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재단, 미래에셋 편] 이사회 회의록, 예산서 공개하는 투명한 재단
[기업과 재단, 미래에셋 편] 이사회 회의록, 예산서 공개하는 투명한 재단
  • 김사민 기자
  • 승인 2019.09.19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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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7월 3일 진행한 24기 해외교환 장학증서 수여식(제공. 미래에셋박현주재단)
지난 7월 3일 진행한 24기 해외교환 장학증서 수여식(제공. 미래에셋박현주재단)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은 재단 이름에 박현주 회장을 내걸었지만 박 회장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매년 배당금을 전액 기부하는 등 바람직한 행보를 보인다. 재단은 보기 드물게 연차 보고서를 통해 기부금 수입, 지출은 물론 사업의 성과까지 꼼꼼하게 보고해 타 재단과 비교해 공시 투명성이 우수하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은 지난 2000년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30억원, 조복래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이사와 김대송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각각 30억원, 15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박현주 회장은 "이익의 사회 환원은 자선이 아니라 기업의 일상적인 활동이 돼야 한다"라는 소신에 따라 2011년부터 매년 계열사에서 받는 배당금을 전액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9년간 박 회장은 총 232억원을 출연했으며, 올해도 7억 9000만원의 배당금을 기부했다.

회사 설립 3년 만에 사재를 출연해 재단을 세운 데다가 매년 통 큰 기부를 이어가 주목을 받은 박 회장은 이사회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의 이사장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로, 현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를 겸임하고 있다.

이사회도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을 제외하고는 미래에셋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인물들로 구성했다. 다만 사회복지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인사는 이상용 이사(전 대전복지재단 대표이사), 박영숙 이사(느티나무 도서관재단 이사장) 외엔 찾아보기 어렵다.

유희주 이사는 전 홍콩상하이은행(HSBC) 본부장이며 이두형 이사는 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다. 유 이사는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서울지점 본부장을 역임한 경력까지 합하면 금융계 경력만 30년이다. 이 이사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직을 맡아 미래에셋증권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최현만 이사까지 포함하면 전체 이사회의 30%가 금융 분야에 종사한 인물이다.

이사회 구성 방식도 남다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사회 임원 9명 중 금융쪽인사 3명의 경우, 특수관계자인 최현만 이사(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를 제외하고, 한 분은 현직에서 퇴임 후 대학에서 전공한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발히 사회공헌활 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두형 이사는 ‘외부추천이사’ 제도를 통해 추천받았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단은 지난해 한국가이드스타의 공익법인 투명성, 재무 안정성 평가에서 2년 연속 만점을 받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정보 공개를 지향하고 있다.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회 명단과 프로필은 물론 이사회 회의록, 예산서 등을 전부 공개한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 2018년 연차보고서(제공. 미래에셋박현주재단)
미래에셋박현주재단 2018년 연차보고서(제공. 미래에셋박현주재단)

또한 매년 연차보고서를 발간해 후원금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어디에 사용했는지 한눈에 보기 쉬운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해 공시한다. 사업 결과를 일반 기부자에게 알기 쉽게 공시하는 것도 투명성에서 중요하게 평가되는 부분인데, 박현주재단은 공익사업의 결과로 몇 명의 학생에게 어떤 기회를 창출했는지 상세히 전하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총자산(251억원)의 21.9%인 55억원을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했는데, 해외교환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 및 현지 체재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대학과 전공의 제한을 없애고 면접 과정을 생략하면서 더 많은 학생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 결과 지난해 누적 장학생 수 5000명을 돌파했다.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생들은 현지에서 글로벌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해외 문화, 경제, 지역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벽화 그리기, 연탄 나눔 등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수혜자에서 기부자로 나눔의 선순환에 동참한다. 사업의 공익성 또한 높게 평가되는 이유다.  

또한 재단은 대부분의 대기업 소속 공익재단과 달리 보유하고 있는 그룹 계열사 지분이 없다. 251억원의 자산은 주로 현금 및 펀드 등의 유가증권으로 구성된다. 총수 일가 지배력 유지를 위해 공익법인을 경영권 확보의 우회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 등의 사익 편취 우려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재단은 대부분의 수익을 계열사 기부금을 통해 얻고 있다. 지난해 총 수익 68억원 중 92%인 62억원이 계열사에서 받은 기부금 수익이다. 미래에셋 임직원들은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하는 '미래에셋 1% 희망나눔' 등 정기기부 및 일시 기부에 동참하고, 미래에셋은 임직원이 낸 기부금만큼 동일한 금액을 충당하는 1:1 매칭그랜트 제도로 두 배의 기금을 마련해 재단에 기부한다. 재단의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은 전부 계열사를 통해 얻은 기부금 수익뿐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법인기부금의 경우 장학 및 사회복지사업으로 용도 구분을 하고 있으며, 개인기부금의 경우 사회복지사업에 전액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사민 기자 sami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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