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디자인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2003년 입사해 대표까지 오른 진성 넥슨맨. 넥슨코리아 퍼블리싱QM팀 팀장, 네오플 조종실 실장, 넥슨코리아 피파실 실장, 넥슨코리아 사업본부장, 사업총괄 부사장에 이어 2018년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비 개발자 출신 대표다. 기획, 마케팅 등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던전앤파이터, 피파온라인 등 넥슨의 내로라하는 게임이 그의 손을 거쳤다.

현재 매각 이슈 등으로 넥슨을 둘러싼 어지러운 상황을 정리하는 작업에 집중하는 듯하다. 조직구조를 바꾸고, 그간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점검해 존폐를 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던전앤파이터(던파) 등 일부 게임에만 편중된 매출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피파온라인 3

스피어헤드가 개발하고 넥슨이 배급한 축구 게임. 이정헌을 대표 자리에 올려놓은 게임이다.

2012년 넥슨은 네오플에서 던파를 맡던 이정헌을 넥슨코리아의 피파실 실장으로 발령했다. 넥슨은 피파온라인3 배급을 맡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기에 반드시 성공시키고 싶었다. 이에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등 굵직한 게임을 거쳐온 에이스 이정헌에 피파3를 맡긴 것.

이정헌은 박지성 선수를 홍보모델로 걸고, 영국 프리미어 리그 전광판에 한글로 광고를 내보내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피파온라인3 론칭은 크게 성공했고, 공로를 인정받은 이정헌은 넥슨 사업총괄 부사장, 넥슨 대표로 승승장구했다.

2018년 4월, 이정헌은 대표 취임 후 첫 공식행사를 `피파온라인4 론칭 영상 시사회`로 삼기도 했다.

박지원

전 넥슨컴퍼니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2014년부터 2018년 1월까지 넥슨코리아 대표를 맡았다. 글로벌로 무대를 옮기면서 후임 대표로 이정헌이 선임됐다. 

대표 재임 기간 동안 던파 등 게임의 장기 흥행을 이끌어 국내외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을 받는다.

2003년 넥슨에 입사해 대표 자리에 오른 점이 이정헌과 비슷하다. 박지원은 이정헌에 대표직 선임을 알려주면서 이정헌에게 "고생해"라 말했다고. 이정헌은 10초간은 너무 좋았지만 회사에 무슨 사고라도 터질까 걱정이 됐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정헌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먼저 넥슨 매각 이슈가 터졌고, 그 이후 넥슨 초창기 때부터 성장을 이끌었던 핵심 인력들이 줄줄이 넥슨을 떠났다. 박지원은 지난 8월 COO 자리를 내려놨다. 같은 시기, 바람의나라 등을 개발한 정상원 신규개발총괄 부사장도 넥슨을 떠났다. 넥슨이 게임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정상원이 오랜 기간 개발해온 `페리아 연대기` 등을 중단시킨 것이 사의 표명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2006년 넥슨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0년 네오플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넥슨에 있던 이정헌도 강신철과 같이 네오플로 옮겼다. 당시 이정헌은 조종실 실장으로, 던파를 맡았다. 한국코카콜라와 제휴를 통해 홍차음료 `네스티`에 던파 신규 캐릭터를 삽입하는 등의 마케팅을 펼쳤다.

한때 이정헌의 보스였던 강신철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위치에서 각자의 행보를 보인다. 강신철은 게임협회 회장으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 스웨덴 순방길에 게임업계 대표로 동행하기도 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전시회 `지스타`를 주최하고 있다. 넥슨은 2005년 지스타 1회 때부터 14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해왔지만, 2019년에는 이례적으로 불참 결정을 내렸다.

넥슨 매각 불발로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PC사업부와 모바일 사업부를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하는 등 정리할 과제가 산적해 대규모 행사에 참여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 신작 흥행이 부진해 하반기 신작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태다. 넥슨은 게임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기 위해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9 지스타에는 `큰손` 넥슨뿐 아니라, 엔씨소프트까지 빠져 내실이 우려된다는 말도 나온다.

김정주

넥슨 지주사 NXC 대표. 넥슨의 창업주다. 경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다.

이정헌은 대표로 선임된 뒤 김정주와 처음 만났다. 회사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김정주는 이정헌에 "정말 회사가 변하려면 1/10 정도 매출이 줄어야 하지 않겠냐"라 말했다고 한다. 이정헌은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원점으로 돌아가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펼쳐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이정헌은 신임 경영진 미디어토크에서 관련 일화를 공유하며 "책임지고 매출을 10분의 1로 만들어보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결국 진짜 변화는 김정주가 만들어냈다. 지난 1월 김정주는 넥슨을 매물로 내놓아 게임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9월 현재, 넥슨 매각은 불발로 결론났다. 김정주는 넥슨의 가치를 약 15조원으로 봤지만, 시장은 그렇지 않았다. 넥슨의 매출이 메이플스토리, 던파 등 구작 캐시카우에만 편중된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정주는 넥슨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던파의 아버지, 허민을 구원투수로 불렀다.

허민

인터넷쇼핑몰 위메프의 지주사 원더홀딩스의 대표.

넥슨의 돈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의 창립자다. 김정주와 끈끈한 신뢰 관계다. 서울대 동문이기도 하다. 2008년 넥슨에 네오플을 매각한 뒤 원더홀딩스를 창업했다. 김정주는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허민에 대한 신뢰를 보여왔다.

매각 실패 후 넥슨을 쇄신해야겠다고 다짐한 김정주는 허민을 다시 찾았다. 던파의 영광을 이룩한 허민이 다시 한 번 넥슨 성장 동력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

허민 영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정헌과 공동대표 혹은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허민은 외부 고문으로 넥슨의 전반적인 게임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넥슨은 그를 영입하면서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을 투자했다.

사업 개편과 함께 허민 영입 소식이 들려오자 허민이 구조조정을 맡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들면서 직원들 간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스타팅포인트

넥슨의 노조. 넥슨의 전 관계사를 포함한 노동조합으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산하 지회다. 게임업계 최초의 노동조합이다. 2018년 9월 탄생해 최근 설립 1주년을 맞았다. 

넥슨 매각, 구조조정 소문 등 쉴새없는 회사의 풍파 속에서 고용안정을 외치고 있다. 이정헌이 안고 가야 할 또 다른 숙제이기도 하다.

지난 1월 김정주의 넥슨 매각 소식이 갑작스레 전해지자 넥슨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스타팅포인트 또한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일방적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협하거나 국내 게임산업 위기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게임 프로젝트 중단 등 사업이 재편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지난 3일 스타팅포인트는 고용안정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정헌은 조직 개편 등과 관련해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넥슨은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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