'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전 앨범까진 이수현의 밝은 색이 악뮤와 시너지 냈으나 난 그걸 따라가려 노력했었다. 이전까지는 타협을 위해 고민 많이 했다면 이번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온전히 하려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따라준 이수현에 감사함을 표하기도. 

이수현 역시 이찬혁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수현은 "이제까지 저희가 했던 음악 중 가장 오빠에게 초점이 맞춰진, 오빠의 이야기가 담긴 앨범"이라면서 "'이번엔 오빠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하다가, 그 과정 안에서 오빠의 것이 점점 제 것이 됐다. 그 덕에 결과적으로는 악뮤의 음악이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악뮤의 음악을 위해 이찬혁과 이수현은 오랫동안 앨범에 맞는 서로가 되기 위해 가꿔왔다. 기존 가요에서 잘 통용되지 않지만 일상에는 자주 쓰이는 소재들을 차용, '자유'와 '환경'이라는 테마를 악뮤만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남매 듀오 악뮤 (이찬혁, 이수현).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찬혁은 "1집은 '플레이', 2집은 '사춘기', 3집은 '항해'다. 나이에 맞는 음악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내가 처한 상황이 내 나이를 보여주더라"면서 "이번 앨범의 대부분의 곡은 군 복무 당시 배 안에서 썼다. 제목도 내가 있던 환경과 잘 어울리는 '항해'로 지었다. 경험이 저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생각"이라며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군대 안에서 여러 가지를 겪었다. 적응할 수 없던 환경과 납득 안 되는 상황도 분명히 있었다. 낮은 계급자여도 제가 생각하기에 아니라는 걸 표현하는 방법도 배웠다. 성장과정 중 하나라 생각했다. 그게 지금의 저의 성숙한 생각을 만들어 주는 것에도 일조했다"며 군 복무를 통해 얻은 점에 대해 설파했다.

이찬혁이 군 복무를 하는 동안 각종 예능과 라디오 DJ, 유튜브 등 다방면에서의 활동을 전개해 온 이수현은 음악에 대한 갈증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오빠의 빈 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워보고자 했다"고 말문을 뗀 이수현은 "열심히 활동할수록 음악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비긴 어게인' 통해 선배님들 보며 어떻게 노래할지를 배웠고 '슈퍼밴드'에서는 여러 장르와 새로운 악기 접하며 지식들을 쌓았다. 유튜브나 DJ로서는 진행하는 법과 스스로를 어필하는 법들을 많이 배우고 표출했다"고 회상했다.

남매 듀오 악뮤 (이찬혁, 이수현).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현은 악뮤의 공백 동안 솔로 앨범을 준비했었다고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수현은 "활동이 3번 정도 엎어졌다"면서 "둘 다 솔로에 대한 생각이 있다. 커가면서 서로의 성향과 음악 취향, 방향성이 달라졌다. 악뮤를 저희 둘의 중간점에 두고 항해 이후의 앨범들을 그렇게 만들고 싶다.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솔로 앨범도 준비만 된다면 보여드릴 것"이라며 목표를 분명히 했다.

2년여 간의 공백 끝에 어렵사리 만들어 낸 앨범이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내홍을 겪으며 위기의 중심에 섰던 만큼, 악뮤의 행보에 대한 우려가 쏠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찬혁은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팬 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은 저희도 잘 이해하고 있다. 고민하는 방향이기도 하다"면서도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좋은 분들이다. 매일 같이 밤 새고 행복하게 작업 중이다. 당장은 행복한 시간들로서 좋은 결과물 만들고 그걸 보여드리는 데에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완곡한 답변을 내놨다.

이들은 과거 '악동(樂童)뮤지션'으로 활동하던 것을 넘어 악뮤로 팀명을 변경, 앞으로 새로운 음악을 내놓을 것임을 강조했다.

남매 듀오 악뮤 (이찬혁, 이수현).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현은 "악동뮤지션은 즐거울 '락'에 아이 '동' 자를 쓴다. 우리 둘 다 아이였을 땐 좋은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둘 다 성인이 됐다. 앞으로 해나갈 음악성에 제한이 되지 않을까 해서 아이 동을 빼고 악뮤로 줄여 밀고 있다"면서 "오빠의 군 복무 기간 동안 서로 작업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이 커졌다.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겪었다. 음악 공부도 많이 한 만큼 전곡 프로듀싱에 내 이름을 올리는 게 나의 또 다른 목표"라고 피력했다.

그룹 이름을 탈바꿈하며 악뮤는 성장을 꿈꿨다. 이찬혁은 "성장형 앨범을 만들고 있다. 다음 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할 수 있게끔 더 진화하는 게 이번 앨범의 목표"라고 짚었고, 이수현은 "성적엔 신경쓰진 않지만 많은 분들이 들어주면 좋겠다. 우리 노래 듣고 대중이 어떤 생각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마음으로 우리 노래를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악뮤 신보는 오는 26일 오후 6시 발매될 예정이다. 이찬혁이 직접 쓴 소설 '물 만난 물고기'도 같은 날 출간돼 독자들과 만난다. 

악뮤는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야외 청음회 '가을밤의 항해'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해당 공연은 밴드 라이브로 진행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네이버 나우 및 브이라이브에서 온라인 생중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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