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 세 번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0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찾아 에어컨 출하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삼성이 13조원을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저가 LCD 공세, LG전자와의 QLED 기술 공방 등으로 TV 업계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초격차' 기술로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충남도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다음달 중순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에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해 디스플레이 패널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을 QD-O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탕정 공장 시설투자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투자 계획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는 투자 진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의 저가 LCD 공세로 글로벌 LCD 가격이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충남 아산사업장의 일부 LCD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월 생산량을 줄였다. 

경쟁이 격화된 LCD 대신 새로운 먹거리인 QD-OLED 생산량을 늘리고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접 아산 사업장을 찾아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QLED 8K TV를 살펴보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특히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 기술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삼성의 투자는 더욱 주목된다. 13조원이라는 대대적 투자는 LG전자, 중국 등 경쟁사와 초격차를 벌리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지난 19일 LG전자는 삼성전자가 QLED(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자발광 기술을 적용하지 않았음에도 '삼성 QLED TV'라고 광고한다며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삼성 QLED TV'는 LED 백라이트를 이용하는 LCD 구조 TV임에도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 광고했다는 주장이다. 

20일 삼성 측은 "퀀텀닷 기술을 사용한 QLED TV를 2017년 선보였으며, 소비자로부터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아 전 세계 TV시장에서 13년째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소모적 논쟁을 지속하는 것은 소비자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 반박 입장을 밝혔다.

이틀 후 삼성전자는 QLED TV 누적 판매량이 540만 대를 돌파했다며 초대형 TV 시장에서 5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자랑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판매한 QLED TV 가운데 수량기준 14% 가량이 75형 이상인 반면, OLED TV의 경우 2% 정도만 70형 이상으로 판매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며 LG전자를 저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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