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우직한 경영 철학 추구해온 LG...‘과감성’ 드러내는 배경은?
조용하고 우직한 경영 철학 추구해온 LG...‘과감성’ 드러내는 배경은?
  • 박세아 기자
  • 승인 2019.09.19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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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본사. 제공 : LG그룹
LG그룹 본사. 제공 : LG그룹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LG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과거 ‘인화’에 방점을 둔 경영철학에 따른 인사이동 방식을 과감히 버린것은 물론이고 전례없이 다른 기업들과의 전면 대응전을 펼치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주력업종의 실적부진으로 위기의식에 비롯된 생존을 위한 돌파구 모색이 가장 큰 이유다.여기에 구광모 그룹회장 취임 이후 적극적 사고 및 능력과 실적 중심으로 바뀌어 가는 그룹 분위기 탓도 적지 않다.

19일 LG관계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저조한데다 8K TV분야를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의 상황, 이에 더해 막대한 소송금이 걸려있는 SK이노베이션과의 국제소송전이 겹쳐 정신이 없다.

실제 구광모 회장으로 사령탑이 바뀐 지 1년 만에 대내적으로는 전에 없던 과감한 인적쇄신과 사업구조 개선을 단행하고, 대외적으로는 타기업와의 분쟁도 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공식적으로는 임기 1년 반을 남긴 전임 한상범 부회장의 자진 사의에 이은 후속 인사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퇴진 이유는 수요 정체와 중국 발 과잉 공급 등으로 인한 실적 부진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인화를 중심으로 예측 가능한 인사를 해왔던 전례와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대외적으로 삼성과 SK와의 갈등이 단순한 자존심 싸움으로 비칠지 모르나 사실상 관련 업종에서의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과 향후 기선 제압을 위한 목숨을 건 주도권 싸움이다.

그룹의 맏형격인 LG전자는 세탁기에 이어 세계 프리미엄 TV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차세대 TV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부딪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출시된 초대형 프리미엄 8K TV의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면서, 기존 4K보다 화질이 4배 선명한 8K 기술을 두고 서로 기술 우위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본격화 됐다.

표준 규격을 정의하는 기관은 아니지만 인증 로고를 발급하는 협회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화질 선명도(CM) 50%이상이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공방이 더욱 가열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로 간의 8K TV를 비교하는 언론 설명회를 지난 17일 시차를 두고 열었을 정도로 기술 우위 증명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도 점입가경이다. LG그룹에 있어 LG화학은 핵심 주력계열사로 손꼽힌다. LG화학은 자산이나 매출액만을 놓고 볼 때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는 뒤지지만 순이익으로 따지면 전체의 44%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상황으로 그룹의 차세대 주력업종으로 꼽힌다. LG화학 주력사업인 2차 전지 산업이 LG의 핵심성장 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2차 전지 산업분야에서 LG화학을 추격하는 SK이노베이션과의 갈등이다. LG는 SK이노베이션이 기술을 탈취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17일 경찰이 SK이노베이션을 압수수색하며 사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시작된 두 회사의 특허 소송이 국내에서 형사 문제로도 불이 옮겨 붙었다.이미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직원들을 채용하면서 계획적으로 영업 비밀을 탈취했다는 이유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 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도 국제무역위원회에 지난달 30일 특허 침해를 이유로 LG화학과 LG전자를 맞제소했다.

특히 LG는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반도체 사업에서 억울한 경험이 있어 이번 소송에 있어서 쉽게 물러서질 않을 태세다. 정당한 권리에 대해 지킬 것은 지키겠다는 각오다. 1997년 외환 위기가 터지면서 IMF 관리체제가 되자 당시 김대중 정부에서는 재벌그룹 구조조정을 하면서 반도체를 현재의 SK하이닉스에 어쩔수 없이 넘겨준 쓰라린 아픔이 있다.

LG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근 언론에 1000억의 소송비용이 들어서 소송의 효율성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불성설”이라며 “영업비밀 침해나 지식재산권 보호의 권리 등에 있어 정당한 권리를 찾겠다”고 설명했다. 또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한 법적 조치를 두고 맞소송을 제기한 SK이노베이션에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박세아 기자 seeall@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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