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신임 LG화학 사장. 제공 : LG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LG그룹이 고위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인적 쇄신을 통한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실적주의 인사로 부진에 빠진 계열사 조직 분위기를 바꿔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16일 LG디스플레이 새 사령탑으로 전호영 LG화학 사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한상범 부회장은 현재의 경영상황에 책임을 느껴 용퇴를 결심하고 사의 표명했다.
 
LG그룹이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정호영 사장을 선임한 배경에는 LG디스플레이 실적 부진에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그룹 영업이익을 책임지는 3대 계열사 중 하나로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2조 4천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인한 LCD 공급 과잉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패널 수요 위축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96%대 급감에 이어 올해 2분기 36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쇼크 상태다.
 
LCD에서 OLED로 사업구조 전환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 142%, 유동비율 88%, 순차입금 비율 61%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광저우 OLED 공장 양산을 기점으로 의미 있는 실적을 내겠다는 계획이지만 적자 폭이 커 반전의 계기가 될지는 미지수다.
 
이 과정에서 구광모 신임 회장의 인적 쇄신은 승부수다. LG그룹 관계자는 "정호영 사장은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CFO로 재직하며 사업전략과 살림살이를 책임진 바 있어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인적 쇄신은 선대 회장부터 이어져 온 인화 경영에서 탈피해 실적주의 기업문화로 선회하기 위한 구광모 신임 회장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 신학철 3M수석부회장을 LG화학 수장으로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인사 담당 임원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인사 담당 권혜진 상무를 영입하고 최고인사책임자 산하 조직을 신설해 조직장을 맡겼다.
 
그 밖에도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LG그룹이 LG화학 외에도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LG화학은 인력 유출 문제가 심각해 위기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인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섬과 동시에 조직문화, 성과보수 지급 방식과 성과 보상 체계를 전면 개편해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SK그룹과의 배터리를 둘러싼 강도 높은 맞대결 구도가 조직 문화 개편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SK 연례심포지엄에서 임원들에게 평가 보상 체계 전면 개편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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