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정일문의 네트워크
한국투자증권 정일문의 네트워크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9.09.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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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김민영 디자인 기자.
그래픽 : 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한국투자증권 사장이다. IB(투자금융) 부문에서 28년 몸담은 국내 IPO 분야 최고 전문가다. 삼성카드, 삼성생명, LG디스플레이 등을 주관한 인물이다. 현재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뒤를 이어 한투증권 사령탑을 맡아 체질 개선은 물론 리테일 부문 수익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사장에 오르기 전 3년간 개인고객그룹장(부사장)을 담당했다. 자리를 옮긴 지 1년 만에 자산관리부문 수탁액 2조 2천억원을 늘리는 등 성과를 보였다. 투자금융 연계상품에 집중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 당시 눈부신 실적이 그를 사장으로 이끈 것과 다름없다. 올해 행보는 더욱 눈여겨볼 만하다. 그가 사장에 오른 지 6개월 만에 한투는 당기순이익이 42% 증가했다. 한투는 영업이익 기준 증권업계 1위에 올랐다.
 
1963년 광주 출생으로 광주 진흥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동원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8년을 투자금융 부문에서 꾸준히 일했다. 추진력과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차기 실세로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견조한 실적은 한국금융지주의 사업 다각화에도 안정감을 부여하고 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다. 부친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을 예우해 2011년 부회장직에 오른 이후 직함을 유지하고 있을 뿐 사실상 한국투자금융지주 총수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카카오뱅크,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계열사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국내 금투업계 양대 산맥이자 라이벌 관계다.
 
1963년생으로 1982년 경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일본 게이오 대학원에서 경영관리를 전공했다. 1987년 동원산업 입사 이후 1991년 동원증권, 1998년 자산운용본부 상무이사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했다. 2005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에, 2011년 2월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에 올랐다.
 
금융권에 보기 드문 총수로 지난해 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필두로 세대교체 작업에 돌입해 한국투자금융지주 새판을 짜고 있다. 최측근 인사들을 부회장으로 발탁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함과 동시에 젊은 정일문 사장을 등용해 안정보다는 공격적인 시장 장악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부회장의 장남 김동윤 씨도 최근 한국투자증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다. 지난해 11월 부회장 승진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 부회장은 2007년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한 후 12년간 대표를 역임했다. 증권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한국투자증권의 탄탄한 조직력과 영업력을 만든 장본인이다. 동시에 정일문 사장에겐 든든한 선배다.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2017년 발행어음 사업 라이센스 취득 배경에는 유 부회장이 있다. 발행어음 사업 라이센스를 단독 취득한 것은 증권업계 순위를 뒤흔들 만큼 큰 사건이었다. 실제 발행어음 상품 판매 1일 만에 4천억원을 조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일문 사장은 이를 기반으로 한국형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유 부회장은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 부사장으로 활동하며 외국인들과 한국 주식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 증시 일일거래량의 5%를 매매하는 업계에서 깨기 힘든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1960년 경북 안동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졸업 후 한일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대우증권, 메리츠증권, 동원증권을 거쳐 한국투자증권 합병 이후 부사장에 올랐고 2007년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선임됐다.
 
진우회
 
한국투자증권이 후원하는 고객 모임이다. 기업공개(IPO)를 위한 일종의 전진 기지 역할을 했다. 정일문 사장이 동원증권 시절 IPO 업무를 담당하던 시절 주축이 되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20여명의 상장, 비상장회사 최고경영자로 출발한 단순 친목 모임에서 현재 400여명의 회원사를 두고 있는 회원 조직으로 성장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코스닥 상장은 물론 코넥스 코스닥 이전 상장 건 다수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회원사로 있는 골프존, 메디톡스, 오스템임플란트 등 80여 곳을 진우회 회원을 통해 거래를 성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고객 모임을 넘어 한자어 뜻 그대로 진정한 벗이 된 셈이다.
 
정일문 사장은 모임 초창기부터 벤처기업 CEO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기업공개 영역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다수 모임과 세미나를 주도해 열면서 회원들과 관계를 쌓아왔다. 각종 기업금융 계약을 따는 데 이 같은 네트워크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7년간 기업금융본부장을 역임한 배경으로 진우회를 꼽는다.
 
윤석헌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다. 치열해지는 증권업계 초대형 IB 경쟁과 당국의 규제 강화는 경쟁을 펼치는 플레이어들에게 룰을 깨고 싶게 만드는 욕망을 들게 한다. 외적으로는 안정적 성장을 표방하나 내부적으로는 정 사장을 선임해 강공에 나서는 한투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윤 금감원장은 경쟁을 심화하기에 앞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심판관이다.
 
실제 이러한 욕구는 표면적인 사건으로 실체화되어 드러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발행어음 조달 자금을 특수목적회사 SPC를 통해 최태원 회장에게 대출해줘 금감원 조사를 받고 금융위 산하 증선위로부터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받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동종 업계에서는 사실상 경징계에 해당하는 이번 조치를 두고 특혜에 가깝다며 간접적으로 한투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보험기금을 전담 운용하는 과정에서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해 476억원 대 손실을 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해당 사태 여파로 파생결합증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취해지면 파생상품 영업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당장은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조 후보자 배우자와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평판 악화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이다. 라이벌과의 대결 구도를 설명하는 용어로 미러전이 있다. 동일한 조건으로 겨루는 걸 칭한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싸움은 미러전의 양상이다. 은행을 주축으로 하는 4대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을 배경으로 성장했다. 성장 과정에서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자 동원증권에서는 동료였으며 같은 영역에서 끊임없이 경쟁해왔다.
 
이 경쟁은 김남구 부회장과 박현주 회장에서 출발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정일문 사장과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에게로 내려왔다. 2020년은 오너의 신임을 받고 경쟁을 펼치는 정일문 사장과 조웅기 부회장의 판이다. 조 부회장은 정 사장과 달리 글로벌 투자금융회사에 관심을 갖고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 경쟁 판도는 일부 변화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40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3876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미래에셋대우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정일문 사장의 판정승이지만 하반기 2라운드가 남아있다. 다만, 현재 둘의 감정은 그리 좋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파생운용 핵심 인재 두사람이 미래에셋대우로 이직했기 때문이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다. 금융회사 투자 전략 전문가로 대형 금융회사 인수 합병을 성사시켰다.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을 설득해 지주사 전환 작업을 추진한 것은 물론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은행업에 도전할 때도 이 대표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원증권 전략기획실장,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CIO 등을 거쳤다. CIO 당시 김 부회장으로부터 인터넷 사업 진출 특명을 받고 카카오뱅크 은행업 인가 관련 업무를 맡았다. ICT 기업과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을 알고서도 공동대표에 올라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안정화 되고 카카오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화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일부를 자회사로 옮기거나 매각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 이제는 정일문 사장과 협의해 둘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사업 협력 모델에 대해서 구체화 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정일문 사장은 최근 채용설명회에서 카카오뱅크 사업과 관련해 차별화된 주식거래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지분정리 계획과 무관하게 카카오뱅크와의 파트너십을 이어나가기 위한 둘의 협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균 기자 csr@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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