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앞으로 마켓컬리에서 플라스틱 포장재가 없어진다.

마켓컬리는 24일 서울 강남구 소재 마켓컬리 사옥에서 '올 페이퍼 챌린지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하는 올 페이퍼 챌린지(All paper challenge)'를 25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슬아 대표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위해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봤다. 지구와 환경을 위한 배송 포장재의 전환을 통해 기업과 사람, 환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연결고리를 확장해나가고자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모든 포장재 종이로 

2015년 시작한 마켓컬리는 고급 신선식품 샛별배송(새벽배송) 서비스로 인기를 얻었다. 현재 300만 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창업 4년 만인 2018년 매출은 1,571억원을 달성했다. 

빠른 성장 뒤에는 환경 파괴라는 그림자가 있었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으로 편의성을 제공했지만 완충재와 포장재로 막대한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켓컬리는 우선 9월 25일 주문 분부터 샛별배송의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변경하기로 했다.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바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한다. 젤 아이스팩도 100% 워터팩으로 변경한다. 

마켓컬리의 새로운 종이 포장재. 제공. 마켓컬리

마켓컬리는 "기존 사용량 기준, 연간 750톤의 비닐과 2,130톤의 스티로폼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종이의 재활용률은 90%인 데다 버려지는 10%도 매립 5개월 만에 분해돼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적이다. 

박스의 보냉력을 높이기 위해 103회의 테스트와 1550여 회의 모니터링을 거쳤다. 박스는 냉해와 해동률 0.015% 이하, 상품 파손율 0.4%, 워터팩 파손율 0.03% 이하 기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먼저 샛별배송부터 종이 포장재를 도입한다. 택배 배송 지역은 택배사와 협의를 거쳐 2021년까지 종이 포장재로 전환할 계획이다. 

마켓컬리는 2018년 포장에 177억원을 사용했다. 김 대표는 포장 비용 관련 "완충재 종이 전환으로 비용이 (단기적으로) 증가하긴 하지만, (완충재) 생산량이 늘면 관련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사회적기업 '트리플래닛'과 함께 초등학교 교실 숲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고객이 배송받은 종이 박스를 문 앞에 내어놓고, 컬리가 다음 배송 시 회수해 폐지 재활용 업체에 판매한다. 이렇게 얻은 수익금을 트리플래닛에 전달해 초등학교 교실 숲을 조성하는 데 쓰인다. 첫 번째 대상 학교는 환경 개선에 강한 동기를 가진 곳으로, 서울 성북구 소재 서울월곡초등학교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는 “마켓컬리 고객이 종이 박스 회수에 동참하면 할수록 우리 아이들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고, 지구 온난화로부터 농민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이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은 없다, 적자는 '투자'"

한편, 이날 마켓컬리는 그간 마켓컬리를 둘러싼 이슈들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마켓컬리는 4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는 3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마켓컬리의 사업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김 대표는 "현재 마켓컬리는 물류자산, 고객획득, 직원 채용, 데이터, 소프트웨어 등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적자는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비용절감을 잘 하는 회사다. 공헌이익을 내게 된 지 2년이 됐다"고 덧붙였다. 

신세계의 쓱닷컴 등 경쟁자들이 신선식품 배송을 확장해나가는 것에 대해 마켓컬리 측은 "신선식품 배송 시장 자체는 작다. 마켓컬리 역시 경쟁사가 어떤가보다 고객에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지, 규모가 커지더라도 가치를 지킬 수 있는지를 보는 단계다. 꾸준히 성장하겠지만, 규모가 커진 만큼 이전보다 성장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잦은 품절사태로 고객의 불만이 높다는 질문에 김 대표는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짧은 판매기간을 두다 보니 품절이 잦다. 폐기와 품절은 구매 패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품절도, 폐기도 줄어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디어SR에 "IPO와 관련 현재 별다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IPO가 아니라 기업 컨설팅을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매각설에 대해서는 "매각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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