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LG그룹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소송장을 던졌고, LG전자는 유럽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오랜 라이벌인 삼성전자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LG를 둘러싼 대외 환경뿐만 아니라 그룹의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광모 회장의 조직 혁신 기조의 영향을 받아 인화(人和)의 LG가 아닌 살벌한 경쟁에 나선 LG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구광모가 LG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에는 그룹 내외에서 우려가 컸다. 2004년 이후 후계자 수업을 받았음에도 회장으로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가 흠이 됐다. 확고한 리더십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비판은 그룹 외부에도 있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구광모 상무는 내부에서조차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보여준 게 없다"며 구광모 회장의 경영승계를 후진적 행태라 비판했었다.

그러나 취임 2년차로 흐른 지금, LG는 이전의 이미지를 서서히 바꿔나가고 있다. ‘인화’로 대표되는 LG그룹에 대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다. LG그룹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는 안정적이고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지금은 다르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에 돌입하고 ‘IFA 2019’에서 삼성전자에 정면으로 맛서는 등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이미지가 그룹전반에 퍼지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은 여기에 발맞추어 차세대 신성장 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발빠르게 사업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의 취임 1년 동안 추진 중이거나 진행된 매각 작업은 10여건에 달한다.

최근 그룹은 혁신 분위기로 가득차있다. 인화를 중시해 순혈주의로 흐르던 이전과는 달리 우수한 외부 인사 영입에 적극적이다. 100년 이상 혁신을 거듭해온 세계적인 기업,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을 LG화학에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인 김형남 부사장을 자동차부품팀장에, 베인앤드컴퍼니 홍범식 대표를 (주)LG 경영전략팀장으로 모셨다.

직원들의 근무 환경도 확연히 달라졌다. 완전 복장 자율화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며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구축했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장려하기 위해 ‘살롱’ 문화를 도입했다. 구성원 간 음악·미술·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토론하는 사교모임을 통해 소속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나누고 업무공간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소통을 즐기며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 것이다.

40대 총수 구광모 회장으로부터 시작된 LG의 변신이 LG-SK이노베이션 간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LG-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전을 두고 "실제 계열사간 단순 다툼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정부나 여러 채널로 SK와 LG가 접촉하고 있는 단계는 이제 끝났다. 전권을 가지고 있는 양 그룹 총수가 자리에 나와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라고 전했다. LG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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